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주 영국 대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회장이 공석이 된 청와대불자회가 새 집행부를 구성하지 못해 고민에 빠졌다.
청불회는 1월 26일 서울 길상사에서 조윤제 회장의 송별회를 겸한 정기법회를 열고 새 집행부 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러나 차기 회장감을 찾지 못해 집행부 구성도 2월 중순께로 미뤄졌다.
청불회는 전임 회장이 후임 회장을 선임하지 못한 채 청와대를 떠나는 불명예스러운 전통(?)을 갖고 있다. 박준영 前 공보수석과 김상남 前 복지노동수석이 대표적인 예다. 이번에 회장직을 내놓은 조윤제 前 경제보좌관도 새 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채 영국으로 떠났다.
이는 갑작스런 인사발령 탓도 있지만, 청불회장을 서로 맡지 않으려는 청와대내 분위기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시각이다. 청불회장이 청와대와 불교계의 비공식적인 창구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회장이 갖는 부담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불교계 사정에 밝은 청불회장이 불교관련 현안을 직접 처리해야하는 청와대의 구조적인 문제도 청불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는 한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불회장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식적인 직책 외에 또 하나의 짐(?)을 떠안을 수밖에 없고, 청와대 내에서 ‘청불회장은 어렵고도 고된 감투’라는 인식이 은연중에 자리잡아 버린 것이다. 게다가 고위공직자 가운데 불자들이 많지 않은 점도 청불회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청불회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알찬 활동을 하고 있는 청불회의 활동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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