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3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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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스님이 들려주는 동화

한 그릇의 죽 공양
가난한 농부가 발우가 빈 스님을 보고
죽을 정성껏 끓여 공양했습니다
다음날 농부는 큰 황금을 발견하고…



“늘 보시하는 마음을…그것은 부처님 마음과 통합니다”

“이건 내꺼니까 선우 넌 만지지마”
초등학교 3학년인 선재는 선물로 받은 장난감 자동차를 동생 선우가 가지고 노는게 못마땅해 이렇게 고함 질렀습니다. 그러자 동생 선우는 “으아앙~!”하고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어머니가 선재에게 동생과 사이좋게 같이 가지고 놀라고 타일렀지만 선재는 고개를 팩 돌리고 맙니다. 울다지친 선우는 어느새 잠이 들었고 동생이 잠든 것을 확인한 선재는 장난감자동차를 옷장속에 숨겨놓고 곧 잠이 들었습니다.
선재는 욕심이 많습니다. 과자를 먹어도 누가 뺏아 먹을세라 숨겨 놓고 먹고, 길을 가다가 거지가 벌벌 떨고 있어도 못본척 그냥 지나갑니다. 또 동생선우는 법회가 끝나면 용돈 받은 것을 쪼개 고사리 두손으로 정성드려 보시함에 넣지만 선재는 한 번도 보시를 한적이 없습니다.
다음날 아침, 따뜻한 겨울 햇님이 선재의 방안으로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형! 어린이법회 가자. 어서 일어나, 어서” 먼저 일어난 동생 선우가 어서 빨리 절에 가자고 형 선재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선재는 겨우 몸을 일으켜 기지개를 하고는 절에 갈 채비를 했습니다. “엄마 아빠, 어린이법회 다녀오겠습니다” 씩씩하게 인사를 한 선재와 선우는 절에 갔습니다. 법당에 들어서자 마자 부처님 앞에 공손히 삼배를 드리고는 동생과 나란히 앉았습니다. 오늘도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린이법우 여러분! 한주일 동안 부처님 말씀대로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언니 동생과도 사이좋게 잘 지냈어요?”스님이 묻자 “네에-!” 법당에 모인 어린이들이 큰소리로 대답합니다. 어제 저녁일을 잊은 듯 선재도 큰 소리로 대답했습니다.

“자! 그러면 오늘은 새해 첫 법회지요. 오늘도 스님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줄께요. 잘 들어 보세요”
옛날 부처님 당시 인도의 어느 곳에 한 가난한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계속된 흉년으로 먹을 것 조차 부족했던 농부는 매일 산에서 나무를 해다 시장에 내다팔아 하루 하루 끼니를 겨우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시장에서 나무를 팔고 돌아오던 길에 농부는 발우를 든 스님을 만났습니다. 스님의 발우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것을 본 농부는 몹시 마음이 안되어 ‘만일 나와 우리집에 함께 가면 조금의 공양이라도 드릴텐데’하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지나가려 하였습니다. 그러자 그런 농부의 마음을 꿰뚫었는지 스님이 농부의 뒤를 따라 집앞까지 왔습니다. 이것을 본 농부는 기쁜 마음으로 죽을 쑤어서 스님에게 공양하였습니다. 공양을 받은 스님은 “공양은 고맙게 받겠습니다마는, 내가 이 죽을 다 먹으면 당신은 굶을 터이니 이것을 받아드시오”하고 말하였습니다. 농부는 “아닙니다. 오늘 저녁에 안먹으면 내일 먹으면 됩니다. 사양하지 마시고 다 잡수셔요”하고 말했습니다.
스님은 죽을 다 먹고나서 농부의 정성에 감사해 하며 물었습니다.

“무엇이든지 당신의 소망을 말해 보시오. 변변치 못하나마 그 소망을 성취해 드릴터이니…”
농부는 진실한 마음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재물을 구하고 있습니다. 바라건대 저도 많은 재물을 얻어 가난한 사람들이 구하는 것을 마음껏 베풀어 주고 싶습니다” 농부의 말은 들은 스님은 “그 숭고한 소망이 이뤄질 것을 기약합시다”라면서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농부는 산에 또다시 나무를 하러 갔습니다. 농부는 나무를 베다가 토끼 한 마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쓰러진 토끼를 잡으려고 가보니 토끼가 황금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농부는 그 황금을 집으로 가져와 주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스님과 약속한대로 남을 돕는 착한 삶을 살았습니다.


“어린이법우 여러분! 우리는 욕심이 많습니다. 주위에는 어렵고 불우한 이웃이 많은데도 도울 생각보다는 엄마 아빠에게 더 안 사준다고 투덜거립니다. 마음만 내면 남을 도울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항상 생활할 때 좋은 것은 다른 사람들과 나눠가지고 어려운 이웃에게 보시하는 자비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부터 형이나 동생에게 양보하는 일부터 먼저 시작해 보세요. 남을 생각해 양보하고 욕심을 안부리는 마음은 부처님의 마음과도 통하니까요. 아시겠지요”
스님의 법문을 들은 선재는 지난 밤 일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선재는 수줍은 듯 동생 선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습니다.

“선우야, 형아가 어제는 미안했어. 그 장난감자동차 너 줄께”

“정말이야 선재형!” 선우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습니다.

“응, 그래. 아까 스님이 좋은 것이 있을 때 나눠갖는 마음으로 생활하라고 하셨잖아. 우리 집에 얼른 가서 장난감 자동차 가지고 재미있게 놀자”

선재의 말에 선우도 빙그레 미소지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며 선재는 ‘앞으로는 부처님 말씀대로 남을 생각하는 착한 어린이가 되어야지’하고 다짐했습니다.


지성스님<은영유치원 원장> |
2005-01-01 오후 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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