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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수원포교당 반야회 정기법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불교성전>을 가방에서 꺼낸다. 삼귀의로 법회가 시작된 뒤 ‘법공양’을 일러주는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박하원 반야회장이 <우리말 불교성전(동국역경원 刊)>을 들고 앞으로 나왔다.
“오늘은 <불교성전> 154페이지 ‘괴로움을 없애려면’을 법공양으로 올리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박하원 씨는 이 경구를 고른 동기를 설명한 뒤 제자리로 돌아왔다.
수원포교당의 ‘법공양 생활화’ 운동은 가정에서도 행해지는 일종의 신행혁신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불교성전>이 선택된 것은 경전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발췌한 경전모음인데다가 부처님 가르침을 생생하게 담은 또다른 경전이기 때문.
<불교성전> 법공양은 수원포교당내 신행단체와 신도회의 정기법회를 비롯해 각종 행사, 회의 등 크고 작은 의식과 불사, 일상에 이르기까지 부처님 말씀을 봉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도들은 돌아가면서 법공양을 올리고 대중이 함께 봉송하는 형태다. 성지순례나 방생, 문화재답사 때에는 버스에서 법공양을 올릴 만큼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함께 법공양을 하고 있다.
여느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이런 신행문화는 수원포교당의 달라진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해 말 주지 성관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법공양 생활화’ 운동이 가져다 준 대표적인 변화다. 요즘은 수원포교당 소속 40여 신행단체와 신도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성관 스님은 <불교성전> 읽기를 새로운 신행문화로 권장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씀을 찾아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법공양이면서 불교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또한 <불교성전>을 읽음으로써 신앙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불자들을 온전히 불교에 귀의시킬 수도 있어요.”
이 운동의 포인트는 불교를 생활 속으로 가져오는데 있다. “10년동안 절에 다니고도 불교를 모른다”고 말하는 불자들도 <불교성전>을 자꾸 대하다보면 모든 일을 부처님 말씀에 대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공양 생활화’는 당초 예상보다 큰 변화를 가져왔다. 수원포교당 뿐만 아니라 수원포교당이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수원 서호노인복지관과 청주 북부종합사회복지관, 경찰대학교 법당 등으로 옮겨갔다. 신도들의 가정에서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법공양을 하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법공양 생활화’ 운동에 처음부터 동참한 홍광희 신도회 부회장은 요즘 가정과 집안에서 예전에는 몰랐던 재미를 맛보고 살아간다고 했다. 늘 <불교성전>을 읽다보니 새로운 삶을 얻은 것 같은 만족감과 자신의 긍정적인 변화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요일마다 가족이 함께 <불교성전>을 읽고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진 지 3개월이 지나면서 남편과 아이들이 가정에 충실해진 것을 느껴요. 포교당에서 만나는 불자들도 예전보다 더 분심을 일으키는 모습이 역력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