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대중이 개인주의적 삶의 태도를 지양하고 공유의 원칙이 중시되는 총림주의로 나아가는 데 공감하여 자기 변화를 꽤한다면 4,000만원짜리 연봉을 쓰고 있는 수행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법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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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의 메카, 진정한 수행도량으로 거듭나기 위한 해인총림의 몸부림이 계속됐다. 따가운 비판과 자기반성이 쏟아졌던 제1차 토론회에 이어 해인총림 및 교구발전을 위한 2차 토론회가 11월 28일 보경당에서 해인사 수행풍토 어떻게 진작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열렸다.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 해인총림 및 교구발전위원회 공동위원장 원택 스님, 율주 종진 스님, 강주 종묵 스님 등 본 말사 및 산내 암자 스님 등 사부대중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현 총림에 대해 아프지만 진솔한 자가 진단이 내려지고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어진 자리였다.
해인총림의 율원장 혜능, 희랑대 감원 경성, 대교반 강사 법진 스님이 발표에 나섰고, 이어 대중의견개진의 시간으로 두시간동안 이어졌다.
첫 번째 발표에 나선 혜능 스님은 '출가정신을 되살려 수행풍토 를 이루자'고 주장했다. 수행환경을 조성하기에 앞서 계와 율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생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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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능 스님은 현재 해인사에서는 결제 기간 동안 포살을 실행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의례로 대중들의 여법한 참여가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포살과 갈마를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생활과 삶을 점검할 기회가 없고, 대중의 청정과 화합을 도모하고 확인할 길이 없으며, 대중생활을 표방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개인 위주의 사고나 생활이 이뤄지면서 총림의 대중생활이 해체되고 기강이 헤이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의 일상 의례에는 어른이 계시지 않은 예가 많다며, 기본적인 조석예불이나 사시마지, 포살 법문때 빈자리가 많고, 그런 대중적인 의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개인 용무만을 보거나 아에 무관심하다고 꼬집었다.
희랑대 경성 스님은 각 수행처 별 보완점을 제시했다.
먼저 강원에 대해서는 치문반에 편중된 소임으로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는 분위기에 꺽여 방부스님들의 3분의 1정도가 중도 학업을 포기하고 마는 현실을 지적하고, 치문반에 편중된 소임의 조정과 상명하복의 강원 위계 질서의 완화를 제안했다.
율원에 대해서는 율원장 스님의 부재시를 대비한 자율학습제도와 수학 연차에 따른 교과과정 정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선원에 대해서는 스님들의 해제비 문제를 거론했다. 스님들의 질병이나 사고 등에 대비한 대책이 전무한 조계종단의 현실로 인해 스님들은 해제비에 매달릴 수 밖에 없으며, 사중은 해제비와 대중공양비에 대한 부담으로 선원의 방부를 꺼리게 되고, 수좌들은 토굴이나 개인 처소를 마련하는 데 급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이런 악순환에 대한 처방으로 선원과 수좌스님들을 위한 복지 기금제도를 종단 차원에서 조성하고 운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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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연봉 4,000만원을 받고 있는 수행자들인 셈입니다."
법진 스님은 해인사에서 일년에 집행되는 예산을 거론하면서 해인사 스님들이 외국의 유명대학교 일년 학비보다 많은 금액을 쓰고 있다고 지적하고, 근간들어 대중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삶의 태도로 말미암아 총림내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소유물이 사유화되어 가는 경향은 실로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일부에서는 사중예산을 무주공산에 떠있는 보물 창고인 것으로 생각한 나머지 아무나 적당한 명분을 가지고 먼저 가져다 쓰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의 태도를 갖고 있다는 비판도 서슴없이 가했다.
스님은 총림 내의 어른들이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사중의 예산을 절감하고 사유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며, 개인의 호주머니보다는 대중의 금고를 든든히 하려는 대중의 공의를 이끌어내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법진스님은 시대 상황에 맞는 율을 정리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중들이 온전히 소승계의 원칙을 가지고 생활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안거때 보름마다 정기적으로 포살을 함으로써 마음의 이중성에 대한 부담을 가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포살의 내용과 형식, 과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총림의 교육여건의 개선과 관련 삼학 연구기관의 설치를 제안했다.
대중의견 개진시간, 율주 종진 스님은 ‘옛날에는 큰방에서 대중생활을 하는 스님을 1등 스님, 지대방 생활을 하는 스님을 2등 스님, 각방을 쓰는 스님을 3등 스님이라고 했다’는 방장스님의 말을 인용하면서 대중생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의미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주 종묵 스님은 지금까지 총림은 무아를 실천하는 장인 큰방을 중심으로 한 생활이 중심이었는데, 개인주의로 인해 각방 마련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 데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히고, 현재 총림에 제기된 여러문제들은 좀 더 근원적인 문제로 거슬러 가면 계율이라든지 조계종의 정체성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다.
원택스님은 어른 스님들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 계시는 총림대중, 학인스님, 해인총림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싶은 것이 이 토론회의 목적이라며, 개인뿐 아니라 강원의 각 반별 토론을 거쳐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 줄 것을 부탁했다.
스님은 4차 토론회까지 개진 된 모든 내용은 임회의 기획위원회를 거쳐 수정 보완하여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엿다.
3차 토론회는 ‘사회ㆍ문화ㆍ포교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를 주제로 12월 12일(일) 오후 1시 보경당에서 열리며, 이어 4차 토론회는 ‘불사(동판ㆍ복지ㆍ문화재보존ㆍ환경)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12월 26일(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