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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섭 수행법을 체험한 나는 정말로 복 받은 사람이다. 동사섭을 만난 계기는 상담공부를 하면서다. 그러던 중, 지난 93년 여름 동사섭 법회 참석은 내게 신선 그 자체였다. 안개가 걷히듯 머리가 맑아지고 시원했던 기억은 지금 돌이켜 보아도 가슴이 뭉클해지고 시원하다. 그때 이후, 동사섭 수행체험에서 얻은 세 가지 보물들을 소개한다.
◆ 첫 번째 보물, 선명해진 ‘삶의 목적’
법회 첫날 첫 시간, 동사섭 지도법사 용타 스님에게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열심히 달려왔습니까? 그리고 어디로 가려고 합니까? 여러분의 삶의 목적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평소 자주 접하는 질문이지만 구체적인 목적과 방향 없이 살아온 내 자신이 뒤돌아 보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말문이 꽉 막혔다. 그러자 스님은 ‘행복’이라고 말했다. ‘아하! 그래 사람들은 모두 행복하기 위해 살지. 그렇지.’ 가슴이 시원했다.
그리고 스님은 이어 두 번째 질문을 내게 던졌다. “그러면 행복이란 무엇입니까? 무엇이 행복입니까?” 난 곰곰이 ‘그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손꼽아봤다. 건강, 돈, 명예, 사랑…. 여러 가지 답을 적어보기는 했지만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잠시 후 스님은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이란 좋은 느낌 상태입니다. 이 세상 모든 일들이 결국은 느낌 좋자고 하는 것입니다. 행복과 행복의 조건을 혼동하지 않고 사는 것이 중대한 깨달음의 하나입니다. 우리들의 삶의 목적은 행복입니다. 행복은 좋은 느낌 상태이며, 인류의 모든 문화 문명은 우리 모두의 행복을 지향해 가는 방편들입니다.”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내가 몇 년 전에 기독교 신앙에 심취하면서 불자인 어머니와 가족들과의 갈등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협한 생각들로 인한 갈등이 생각나면서 ‘내가 무엇을 위하여 종교에 심취해 있는가. 구원인가. 그럼 구원은 무엇인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됐다. 정말 통쾌하고 눈이 확 트이고 시원했다.
나는 이런 가치관을 동사섭 수행에서 강조하는 삶의 5대 원리에서 얻었다. 정체(正體), 대원(大願), 수심(修心), 화합(和合), 작선(作善) 등을 가만히 음미하며 명상하면서 깨닫게 됐다. 우선, 동사섭 수행의 5대 원리는 내 삶의 변화를 이렇게 이끌었다. “우주의 중심인 귀하고 소중한 나는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먼저 내 마음을 잘 다스리고,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잘 화합하며, 선을 지으며 산다”고.
5대원리를 가만히 명상하고 있으면 내가 꼭 그런 인격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지고, 또 그런 인격을 가지겠다는 고양의지가 생겨 좋았다. 그리고 난 삶의 궁극적인 목적에 대한 원대한 소망을 가지기 위해 대원관(大願觀:큰 원력을 세워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 동사섭 수행법)을 했다. 나에게서 사랑(자비)의 기운이 일어나 기도의 대상에게 전달되고 그 기운으로 인해 상대가 행복해 진다고 상상을 했다.
그러면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맑고 밝은 기운이 넘치소서!”라고 기원했다. 기원의 범위를 나로부터 시작해 가족 친지들, 소속 공동체 사람들, 우리나라 국민들, 인류, 유정 무정의 일체 존재들, 온 우주로 확장했다. 또는 그냥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며 그 분에게 기원했다.
대원관을 하고 있으면 내가 창조주가 된 듯한 느낌이 들고, 온 몸의 세포가 살아나는 것 같이 개운했다. 마음이 맑고 고요하며 편안해지는 지복감이 느껴졌다. 상대방을 위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내 자신이 행복해지는 대원관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삶에 대한 목적의식이 뚜렷하니 방황되지 않고, 그런 인격이 되려고 노력하는 만큼 내 마음 통이 넓어지고 성숙돼 가는 것이 너무도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