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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 하나 풀 한포기 물 한방울 밥 한그릇에도 우주가 있고 만중생의 노고가 다 깃들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순환하여 결국 내게 다시 돌아오는 이치를 알아, 자연의 이치와 순리에 맞지 않는 물건을 생산하거나 소비하지 않겠습니다.”
3월 15일 서울 월계동 기원사 법당에서 ‘만생명을 위한 불자의 서원’이 낭낭한 목소리로 퍼져나왔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매월 열리는 정기법회를 지난 2월부터 환경을 주제로 한 테마법회로 열고 있는 한국철도공사 성북승무사무소 법우회(회장 도기환) 회원과 가족들.
지난달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법응 스님의 법문에 이어 이달에는 국립산림과학원 이태수 고문이 초빙됐다. “고운 털을 얻기 위해서 사육과 살생을 합리화시키거나 음주와 사냥, 낚시질 등으로 즐거움을 얻으려 해서는 안된다”며 “오온(五蘊·생명체의 정신작용)과 사대(四大·생명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지는 작용을 바르게 보고 참불교를 실천해야 한다”는 이태수 법사의 말에 회원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불교환경연대와 연계해 열리는 ‘환경 테마법회’에 대한 회원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낮시간대에 법회를 열고 있어 부부가 함께 참석하는 점도 테마법회의 인기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테마법회의 아이디어를 낸 정찬연 교화부장은 “법회의 형식을 약간 바꾼 것 뿐인데 회원들이 늘 열던 법회에서의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내친김에 회원들의 관심을 더 끌어내기 위해 환경파괴 현장과 생명존중사상이 깃든 사찰의 모습, 친환경 삶을 살아가는 사찰 등을 둘러보는 현장학습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문화학당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신나기만 한 도기환 회장은 “수행법이나 불교문화와 같은 주제를 법회 프로그램으로 끌어올 생각”이라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