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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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수행의 핵심은 깨달음과 불국토 완성"
【탐방】‘도심수행도량을 찾아서’ 불광사 불광선원



서울 불광사 불광선원 불자들이 3월 8일 선원에서 회주 지홍 스님과 참선정진을 하고 있다. 사진=고영배 기자.


【연재를 시작하며】삶의 변화를 이끄는 힘은 어디서 올까요? 수행이 그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내면의 꿈틀거림이 삶과 수행을 둘로 보지 않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삶의 질을 높이려는 불자들의 열망도 한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뜨거운 수행열기가 지금은 도심수행도량을 달구고 있습니다. 이미 첩첩산중의 절집 문턱을 넘은 ‘수행바람’이 삭막한 도심에 훈풍을 쏘이기 시작하고 있는 셈입니다.

본지는 이렇게 도심에 불고 있는 수행바람의 진원지를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들이 무슨 수행을 하고 있는가를 탐방해 독자들에게 ‘수행의 가치’와 수행하는 삶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도심수행도량을 찾아서’를 준비했습니다.

“호흡은 어떻게 합니까?”
“살고 죽는 것이 호흡 하나에 달려있어요. 호흡이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만듭니다. 들숨과 날숨을 잘 들여다보세요.”

3월 8일 오후, 서울 잠실 불광사 불광선원. 구참자 배광식(78ㆍ종본)씨와 한 초참자와의 문답이다. 초참수행자는 참선수행의 기초인 수식관에 대한 질문을 쏟아낸다.

“즐거운 호흡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정돈된 호흡으로 내 생명을 다시 의식하세요. 그러면 활기찬 들숨과 날숨을 경험하게 돼요. 그 때 호흡이 즐거워집니다.”

20여 수행자들이 50분 참선이후 갖는 문답시간은 이처럼 서로의 안목을 드러내며 ‘공부 길’을 짚어주는 법담으로 진행된다. 수식관부터 화두 드는 법, 수행체험담 등을 공유한다. 수십 년간 ‘이뭣고’ ‘무(無)’ 등의 화두를 참구해온 수행자들은 선문답을 하기도 한다.

재가 참선도량 불광사 불광선원은 2003년 개설됐다. 불광사 대학원 1기 졸업생 20명이 자발적으로 뭉쳐 선원을 열었다. 20년 넘게 실참을 해온 베테랑 수행자들이 선원 개원의 주축이 됐다.

불광선원 총무 이용희(48ㆍ자성인)씨는 “선원은 순수불교운동을 전개한 광덕 스님의 반야바라밀수행법을 수행지침으로 삼고 있다”며 “이 수행법은 바로 내가 부처님의 행인 육바라밀과 보현행원을 실천해 본래부처임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선원의 수행은 ‘바라밀수행법’에 맞춰 있다. 현대 선지식인 광덕(1927~1999) 스님이 “반야바라밀을 정견(正見)으로, 보현행원을 대행(大行)으로 삼아 마음공부하라”는 가르침에 바라밀수행법의 원리가 담겨있다. 즉 보현행원으로 보리를 성취하는 것이 바라밀수행법의 목표이고, 육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이 구체적인 행법이라는 것이다.


# ‘반야→정견 확립→육바라밀과 보현행원 실천→깨달음과 불국토 완성’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은 바라밀수행법에 대해 “모든 존재는 연기관계 속에 있다. 그런 연기법칙대로 살아가는데 바라밀을 실천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게 돼 있다”며 “그 원리대로 사는 방법이 바로 육바라밀이고 보현행원이다. 그 실천을 통해 깨달음과 불국토를 완성하는 것이 이 수행법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럼 구체적인 바라밀수행법은 무엇인가? 육바라밀의 현실적인 재해석이 중요하다. 우선 보시는 자비사상의 실현과 실천방법, 지계는 모든 인간적 삶의 윤리도덕, 인욕은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과 어려움을 해쳐나가는 의지 등으로 설명한다. 또 정진은 끝없이 보살행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 선정은 모든 번뇌망상을 소멸시키고 자기 본래 마음을 회복시켜내는 것, 반야는 이 모든 수행법의 사상적 근거가 된다.

특히 육바라밀의 상호 관계성에 대해 지홍 스님은 “모두 다 자기완결성을 갖고 있지만, 각기 연관성이 있다”며 “각각 특성을 갖고 있지만, 목적에 있어서는 다 같다”고 설명한다. 모두 상통돼 있다는 말이다.


# 선원 운영의 원칙, ‘자율적’…사중 차원서 염불ㆍ간경 등도 교육

불광선원은 매일 개인별로 자유수행이 이어진다. 매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참선은 오후 4시 30분까지 50분씩 두 차례 진행한다. 또 다담시간을 마련해 수행체험담을 나누고, 5가지 동작을 21번 반복하는 티베트 요가체험 시간도 갖는다. 특히 직장인들을 위해 오후 9시까지 선원을 개방한다.

20년 째 바라밀수행에 전념하고 있는 안효진(88ㆍ청정행) 씨는 “그간 여러 가지 수행법을 실참해왔지만, 결국에는 바라밀수행으로 정리되면서 지혜의 힘을 얻게 됐다”며 “그 힘이 육바라밀과 보현행원을 실천해 부처님의 행을 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불광사는 바라밀수행법 외에도 초심자들의 근기와 인연에 맞게 다양한 수행법을 동시에 가르치고 있다. 지홍 스님은 재가불자에게 맞는 기도, 간경, 염불 등을 권하며 발심의 기초를 다지게 한다.

특히 불광사 교육원을 통해 모든 경전 교육을 시키고 있으며, 염불원에서는 반야바라밀염송을 독려해 수행의 목적과 뜻을 바르게 알도록 하고 있다. www.bulkwang.org (02)420-3300



바라밀수행법을 강조한 광덕 스님.
광덕 스님이 바라밀수행법을 강조한 까닭은?

“인간이 곧 바라밀다다. 관세음보살의 본래면목이 곧 일체 중생의 본래면목이다”라며 바라밀수행법을 강조했던 광덕 스님(사진)은 재가불자들에게 ‘중생과 부처가 다르지 않다’는 가르침을 펼쳤다. 부처와 중생에는 차별이 없다는 광덕 스님의 수행관은 이후 바라밀수행법의 핵심이 된다.

“반야바라밀은 불모(佛母)다. 반야바라밀은 진리를 깨닫게 하는 수행법이기 때문에 부처님을 낳게 하는 어머니다. 인간이 곧 반야바라밀이라고 한 것은 부처와 반야바라밀이 같다는 의미다. 또 인간을 부처로 보라는 것이다.”<광덕스님의 생애와 불광운동>

광덕 스님은 반야바라밀 사상의 논리적 구조에 대해 “반야를 통한 정견 확립, 정견을 통한 굳건한 믿음과 바른 이해 확보, 믿음과 이해에 입각한 현실적 실천, 그리고 반야적 대행의 창조적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바라밀수행법이 대승불교의 중심수행인 보살행을 일러준다고 말했다. 보살행의 중심사상이 반야고, 반야의 실천이 육바라밀이라는 것이다. 즉 바라밀수행법이 이상적인 보살이 되기 위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스님은 바라밀수행이 어떤 수행법보다 완벽하다고 강조했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5-03-09 오후 1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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