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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으로 간화선에 확신을 얻게 된 나는 ‘수식관’으로 집중법을 숙달 시켰다. 그리고 다음에는 이 화두를 투철하게 바라보고 만지고 뭉쳐서, 나와 세상이 모두 이 화두 속으로 녹아들어가게 했다.
그러면서 난 이런 수행을 생활화로 연결했다. ‘처처선시시선(處處禪時時禪)’의 일상화였다. 또 수행을 통한 마음공부의 작업이었다.
예를 들면, 나는 내 승용차는 ‘젠카’(zen car)로 부른다. 아무 곳이나 주차해 놓고 뒷자리로 가서 가부좌를 틀고 뒷 차창을 향해 선정에 들기 때문이다. 또 사무실 의자에서도 엉덩이만 밭쳐줄 수 있다면, 결가부좌로 선정에 든다. 만약 아침에 못하면 점심에, 점심에 못하면 저녁에, 저녁에 못하면 밤중에, 밤중에 못하면 새벽에, 새벽에 못하면 잠 속에서 참선을 했다. 참선할 시간은 시시때때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또 참선할 장소도 곳곳마다 가득하다. 그러므로 마음에 ‘참선’이란 글자가 또는 ‘화두’라는 의단이 붙으면, 아니 할 수 없는 것이 참선이다.
그래서 난 이런 마음가짐을 갖추기 위해 선지식과 꾸준한 만남을 가졌다. 특히 나에게는 광덕 스님, 서옹 스님, 청화 스님이 선지식이셨다.
항간의 재가불자들은 참선에 관하여 그 난해함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그 인연 맺기를 기피한다. ‘참선은 스님이나 하시는 거지’ ‘시간이 있어야 하지, 내 코가 석자인데 참선에 신경 쓸 수 있나’ ‘내 일도 못하면서 시간 있어도 주제넘게 할 수 있나’ 등 참으로 변명과 구실을 붙이면서 참선을 피한다.
그러면서도 편안과 건강과 지혜는 독점하려 하니 참으로 도리에 맞지 않는 바람들이다. 이런 마음을 버리는 사람이 참수행자의 자질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된다. 어떤 일이건 99%의 마음성취가 우선 돼야 한다고 본다. 다만 1%의 마음공부 성취를 위해 우리는 심혈을 기울리는 삶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끝으로 나의 수행체험담을 짚어볼 때, 수행에는 선지식을 꼭 모시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선지식은 공부의 방향과 방법을 점검해주기 때문이다. 만약 선지식이 없다면, 바른 도반이라도 있어야 한다. 법우들이 모여서 이벤트나 하고 서로 정보나 교환하는 도반이 아니라, 진정 마음을 닦아가는 법우를 말한다.
도반은 불교수행를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버팀목’이다. 서로 탁마하고 서로 비추어 주며 함께 인욕정진을 가능케 한다. 나의 진정한 도반은 임성수 한국수출입은행 부산지점장이다. 임 거사는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출신으로, 생활 속에 불교를 실천하는 진정한 불자이다. 하루 수행하지 않으면 하루 일을 하지 않는, 현대판 백장청규에 버금가는 재가 거사이다. 수행이 있음으로 곧 일에 가치가 부여된다는 신조를 지닌 불자이다. 우리 재가불자들은 이런 도반들과 인연을 많이 맺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