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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생아신(父生我身)하시고 모국아신(母鞠我身)하시며 복이회아(腹以懷我)하시며 유이포아(乳以哺我)로다”
거제의 시골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금강사(주지 성원) 법당에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울러 퍼지고 있다. 올해 처음 열린 금강사 금강한문학당에서 한문을 배우는 아이들의 소리다.
1월 18일, 금강사 인근에 살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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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간인 한문 강독시간, 죽비를 든 법인 스님의 수심보경(修心寶鏡) 수업이 시작됐다. 5년 전부터 아이들을 위한 한문학당을 열어온 법인 스님의 수업은 금방 아이들을 사로잡았다. “나는 한문 도사며 최선을 다하지 않는 학생은 죽비로 내려치는 죽비도사”라고 엄포를 놓은 스님은 한자의 뜻을 풀어가며 음악적 요소를 가미한 읽기와 쓰기로 재미를 더했다.
아이들의 눈망울이 점점 초롱 해지고 스님을 따라 한문을 외우는 목청은 점점 높아갔다. 낭랑한 목소리로 글을 읽는 아이들을 내려다보는 대웅전 부처님의 미소가 더욱 그윽해 보이고 어린 제자를 바라보는 법인 스님의 미소도 부처님을 닮아 있다.
한문 강독에 이어진 둘째 시간은 발우공양 습의. 발우를 차례대로 펴고, 밥, 국, 반찬을 받은 후 밥을 먹고 다시 발우를 설거지 한 물까지 마셔야 하는 까다로운 발우공양법에 아이들은 한숨부터 내쉰다. 낯선 용어, 복잡하기만 한 순서에 걱정이 앞선 아이들이지만 발우공양에 기대를 나타내며 빠르게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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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우공양을 습의를 마친 현아(계룡초 5)는 “스님들이 이렇게 밥을 드시는 줄 몰랐다”며 호기심을 나타내며 “음식을 남기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식의 소중함과 사찰 문화를 체험하게 하기 위해 첫날을 제외한 모든 공양은 발우공양으로 진행됐으며 금강다도회 공경숙 선생님의 지도로 다도와 예절 교육, 풍물놀이, 요가 등 다양한 문화체험의 시간도 가진다.
동생 지현(계룡초 3)이와 함께 참석한 혜령(계룡초 5)이는 “스님께서 너무 재미있게 한문을 가르쳐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며 “발우공양, 다도 등도 재미있고 절에서 친구들도 만나서 너무 좋다”고 웃어 보였다.
한문학당은 24일 부모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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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 강독 교수사인 법인 스님은 “졸업식의 백미는 그동안 배운 것을 부모님께 외워 들려주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글자를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글속에 담긴 뜻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변화시켜가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찰은 지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금강사 주지 성원 스님은 한문학당뿐 아니라 외국인 노동자, 지역 어르신을 위한 경로잔치, 한가위 잔치 등을 통해 지역복지를 선도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거제와 통영에 금강유치원을 운영하며 어린이 교육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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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원 스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맑게 하고,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며 “이번 한문학당을 경험삼아 지역 아이들에게 연극, 영화 등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