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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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회 잘되려면 ‘이것만은 꼭 지켜라’
잘나가는 직장불자회원들의 조언 6가지

정기법회날, 10명
안팎의 회원들로 법회를 시작해야 하는 직장직능 불자회가 많다. 이런 날은 시작부터 기운 빠지기는 회원 모두가 마찬가지. 이런 곳에서 만나는 직장불자들은 서글프다고 토로한다. ‘회원들의 법회 참석을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를 화두로 삼고 고민해보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 지 막막할 뿐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명 잘나가는 직장불자회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 불자회 회원들은 직장불자회가 잘나가기 위해서는 ‘꼭 지켜야할 철칙’이 있다고 조언한다. 그 조언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자.




‘회원은 한가족’ 경조사 챙겨라

자신의 생일도 모르고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일 만큼 눈코 뜰새없이 바쁜 직장인 불자에게 어느 날 갑자기 생일케이크가 배달된다면? 정답은 ‘감동 먹는다’이다. 바쁘고 고된 업무에 쫓겨살던 그에게 자신을 챙겨주는 도반들의 따뜻한 정이 가슴에 꽂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한번 걸러 나오던 그는 향후 1년간 불자회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빠지는 일이 없다.
직장인에게 경조사가 주는 부담은 결코 적지 않다. 남의 일이 아닌 자신 또는 집안의 경조사라면 더욱 그렇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불자회에서 이런 경조사를 잊지 않고 챙겨준다면 안넘어올 사람이 없다”고 정상현 춘천시청 도반회장은 강조한다. 회원들의 경조사를 기억하는 것은 필수인 셈이다.






‘참일꾼’ 인재를 키워라

직장불자회가 겪는 어려움 가운데 ‘일할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입회원은 줄고 직장을 떠나는 기존회원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있는 인사이동이 있을 경우 회원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할 사람이 모두 퇴임하고 나면 직장불자회는 이름만 남은 단체로 전락하고 만다. 바꾸어 말하면 사람을 키워야 모임이 산다는 의미다. “조직의 힘은 구성원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강렬한 메시지다.
정찬연 철도공사불교단체협의회 포교위원은 “비록 열심히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어느 단체나 소속회원의 면면을 잘 살펴보면 쓸만한 인재는 있기 마련”이라며 “일할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동기부여’ 역할을 분담하라

직장불자회의 가장 근간이 되는 정기법회를 한번 열기 위해서는 준비해야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목탁 등 집기를 챙기는 일에서부터 법회장소 준비, 법사 섭외, 법회 공지, 회원 참여 독려, 의식 집전 등 한두사람의 힘으로는 쉽지 않다.
전국금융단불교연합회 창립을 주도했던 한국은행 불이회는 회원들에게 일정한 역할을 주어 모임을 운영해나가는 대표적인 단체. 불이회가 철저히 역할을 분담하는 이유는 회원들로 하여금 동기를 부여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다 차려진 상 보다 자신이 차린 상에 애정이 가는 이치다.
하용이 한국은행 불이회장은 “인사이동이 있을때마다 직장모임은 회원들의 활동에 큰 변화가 오기 마련인데, 책임이 주어지면 자리를 옮기기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임에 대해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 공동체 프로그램 활용하라

봉사활동이나 연등만들기, 단체울력 등은 회원들의 마음과 마음을 고리로 연결하는 끈이 된다. 힘든 일을 함께 하면서 정이 새록새록 싹트는 것이다. 가족이 함께 하는 템플 스테이에 참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 수행은 열심히 하면서도 불자회 활동은 소홀히 여기는 불자들의 성향은 직장불자회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러나 수행을 최고가치로 삼는 사찰에서도 개인 수행보다 대중생활을 우선으로 한다. 따라서 회원들에게 직장불자회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엄연히 조직이고, 함께 꾸려가는 공동살림체라는 것을 일깨워주어야 한다.
전형진 대전공무원불자연합회 총무는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회원들이 모여 3시간 동안 함께 연등을 만들고나면 회원들이 전보다 훨씬 가깝게 느껴진다”고 조언한다.



‘우리 공간’ e카페를 운영하라

일상생활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이루어지는 인터넷 카페. 직장인들은 그 곳에서 또다른 세상을 만난다.
e카페는 직급과 나이를 따지지 않는 회원들의 마음나눔 공간이 되었다가 감춰진 끼를 발산하는 자유로운 무대가 되기도 한다. 얼굴을 마주 대하고 할 수 없는 얘기도 이 곳에서는 쉽게 털어놓을 수 있고, 법회에서는 만나지 못하는 이들도 만날 수 있다. 잘 활용하기만 하면 회원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전국교사불자연합회의 e카페(cafe.daum.net/tbuddha)가 좋은 예다. 교사불자련은 지역별 행사 안내와 회원동정, 좋은 경구·수행법 소개, 추억담 나누기 등의 방을 마련해 7백여명의 회원을 맞는다. 엄범순 교사불자련 홍보부장은 “e카페의 맛을 아는 이라면 하루라도 찾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한다”고 소개한다.



인근 사찰·스님의 도움을 받아라

지난해 1월 본지가 170여 직장불자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도법사가 없는 곳이 약 72%에 달했다. 재가불교 바람을 불러일으킨 근원지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받고 있는 직장불자회의 현주소가 극명하게 드러난 수치다.
실제로 잘나가는 모임으로 통하는 직장불자회는 지도법사가 있는 곳이 더 많다. 서울지역 구청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은평구청 불심회는 은평구사원연합회 소속 스님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정기법회는 물론 크고작은 행사 때마다 관내 사찰이 도움의 손길을 보낸다.
류태곤 은평구청 불심회 총무부장은 “지도법사 스님들이 관심이 클수록 회원들의 참여율과 자긍심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관내에서 불자모임의 위상이 높아진다”고 말한다.
박봉영 기자 | bypark@buddhapia.com
2005-02-21 오전 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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