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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서울 정릉에 자리 잡은 삼보선원을 찾았다. 삼보선원의 수행 프로그램 특징은 어떤지, 또 어떻게 간화선 수행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언제든지 서로의 경계를 내보이고 점검한다
삼보선원 3층 선방. 백발이 성성한 이정화 씨(90ㆍ광명자)가 말문을 연다.
“참선 시간은 늘 마음을 후련하게 만들어요. 오온이 모두 공하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 나를 없앨 수 있더군요. ‘이뭣고’ 화두도 잘 들리고요.”
20년 전, 인천 용화사 송담 스님에게 ‘이뭣고’ 화두를 받은 이 씨. 매일 새벽6시 집에서 갖는 참선 시간이면 번뇌 망상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험을 한다고 말한다.
“맞아요. 수행은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 이뤄져요. 꽉 막히는 데에서 공부가 되거든요.”
삼보선원 초대 이사장을 지낸 조호정 씨(69ㆍ관해)가 말을 받는다.
구참자들간 문답은 이처럼 서로의 안목을 드러내며 공부 됨됨이를 점검해준다. 때론 치열한 선문답도 오가지만,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 없다. 30년 넘게 같은 죽비소리에 가부좌를 틀어온 도반들이기 때문이다.
삼보선원은 1995년 개원했다. 얼핏 보면 역사가 짧아 보이지만, 그 전신은 1984년 시민선방에서 비롯된다. 그간 거쳐 간 재가선객들도 많다. 삼보선원의 전신인 삼보법회를 창립한 이한상 거사를 비롯해 선도회 지도법사 박영재 서강대 교수와 권영두 거사 등 쟁쟁한 재가선객들이 이곳에서 공부를 했다.
#‘봉암사 결사’ 정신 계승 단체임을 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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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선원이 이처럼 봉암결사 정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봉암결사를 주도한 성철, 청담 스님이 삼보회 전신인 삼보장학회 설립을 선도했기에 그렇다. 삼보선원이 재가선원이지만 그 원력이 큰 까닭이 여기에 있다.
#‘독경+참선’을 통해 선지(禪旨) 밝힌다
삼보선원 수행프로그램의 특징은 ‘독경+참선’에 있다. 이는 먼저 선지(禪旨)법문이 오롯이 담긴 경전과 선어록 등을 먼저 배우고 참선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육조단경> <달마혈맥론> <벽암록> <이입사행론> 등이 강의됐다. 현재는 매주 일요일에 <화엄경> <법구경> <사십이장경> 등을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 동국대 박경준, 정병조 교수 등이 강의를 맡고 있다.
삼보선원의 특징은 무엇보다 1대1 지도점검에 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반부터 2시간 정도 좌선과 개인점검인 입실지도(入室指導)를 하고 있다. 입실지도는 초대 종달 이희익(선도회 창립자) 거사에 이어 97년 8월부터 정경문(62) 거사가, 선도회 최고령자인 권영두(76) 거사는 입승 소임을 맡고 있다.
특히 최근 수덕사 혜암 스님의 제자인 청봉 스님을 지도법사로 추대해 체계적인 수행지도를 하고 있다. 화두 점검은 매주 일요일(오후2시~4시)과 화ㆍ목ㆍ토요일(오후4시 30분~5시 30분)에 진행된다. (02)913-2859 www.sambobuddh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