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선대법회에 이어 오후 7시부터 범어사 설법전에서 참선실수가 이어졌다.
삽시간에 금정산과 범어사를 덮어버린 하얀 눈 속에서 시작된 참선 시간에는 300여 명이 훌쩍 넘는 대중이 참석했다.
7시부터 30분 동안은 본격적인 참선에 앞서 선무도로 몸을 푸는 시간. 세계 불무도 협회 총재로 불무도 보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범어사 총무부국장 안도 스님의 지도로 수행에 앞선 몸 풀기에 들어갔다.
안도 스님은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수행도 잘 되지 않는다”며 “몸은 정진의 거름이 되는 것이니 바른 호흡과 바른 움직임으로 몸을 보살펴 수행을 일구는 터전을 가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바른 호흡법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참선에 들어가기 전 삼독심을 뱉어낸다는 생각으로 숨을 내쉬고 들이 마실 때는 부처님 가르침의 빛이 들어온다는 마음으로 세 번 호흡을 하라”고 당부했다.
| ||||
호흡과 병행된 몸 풀기가 끝나고 8시부터 본격적인 참선 실수가 시작됐다.
금어선원 열중 공마 스님의 지도로 진행된 참선 실수 시간에는 초심자들을 위한 호흡법, 화두 드는 법, 올바른 자세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진행됐다.
공마 스님은 “참선하는 동안에는 좋다, 밉다는 생각을 모두 버리고 깨닫겠다는 생각조차 놓고 화두일념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죽비로 참선 시작을 알렸다.
참선이 시작됐다.
| ||||
3백여 명의 대중들이 내면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각, 망상을 내려놓는 동안, 설법전 바깥에도 쉼 없이 눈이 내려앉고 있었다. 죽비 소리와 함께 첫 참선 시간이 끝났다.
참가 대중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처음 참선을 하는 이도 있었고 몇 년동안 공부를 지속해온 이도 있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참선 공부를 시작했다는 이수칠(26) 씨는 “지유 스님의 지도를 받으며 혼자 집에서 공부를 주로 해왔는데 이번 설선대법회는 내가 하는 공부가 바로 되고 있는지 직접 공부해보신 큰스님들이 지도해주시니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 참가했다”고 말했다.
| ||||
또한 첫 참선을 했다는 권영순(부산 당감동) 보살은 “몸은 그럭저럭 앉아 있겠는데 마음이 이런 저런 생각들이 올라온다”면서도 “이렇게 큰스님들의 법문도 듣고 여러 대중들과 참선도 해보니 정말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화자(부산 반여동) 보살 또한 “처음 참선을 해봤는데 앞으로 열 번 법회에 모두 참석해서 계속 공부해가는 인연을 만들고 싶다”며 공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법문이 시작될 즈음부터 쉬지 않고 내린 눈 때문에 범어사 일대의 교통이 전면 통제되면서 당초 11시까지로 마치고 귀가하려던 대중들은 철야 정진으로 밤을 지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