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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만난 '수선재', 과거와 현재…미래
올 한해 급성장…'한국적 명상' 주장엔 이견있어
수선재는 단전호흡 수련과 선체조 등을 비롯해 생활 속 깨달음을 지향하는 고급명상수련과정까지 지도한다.
올 한해 언론에만 300회 이상 보도되며 이목을 집중시킨 곳. 명상편의점, 명상카페 ‘명상 아루이 선(仙)’, 명상서 <무심> 등을 내놓으며 웰빙(well-beingㆍ참살이) 열풍에서 순항을 거듭한 그곳. 바로 선도 수련단체 ‘수선재’다.

수선재는 2003년 11월 광화문에 명상편의점을 개설하면서 명상열풍에 돛을 달았다. 국내지부를 50개 마련한 데에 이어 호주ㆍ남아공 등 해외지부도 15개 정도 문을 열었다.

특히 ‘한국의 전통 명상법을 널리 보급한다는 취지 하에’ 기공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중국, 명상의 본고장 인도 등으로 진출하면서 발전의 방향을 모색하는 중이다. 또한 각종 문화행사나 국제 대회 등에 연이어 참가하면서 명상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98년 설립된 수선재가 2004년 ‘지금-여기’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1년 사이에 급성장한 수선재의 성장 기반 및 전략을 분석하고, 수련법의 대중화를 둘러싼 논란 등도 함께 짚어본다.


▽ 어떻게 성장했나?
수선재 성장의 가장 큰 힘은 ‘웰빙 열풍’ 이었다. 정신과 신체의 안녕을 강조하는 웰빙이 유행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정신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신의 안녕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은 명상에 대한 열기로 이어졌다.

수선재는 ‘언제든지 쉽게 들러 명상을 할 수 있는 공간’인 명상편의점을 개설한데 이어, 차담과 함께 명상을 즐길 수 있는 명상카페를 열어 수선재의 명상컨텐츠를 널리 보급했다. 특히 명상에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어렵지 않은 ‘그림명상’, ‘걷기명상’ 등의 명상법을 지도하면서 명상의 대중화를 꾀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그 같은 대중화 사업에도 몇 가지 전략이 있다. 그 첫째가 ‘대대적인 홍보를 통한 저변 확대’다. 수선재는 각종 문화행사는 물론 고속도로 휴게소와 백화점, 모델하우스까지 진출해 상설 명상편의점을 꾸렸다. 직접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일종의 ‘명상문화 선점’을 통해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다.

한의원과 차문화원 등에 명상컨덴츠를 판매하는 등의 명상편의점 프렌차이즈 사업을 확대해 정신문화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수선재는 특히 단체 홍보에 있어 핵심 엘리트
수선재는 백화점과 고속도로 휴게소 등의 간이명상편의점을 마련해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회원들을 적극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수선재측은 변호사, 한의사 등의 고위층 회원들을 홍보에 끌어들이면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섰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강당을 빌려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세 번씩 수련지도를 펼치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편의점-카페-명상센터의 연대 역시 단체 확장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수선재 박중양 홍보팀장은 “편의점과 카페를 통해 일차적으로 명상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깊은 수련을 원하는 이들에 한해 명상센터에서 심화 과정을 지도하며 회원확장 방안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종교와 무관한 단체의 성격도 수선재 대중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E-마케팅팀 이서진 씨는 “종교적 도그마로부터 자유로운 수선재 수련법은 ‘명상’을 하나의 문화로 향유하고자 하는 무종교인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 극복해야 할 과제
수선재는 ‘한국 전통 명상법’을 모토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뉴욕 요가 엑스포 등의 국제 행사를 통해 ‘수선재 명상법은 한국 고유의 선요가’임을 밝혔으며, 인사동 외국인 관광의 주요 코스가 된 ‘명상 아루이 선(仙)’ 명상카페에서는 ‘수선재 명상=한국적 명상법’이라 소개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수선재 한 관계자는 최근 “수선재 명상이 정통 선도 명상”이라고 밝히는 등 ‘정통 인증’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수선재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선도인 단체인 세계금선학회의 강대옥 원장은 “수선재가 선도 명상의 대중적 보급에 있어서는 기여한 바가 크지만, 선도 수련계에서 정통성을 고집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라시대 화랑, 고구려 조의선인 등으로 이어지는 선도 명맥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그저 내 단체가 ‘정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홍익인간의 개념으로 수련을 전파하고 있는 선도 명상계 뜻과도 대치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적 명상’이라는 타이틀 역시 오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선재는 인사동 명상카페를 한옥으로 꾸미면서 명상공간에 ‘한국 전통의 이미지’를 끌어들였다. ‘한국적’이라는 수식어는 그 같은 전통 이미지에 한정되는 것일 뿐, ‘한국을 대표하는 명상’으로 의미를 확대시키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이는 웰빙문화를 포장하려는 특정 언론에 의해 확대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서대학교 건강증진대학원 선도전공 김현문 교수는 “세계적으로 한국 명상에 대한 인지도가 미미하기 때문에 각각의 선도단체들이 연대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이를 토대로 선도 수련 체계를 가꿔나간다면 인도의 요가에 비등할만한 동북아시아의 대표적 정신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선재는?
1998년 문화영 씨를 중심으로 창립된 선도 명상 단체. 단전호흡 수련, 선체조 등을 비롯해 생활 속 깨달음을 지향하는 고급 명상수련 과정까지 지도한다. 대중적 눈높이를 고려해 만든 300여개의 명상법을 대중에 보급하고 있으며, 매월 1~2개의 명상법을 고안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50여개, 미국ㆍ일본ㆍ호주ㆍ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해외에 20여개 지부를 마련했으며, 명상편의점, 명상카페 등을 열어 올 한해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내년에는 명상학교 및 명상박물관 개원, 200개 이상의 국내외 지부 설립 등의 활동과 함께 명상편의점 프렌차이즈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4-12-17 오후 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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