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5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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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는 그 놈을 돌이켜 깨쳐라”
금강선원장 혜거스님이 말하는 ‘능엄경 수행법’

혜거 스님의 능엄경 수행법 강의를 듣고 있는 재가불자
“능엄경 수행의 요체는 무엇입니까?”
“회광반조(廻光返照)입니다.”
“무엇을 돌이켜 봐야 합니까?”
“25가지를 반조해야 합니다. 특히 소리를 듣는 ‘귀뿌리’를 돌이켜야 합니다.”
“무슨 뜻입니까?”
“소리 끝에 깨쳐야 한다는 말입니다.”
“점검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수행단계마다 생기는 50가지 마장을 통해 순간순간 확인해야 합니다.”

지난 1988년 생활참선을 위주로 도심 포교를 해온 서울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 그동안 불교TV에서 <금강경> <육조단경> <유식30송> 등 ‘경전강의’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최근에는 초심자를 위한 참선책 <참 나-좌선의 강의>(선문출판사)를 펴낸 스님이 12월 7일부터 4개월간 ‘능엄경 수행론’ 강좌를 마련한 이유는 무엇일까?

스님은 <능엄경>이 수행의 방법을 가장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무엇을’ 수행해야 하는지 ‘어떻게’ 수행할지를 석가모니 부처님과 아난의 문답으로 명쾌하게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 듣는 그 놈을 돌이켜 깨쳐라”라고 강조하는 혜거 스님.
“능엄경 수행의 핵심은 회광반조입니다. 빛을 보면 빛을 보는 그 놈을 돌이켜 보는 것입니다. 빛이든 소리든 냄새든 보는(觀) 그 놈을 원만히 통달(圓通)해 삼매로 들어가는 행법이 바로 능엄경 수행입니다. 이를 위해 능엄경은 각각 열 가지의 신(信), 주(住), 행(行), 회향, 지(地) 등 보살의 5단계에 대한 밑그림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수행단계를 점검하는 50병마법까지 일러줘 수행의 길라잡이가 됩니다.”

‘능엄수행이 수행자에게 깨달음의 확신과 발심을 일으켜준다’는 혜거 스님. 12월 7일, <능엄경>이 ‘수행법의 메뉴엘’이라고 강조하는 스님을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에서 만나 ‘능엄경 수행법’이 무엇인지 어떻게 닦아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cafe.daum.net/sunmoontemple. (02)445-8484

▼‘능엄경 수행’ 강좌를 연 이유가 무엇입니까?
-<능엄경>은 선수행의 행법을 가장 구체적으로 제시한 경전입니다. 수행법, 화두 드는 법, 관법하는 법 등을 사실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능엄경>을 안 본 선사가 없다고 할 정도지요. 때문에 <능엄경>은 선의 길잡이 됩니다. 구체적인 행법을 제시하기에 재가불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공부를 할 수 있게 합니다.

▼능엄경에서는 무슨 수행법을 설명하고 있습니까?
-<능엄경>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가’를 제시하는 경전입니다. 수행의 핵심은 여기서 비롯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닫는 25가지 방법과 공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상 50가지 마장을 경에서 명시하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25원통은 6가지 ‘인식의 뿌리’인 육근(六根:눈, 귀, 코, 혀, 몸, 의식), 6가지 ‘인식의 놀음’인 육식(六識)과 ‘인식의 대상’인 육진(六塵:물체, 소리, 냄새, 맛, 느낌, 법), 7대(땅, 물, 불, 바람, 공기, 뿌리:地水火風空根) 등의 경계에 끄달리지 않고, 원만하게 통하게 하는 행법을 말합니다.

수원통을 예로 든다면, 밖에 내리는 비는 내 안의 눈물, 침, 피 배설물과 똑같은 물이라고 관하는 행법입니다. 그 근원이 같다고 보는 것이지요. 이렇게 그 관계를 규명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삼매에 들어서게 됩니다. <능엄경>은 이처럼 관하는 방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금강선원 신도들이 12월 7일 열린 능엄경 수행론 강의를 듣고 있다.
▼25원통 중 대표적인 행법이 이근원통입니다. 스님이 평소 ‘회광반조(廻光返照)’가 수행에 기초가 된다고 하셨는데, 이를 ‘소리 끝에 깨친다’는 이근원통법에 적용한다면 ‘회음반조(廻音返照)’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이근원통은 25원통 중 하나입니다. 6가지 인식의 뿌리인 육근 중, 소리를 듣는 이근(耳根)을 반조해 삼매에 드는 행법이지요. 처음에는 소리에 보고(觀), 다음에는 ‘듣는 놈을 돌리는(反聞聞性)’ 단계로 진입하는 수행법입니다. 때문에 회광반조의 다른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소리를 돌이키는 ‘회음(廻音)반조’도, 냄새를 돌이키는 ‘회향(廻香)반조’도 될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의 눈은 밖을 향하고 있지요. 그런데 자기 안에 것을 볼 수는 없습니다. 밖을 볼 수 없는 눈을 안으로 돌려야겠지요. 이것이 회광반조입니다. 마찬가지로 소리는 밖에 들립니다. 하지만 내면의 소리를 잘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의미에서 돌이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능엄경 원통행법의 이 같은 원리가 선과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은 데요.
-옛 선사들이 소리를 듣고 곧바로 깨친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이근원통의 마지막 단계가 듣는 성품 자체를 다시 반문하는 ‘반문문성’인데, 가령 백장선사 문하에서 어떤 스님이 종소리를 듣고 깨쳤다든가 대나무가 부딪히는 소리에 견성했다는 것들이 ‘소리 끝에 돈오했다’는 사례입니다. 그래서 25원통 행법이 <능엄경>에 바탕을 둔 선법이라 해 ‘능엄선’이라고도 불립니다.

▼25원통 행법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입니까?
-마음을 들여다볼 때는 눈도 귀도 코도 그 경계를 봐야 합니다. 심지어 세포도 그 마음자리를 봐야 합니다. 6근, 6진, 6식 등의 인식 틀이 딴 짓을 하면 안 됩니다. 그래야만 정말로 세상의 실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확실히 보게 됩니다. 이때 비로소 원통이 이루어집니다. <능엄경> 수행은 ‘바로 보고 듣는’ 훈련입니다. 바로 보는 것에 집중하면, 바로 그것이 삼매가 됩니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2004-12-08 오후 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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