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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자 법회' 무여스님 <신심명> 강의 요약
"구도심 법문조차도 망상, 모두 내려놓아라"
2월 28일부터 전국선원수좌회 주최 '선화자 법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3월 1일 열린 축서사 선원장 무여스님의 <신심명> 강설의 요지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축서사 선원장 무여 스님.
<신심명>은 수행자가 화두를 들고 끝까지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어록이다. 중국의 선종 3조 승찬 대사는 <신심명>을 통해 이를 수행자에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옛 선사들은 공부를 하다 집중이 잘 안되면 정신을 바짝 가다듬기 위해 <신심명>을 읽고 신심을 내고 다시 발심을 냈다고 한다. 신심이란 아주 돈독하고 투철한 믿음이다. 온통 마음전체가 믿음으로 양심과 소신 그리고 주관과 객관이 분리되지 않은 믿음이 <신심명>에서 말하는 믿음이다. 진정한 믿음은 초발심에서 견성하고 증득까지 하는 모든 믿음을 말한다.

<신심명>은 사언절구로 잘 다듬어진 146구 584자로 설한 운문체로 돼 있다. 내용은 대립과 차별과 일체망상을 떠나 평등한 경지에 머물 것을 자세히 설하고 있다. 우리의 알음알이, 즉 분별의 세계는 진실된 세계가 아니다. 생각이 끊어진 곳이 절대적인 진여의 세계다.

<신심명>이 수행자에게 주는 메시지는 바로 무상대도의 성취라는 것은 수행자 스스로 알아차리게 하는 데 있다. 견성은 매우 쉽다. 세수하면서 코만지는 것보다 쉽다. 또 손바닥을 뒤집는 일보다 쉽다. 실제 도인은 깨치고 나니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라 했다. ‘본래성불’이란 것을 모르고 그 자리가 부처인줄 모르고 찾아 헤매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사실 눈을 뜨고 보는 그 자리가 바로 깨침의 세계이고 부처의 세계다. 삼라만상이 부처 아닌 곳이 없다.

요컨대 <신심명>의 요체는 본래 면목이 부처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런데 분별하려는 간택심으로 좋고 싫음의 사량심이 일어나 번뇌 망상이 일어난다. 이 생각 저 생각에 헐떡거리다보면 그 마음이 괴롭게 된다. <신심명>은 그 마음에 때를 묻히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수행자는 세간법을 싫어하거나 불법을 좋아한다는 증애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본래면목을 명명백백하게 드러내면 증애심을 버릴 수 있다. 또 취하고 버리려는 마음인 간택심도 놓을 수 있게 된다.

부처님은 “쉬면 깨닫는다”고 했고 임제 선사는 “쉬면 청정법신이 된다”고 했다. 또 역대 조사들은 “쉰다는 그 생각도 쉬어라”고 했다. 심지어 생사해탈하겠다는 구도심 법문조차도 망상이라고 했다. 오직 그 자리는 부처도 조사도 부셔버리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럼 왜 못 쉬는가? 요즘은 지식이 판치는 세상이다. 지식은 망상덩어리다. 또 보통 중생의 마음이다. 바로 쉬려면 공부가 잘 되니 못되니 또는 화두가 잘 이어지니 그렇지 않니 하는 간택심을 몽땅 버려야 한다. 그러면 불연각을 성취할 수 있게 된다.
간택심과 증애심을 털끝만치라도 못 버리면 마치 하늘과 땅이 끝없이 벌어지는 것과 같다. 망상을 없애려는 마음 생사해탈 하려는 그 마음도 망상이다. 수행자는 철저히 이런 망상을 버려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망상에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알아야 한다. 수행자들은 보통 아주 미세한 망상이 일어났다가 살아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또 뼈져리게 느꼈을 것이다. 이렇게 망상의 뿌리를 보았으면, 바로 그때가 깨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시 망상을 보고 버리는 그 순간이 바로 본래 성불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수행자가 어떠한 분별심도 두지 않고 보고 싶고 미워하는 마음도 두지 않고 오직 화두를 들다보면 갈등과 시비심에서 자유로워진다. 또 나라는 생각도 없어진다. 이는 버리면 버릴수록 공부가 쉬워지는 이치이다. 수좌들의 공부자세는 망상을 버리고 쉬는 이치는 깨닫는 것에서 출발한다. 특히 수행자는 양변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 두 극단에서 벗어나 중도를 깨쳐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고 삶의 지치지 않게 하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삶의 방식이다.
해인사=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5-03-01 오전 1: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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