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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세 보기드문 대법회다, 불가에서 꼭 짚어야 할 점을 꼭 필요한 시기에 담론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호평과 함께 ‘선을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가’라는 혹평이 엇갈리는 담선법회였다.
그러나 이런 논란이 없다면 담선법회는 무의미하다. 그동안 11회의 담선법회는 부처님 당시 원시불교서부터 맥을 짚어가면서 간화선에서 벗어남이 없이 일목요연했다.
말꼬리만 쫓으면 혼란할 것이나 의미를 본다면 간화선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확신이 설 것이다”(동화사 주지 지성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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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화선 수행법과 화두 참구법, 선병과 선수행의 제 문제,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의 문제, 선지식의 부제와 간화선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간화선 수행은?
먼저 지환 스님이 간화선 수행은 화두참구를 통해 본래 깨달음의 자리로 바로 들어가는 간단 명료하며, 힘이 있는 수행법이라고 정의 내리고, 처음 접근은 쉬우나 구경(究境)에 도달하기 어려운 아바타나 위빠사나 등과 차별을 두었다.
월암 스님은 한국불교를 간경, 염불, 등의 수행법을 회통한 통불교적 개념으로 보고 간화선이 주된 수행법이라면 염불 간경 위빠사나는 보조수행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했다. 즉 화두만 주고 무조건 간화선을 하라기 보다는 보조 수행을 통해 화두를 들지 않을 수 없는 단계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
지운 스님은 위빠사나, 아바타 등의 제 3수행법을 간화선과 동등히 봐서는 안되며, 불심 하나 들고 바로 들어가는 간화선의 배경에는 재조명돼야 하는 엄청난 교리적 배경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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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 스님은 “나와 너, 있고 없고, 옳고 그르고의 양변을 초월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선교를 막론하고 어떤 불교든 모두 같다, 양변을 여의면 전쟁도 없을 것이며 이원적인 논리도 사라질 것”이라며 간화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스님은 “내가 없다는 것만 알고 행위를 한다면 국내 문제 세계적인 문제뿐 아니라 개인적인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두 참구법에 대해
간화선의 화두 참구법에 대해 성본 스님은 간화선의 본질은 생멸문을 진여문으로 바로 되돌리는 것이며 그 방편은 무(無)자 화두 참구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무자 화두 외의 화두를 의심하는 것은 본래불심 임을 무시하고 중생심을 일으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해 참석자들로부터 반박을 샀다.
성본 스님은 ‘개에게 불성이 있느냐?’ 라는 질문에 대해 ‘없다’라는 번역은, 있고 없고의 상대에 떨어지는 잘못 번역이며, ‘무’는 있다 없다를 초월한 근원적인 무로 진여불, 불심을 자각하는 언어 즉 ‘법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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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구절구절 예시를 들어가면서 <서장> <선요>에 한결같이 의심하라고 적혀있다며, 화두 참구가 중생심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성본 스님의 주장을 반박했다.
스님은 화두참구를 통해 주관과 객관이 무너져야 무심과 대용이 동시에 일어나 진공묘유에 들어가고, 이것이 달마선 이후 내려온 정통 간화선법이라고 주장했다.
스님은, 어두운 밤 새끼를 뱀으로 알고 여러 조치를 취하나 새끼가 뱀으로 변하지는 않는다는 비유를 들어 화두를 참구하는 이유는 착각한 사람에게 착각을 깨주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말했다. 물과 진흙에 빠졌다고 착각한 사람을 일깨우기 위해 물과 진흙을 묻히고 들어가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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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 스님은 주관과 객관을 해체하는 방법이 화두선이라고 말했고, 월암 스님은 간화선의 화두는 자기와 인간, 우주에 대한 궁극적 물음을 자신에게 간절히 되물어 들어가는 현성공안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선병은?
간화선의 선병(禪病), 선수행의 제문제에 대해서 지환 스님은 “의심하지 않는 참선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선병”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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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운 스님은 몸을 구성하는 5대 요소인 흙, 물, 불, 바람, 허공으로 인해 자만과 성냄, 탐욕, 질투, 무지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하고 “절과 기도 등을 통해 몸의 조복부터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고우 스님은 선병 극복의 방안으로 정견을 내세웠다.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에 대한 다양한 견해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에 대해서 고우 스님은 ‘법에는 돈점이 없다’는 <육조단경>의 구절을 강조하고, 돈오돈수와 돈오점수의 돈오는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지운 스님은 초지에서의 돈오돈수와 불지에서의 돈오돈수는 다른 것이며 초지의 돈오돈수는 다시 돈오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오는 불성사상을 토대로 봐야하며 돈(불성)에 수를 붙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논의해야한다고 말했다.
선지식 부재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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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성본 스님은 “선병문제를 진단할 능력이 없고 부처님의 혜명으로 바르게 이끌 선지식이 없다면 한국간화선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지운 스님은 “선지식 부재에 대해 선지식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점검해주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문답식 강원교육을 통해 선문답을 할 수 있는 토론문화가 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