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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포교 문제점과 대책, 무엇이 있나
2004년 12월 20일 현대불교 주최 좌담
현대불교가 전국 종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종교의식조사에서 청소년들의 불교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가까이 하기엔 아직도 멀다’는 결과가 나왔다.

포교현장에서는 청소년들의 종교에 대한 무관심과 청소년에 맞는 프로그램이 없는 불교계의 현실을 지적한다. 이에 본지는 청소년 포교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특별좌담을 마련했다.

◇ 청소년 포교현장 ‘막막’
-서울·경기지역 조계종 사찰 853곳 가운데 13곳에만 청소년법회가 열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청소년 포교가 위축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 같은데요. 먼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부터 들어보았으면 합니다.

조계종 포교부장 일관 스님.
일관 스님(이하 일관): 규모가 작은 사찰은 원력을 내서 포교에 나서는 곳이 많은데 큰 사찰이 오히려 포교를 하지 않으려고 해요. 청소년들의 성향도 종교에 관심이 없다보니 청소년법회를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요즘의 청소년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주관이 뚜렷하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합니다. 게다가 인터넷등 사회적인 환경변화도 청소년포교를 어렵게 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정운 스님(이하 정운): 청소년 포교현장에 서면 한계를 많이 느낍니다. 일단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합니다. 사찰 자체적으로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눈높이가 맞지 않는다는 것은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말이거든요. 청소년지도자가 거의 없는 점도 큰 문제입니다.

김형중 단장(이하 김형중): 청소년들은 기본적으로 입시를 앞두고 항상 시간에 쫒기는 상황입니다. 불교활동을 하는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시스템을 갖춘 선교를 하고 있는데 반해 불교계는 ‘선(禪) 지상주의’에 빠져 청소년포교에 관심조차 부족합니다. 종단에서도 포교를 위한 투자가 미미한 실정이지요. 포교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웃종교의 경우 어린이회,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생회 등으로 나누어 계층에 맞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불교는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사찰이 거의 없습니다.


◇종단·사찰 함께 프로그램 개발해야
-청소년 포교를 위해 넘어야할 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설문결과 청소년들이 참여할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 마음을 열도록 하는 도구가 프로그램인데요.

일관: 학생 눈높이에 맞춘 교재와 프로그램 개발, 청소년단체 지원, 지도자 양성 등 개별 사찰에서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종단에서 해야 하지만 현실적인 바탕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일반적으로 각 사찰에서 청소년법회에 양질의 교사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역시 양질의 교사를 양성해야 합니다. 교사 중에는 일반 불자들도 있고, 교법사들도 있습니다. 인적자원은 있는데 활용이 안되는 게 문제입니다.

충남 보령시 청소년상담실장 정운 스님.
정운: 불자만이 아니라 포교 대상을 확대해서 종교가 없거나 갈등하는 청소년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없어요. 주5일 근무제로 바뀌면서 사찰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은데, 사찰은 그들을 신도로 바꿀 수 있는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청소년들을 어떻게 사찰로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가 없다면 희망도 있을 수 없겠지요.

김형중: 청소년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대입 기출문제를 분석해보면, 단일인물로서는 만해 한용운 스님의 시가 출제비중이 가장 높아요. 불교와 관련된 기출문제가 많아요. 이를 포교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종단에서 청소년포교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소를 두어 대입시험과 연관된 교재를 만들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지요.

일관: 청소년들에게 신심을 심어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청소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주고 함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 많아야 합니다. 직접 참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의 특성을 살린 놀이를 연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사찰은 사찰대로, 청소년단체는 단체대로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함께 연대해서 활동해야 합니다. 작은 힘이 모이면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별 학교에 있는 학생회와 사찰학생회가 연대해 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효과는 커질 것입니다.


◇ 청소년지도사 양성 시급
- 지도자 양성이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국회에서 청소년 단체나 시설등에 청소년지도사 의무 채용을 골자로 한 청소년관련법제정안이 제출된 바 있습니다. 종립대학, 청소년단체, 신도단체에서 청소년지도사 양성프로그램을 마련해 청소년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전국교법사단 단장 김형중 법사.
김형중: 기독교에서는 교회마다 청소년축제를 엽니다. 그러나 불교는 파라미타에서 대규모 연합캠프를 열기는 하지만 소규모 사찰까지 손이 미치기는 어렵죠. 따라서 지역별로 청소년 행사를 기획하고 개최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별 청소년 지도자 모임이 먼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일관: 학생회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그만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스님이 그 역할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학생들을 실질적으로 이끌 교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거든요. 중간에서 매개역할을 하는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성패가 중간지도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운: 청소년 지도자를 키워서 일관성 있게 청소년법회를 꾸려나간다면 청소년들을 사찰로 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교 종립대에도 청소년 지도학과가 없거든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종립대에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불교적 이념과 사고를 지닌 청소년지도사를 키우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종립대에 청소년지도학과를 개설해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해 나가야 합니다.

김형중: 청소년 지도자 육성 문제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하고 있으면서도 있는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고있어요. 교사불자회, 대불련 회원들을 지도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 중 관심 있는 불자들을 선발해 활용한다면 지도자가 부족한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운: 교구본사에 의무적으로 청소년지도사를 배치해야 합니다. 이들이 교구본사와 소속 말사의 학생회를 지도하도록 하고 늘려나가도록 장려해 나가야 합니다. 포교행위는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사찰 밖으로 나와야 해요.

◇ 신행 연계돼야 한다
-청소년 포교가 미약한 근본 원인에는 청소년 불자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불자로 남아있지 못하는 신행연계 문제도 작지 않습니다.

김형중: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열심히 신행활동 했으면 대학교, 직장으로 연계가 되어야 하는데, 불자들은 그것으로 끝나고 맙니다. 고등학교 불교학생회 활동하고도 대학에 가면 대불련에 가입하지 않거든요. 왜냐하면 나름대로의 역할을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 나온 사람이나 오래 다닌 사람이나 조금 활동한 사람이나 많이 활동한 사람이나 모두가 똑같아요. 중·고등학생회에서 졸업한 학생은 사찰과 연계가 되도록 하고 혜택을 부여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됐을 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생회에서 대불련으로, 대불련에서 청년회로, 청년회에서 신도회로 연계가 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일관: 어린이·청소년·대학생이 연결되도록 청소년단체와 종단이 함께 교리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이 이뤄져야 해요. 청소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종단에서 예산 지원이 거의 되지 않습니다. 예산이 부족하다보니 청소년포교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개개인의 원력에 맡겨놓고 있는 셈이죠. 청소년 단체와 함께 아이디어를 모아야 합니다. 그러나 포교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것이 종단 현실입니다.


-본지 설문결과 불교계가 시급히 고쳐야 할 점으로 ‘한글화 되지 않는 경전과 의식’을 꼽았습니다. 한문으로 되어 있는 경전이나 저술서가 많아 청소년들의 접근 자체가 어렵다는 말이 많은데요.

김형중: 청소년에 맞는 우리글 성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불교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청소년들은 용어자체부터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불교를 어렵게 생각하거든요. 불교가 끊임없이 시대에 발맞춰 나가려는 노력을 해야지요.

일관: 어떤 스님들은 청소년들도 세월 지나면 대부분 불자가 된다고 말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번도 불교와 인연을 맺어보지 못했는데 불자가 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설사 불자가 된다고 해도 생각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아요. ‘청소년들은 불교의 미래’라고 말하지만 불교와 인연도 없는 청소년이 불교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스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청소년포교에 나서야 합니다.


-종교가 없는 청소년들에게 불교 선호도가 높게 나왔습니다. 일반학생들에게 불교를 알리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요.

정운: 청소년들에게 불교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교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불교적 정서를 갖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야합니다.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과 자주 만나서 대화하고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포교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스님, 재가불자 할 것 없이 청소년에게 눈을 돌리고 포교기반을 다져 나갑시다. 그런 분위기가 되면 한국불교에서도 희망이 보일 것입니다.

일관: 이제는 학교포교가 이뤄져야 합니다. 학교를 기반으로 하는 파라미타청소년협회는 포교의 전진기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역사찰의 지원이 필요하거든요. 지도하는 선생님과 사찰이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끌어 나가는 시스템을 갖추자는 것입니다.

김형중: 만해 스님의 <불교유신론>에 보면, 세력이 압도하여 세력이 포교하는 효과를 지닌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세력이 있으면 포교가 절로 될 때가 많아요. 따라서 세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포교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실력 있는 사람도 모여들게 됩니다. 큰 절 짓는 것보다 한사람 포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 박봉영 노병철 이은비 기자 |
2004-12-31 오전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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