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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소년 400명 김치담아 또래친구 돕기
"친구들아, 내가 담은 김치맛 어때?"
부산감로사 주지 혜총 스님이 학생들이 담근 김치 맛을 보고 있다
“시작한지 한 시간도 안됐는데 벌써 허리가 많이 아파요. 힘들지만 내가 담근 김치로 어려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다니 기분이 좋아요.”

부산정보디자인고등학교 정희선 학생은 고무장갑을 낀 채 부지런히 간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며 웃어 보였다.

12월 29일, 부산시청 뒤 녹음광장에는 희선이뿐 아니라 부산시내 18개 고등학교에서 참여한 368명의 학생과 학부모,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길게 늘어서 김장담그기 삼매에 빠져 있었다.

선양 사회복지원(이사장 김수현)이 주관하고 부산시교육청(교육감 설동근)과 부산시청이 후원한 이날 행사는 청소년들이 직접 김장을 담아 부산시내 소년소녀가장을 돕는 뜻 깊은 행사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 밖에도 재부 외국인 유학생 100여 명을 비롯 총 참가 인원만도 6백여 명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들은 김장담그기 체험 행사 후 자기가 담은 김치를 가져갈 수 있게 해 유학생들의 기쁨은 남달랐다.

김치 담그기 삼매에 빠진 청소년들
서부산 공고, 동래고등학교를 비롯 남학생들도 팔을 걷었다. 부산조리고등학교 학생들은 깔끔한 조리복까지 갖춰 입고 솜씨 자랑에 나섰다.

“김장은 몇 번 해봤는데 우리가 직접 담은 김치로 친구들을 도울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다”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행사를 위해 염불공양모임에서 쌀 100포대를 보시한 것을 비롯 고무장갑 3백 켤레 등 여러 단체의 사랑이 모아졌다. 개인택시불자회 법륜회는 배달을 자청했으며 삼광사는 팥죽 공양을 올리기도 했다.

부산시내 18개 고등학교 학생과 자원봉사자 등 6백 여명이 김장 담그기 삼매에 빠졌다


허리도 아프고 손이 시려 올 때쯤, 신나는 음악이 울려 퍼졌다. 양정청소년 수련관 댄스팀의 공연이 펼쳐지자 김장담그에 열중이던 청소년들의 눈길이 무대로 쏠렸다. 김장담그기 체험 행사에 곁들여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된 것.

강추위가 몰아닥친 이날, 그러나 청소년들은 추위를 잊었다. 2시부터 청소년들이 담은 김치는 2천여 포기. 청소년들의 열정과 순수함은 김장 김치에 맛깔스럽게 버무려져 부산 시내 전역의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전달됐다.

설동근 교육감은 “학교 공부에 매달려 있던 학생들이 직접 김치를 담으며 어머니의 노고를 느끼고, 또 직접 담근 김치로 또래 친구들을 돕게 함으로써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마음을 키울 수 있게 하는 행사”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전국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학생들을 격려하며 김치 맛을 보기도 했다.

설동근 부산시교육감이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또한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감로사 주지 혜총 스님도 “우리 청소년들이 담은 김치라 더욱 맛이 있다”며 “새롭게 시작하는 선양사회복지원이 앞으로도 부처님의 자비사상을 펴는 좋은 일을 많이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종종걸음을 치며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한 선양사회복지원 김수현 이사장은 “청소년들이 생각보다 너무 일을 잘해 대견하다”며 “청소년들에게 나보다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체험하게 하기 위한 이번 행사에 여러 가지로 도움을 주신 여러 단체, 개인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천미희 기자 | gongsil@korea.com
2004-12-30 오후 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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