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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우렁차게)”
11월 14일, 늦가을 찬기운을 압도하는 장병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 인천 강화도의 무애원 강당. 법문에 나선 이종호(61 ㆍ현수) 포교사가 해병2사단 5연대 장병들과 신임 포교사들에게 ‘연기법’에 대해 사자후를 토하고 있다. 마침 성지순례차 무애원(주지 설봉)을 방문한 경기불교문화원 신도들도 자리를 함께 한 강당은 구법(求法)열기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법회는 ‘선배’ 포교사들의 군포교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후배’ 포교사 40여명이 현장학습에 나서면서 마련된 자리. 신임 포교사는 이론교육 30시간과 실무교육 30시간을 이수하고 군, 교도소, 어린이 ㆍ 청소년, 인터넷 등의 각분과 포교팀에 소속돼 공식적인 활동을 벌이게 된다.
법회는 △보례진언 △천수경 봉독 △진언 △정근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 △법문 △사홍서원의 순서로 ‘여법하게’ 진행됐다. 서울경기지역의 12개 군포교 팀 중 열심히 활동을 벌이기로 소문난 팀답게 법회순서 하나하나를 모두 챙긴다.
30여 분간 계속된 이 포교사의 법문에 이어 무애원 주지 설봉 스님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10여 년간 도자기를 팔아 강화도 지역 군포교를 실천해온 설봉 스님은 신임 포교사들에게 조언을 잊지 않았다. 스님은 “부처님 법을 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라며 “인향(人香)을 전하는 포교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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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장병들이 법회 마지막 순서로 항상 열창한다는 군가를 들은 윤홍련(34 ㆍ마하연) 포교사는 다소 당황해 하면서도 즐거운 듯 “이렇게 스님과 포교사, 장병들이 하나된 모습을 보니 당장 현장에서 함께 하고 싶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이날 신임 포교사 중에는 군포교와 뗄 수 없는 참가자도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얼마 전 전역한 김태복(58 ㆍ 혜천) 장군. 김 포교사는 “상관이 아닌 포교사로 장병들을 만나니 느낌이 새롭다”면서도 “열심히 하고 있는 포교사 선배들의 모범을 따라 군포교에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오정택(21) 일병도 “김태복 장군님을 비롯한 여러 포교사 선생님들이 함께 현장에 나오시니 반갑기만 하다”며 “동료들에게 불법을 더 열심히 알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신임 포교사들의 마지막 현장학습은 법회와 점심공양이후 진행된 강화도 제적봉 격려방문을 마지막으로 회향했다.
신임 포교사들의 표정은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비구들아, 세상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고 그들의 안락을 위해서 유행(遊行)하라.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니, 뜻과 글이 다 갖추어진 진리를 널리 전하라"고 설한 가르침을 가슴에 새긴 듯 뿌듯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