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이 일으킨 서원이 5백여 가구의 김장김치를 해결하는 훈훈한 김장 봉사로 회향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15년 전 주위의 독거노인들을 위해 500포기로 시작했던 보승화(64) 보살의 김장 보시는 이제 3천 포기라는 어마한 양으로 늘어나버렸다. 늘어난 것은 김장양만은 아니다. 보승화 보살의 보시행에 마음을 보탠 봉사자들과 후원자들도 늘어났다. 11월 26일부터 4일에 걸쳐 진행된 올 김장에 동참한 봉사자만도 120여 명. 260근의 고춧가루와, 남해에서 사온 젖국, 강화에서 온 새우젓등 엄선된 재료들에 봉사자들의 정성까지 듬뿍 보태졌다.
장소를 제공한 보광정사에 모여든 봉사자들은 3300포기의 배추를 다듬고 절이고 양념했고, 나중에는 보승화 보살의 집으로 옮겨와 새벽 2시까지 김장 담그기를 계속하는 강행군을 했다. “다시는 김치 안 먹을 꺼다” “내년에는 봉사하러 안 온다”는 등 넋두리 섞인 우스개들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봉사자들은 맛있게 담군 김치를 나눠주는 기쁨에 이미 중독된 사람들이다.
“김치 전해주고 돌아설 때 그 기분은 안 해 본 사람은 몰라요.” 봉사자 중 제일 형님인 수인심(67) 보살, 묘관음(66) 보살의 말에 현득화(57) 보살도 맞장구를 쳤다. “우리는 일만 하지 보승화 보살이 몸으로 뛰어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앞서서 한다”고 보승화 보살 칭찬도 한결같다. 그러나 보승화 보살은 “나는 심부름만 할 뿐”이라고 모든 공을 봉사자들과 후원자들에게 회향했다.
김장 비용 마련을 위해 저금통도 나눠주고, 전국 안 다니는 곳 없이 후원을 받으러 다니는 보승화 보살의 노력 덕분에 올 겨울, 서울 말기암 환자 가족과 부산의 독거노인, 장애인 가족 5백 여 가구가 김장 걱정을 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