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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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 점검표로 체계적인 마음공부"
<나의수행법>국토연구원 김의식 책임연구원(중)
국토연구원 김의식 책임연구원.
참선점검표는 나에게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 일으켜 줬다. 좌선을 함으로써 급한 성격을 누그러뜨릴 수 있었으며, 덤벙되며 실수 하던 것이 순간순간 내 마음을 살피는 행동으로 바뀌었다. 또 집중력의 강화로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됐고, 이치에 맞는 생활을 좋아하게 됐다. 무엇보다도 스트레스성 심장병이 사라지면서 밤에 설치던 잠자리가 편해져 생활의 리듬도 되찾게 됐다.

하지만 참선 중에서 간화선으로 가는 방법은 쉽지 않았다. 늘 새로운 마음가짐과 수행법을 갖춰야 했다.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공부의 진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이 기초 선서의 탐독. 먼저 <임제록>을 읽기 시작했다. 한 줄 한 줄 읽다보니 <임제록>을 손에서 뗄 수 없었다. 그간 참선점검표를 써오면서 경험했던 마음공부의 궁금증과 어려움들이 하나하나 해결됐다. 아니 흥미로웠다. 때문에 난 <임제록>을 거의 외다시피 했다.

그리고 그동안 참선수행경험과 공부 됨됨이를 점검받기 위해 서옹 스님을 찾아갔다. 법문도 듣고, 친견의 기회를 수시로 가졌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스님께 이런 질문을 드렸다.
“저는 나름대로 불서를 많이 접해 부처님의 말씀을 더러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이 저에겐 체험된 것이 아니어서 번잡함만 더해 갑니다. 어떻게 불교공부를 하면 좋겠습니까?”
서옹 스님은 “‘왜? 어째서, 마삼근, 이뭣고’를 불철주야로 의심해 들어가라”고 하셨다. 그 후로 난 주야로 20년간 화두참구를 계속했다.

초기에 한 3년을 쪼아대니, 온 몸이 서늘하고 청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순간순간 인과들이 풀어졌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충동들이 지나갔다. 그렇게 지켜보며 화두에 매달렸다.

어느 날, 다시 서옹 스님을 친견했다.
곧장 난 참선 공부에서 얻은 견처를 말씀드렸다. 그러자 스님은 “그게 다 생각이다. 생각에서 비롯됐으니, 또 생각으로 사라진다”다고 하셨다.

나는 스님의 말씀이 끝나자 “생각이라도 이 미세한 생각은 병이 아닙니다”라고 했더니 스님은 “아, 피로하구나, 쉬고 싶다, 쉬고 싶다”라는 말씀을 남기셨다.
나는 그 후로 그 생각도 머물지 않고 그냥 의단(疑團)만 일으시키는 화두생활을 계속해갔다.

참선수행을 통한 마음공부는 내게 간화선에 대한 이해를 높여줬다. 참선은 활발발한 정신을 이어가는 것과 이 활발발한 정신은 부동심(不動心)에서 출발한다는 것.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움직임 없는 마음에서 활발발한 정신이 된다니 이상하지 않는가?’ 왜 그럴까 궁금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런 의문이 조금도 이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은 움직이기도 하고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움직일 때 움직이고, 움직이지 않을 때는 움직이지 않는 것이 바로 ‘본마음’이란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럼 ‘본마음’이 아닌 ‘가짜 마음’은 움직일 때 움직이지 않고, 안 움직일 때 산란해지는 모순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본마음을 발견하는 것이 간화선 수행인가? 다시 고민했다. 또 화두를 집요하게 들었다. <계속>
김의식(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 |
2005-03-16 오후 12: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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