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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요가 지도자들 한자리에 모인다
요가지도자과정 표준프로그램 시안 제안돼
한·일 양국 요가수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요가의 현재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의 ‘요가지도자연합회’와 일본의 요가단체 ‘요가니케탄’은 11월 6일 서울 수유리 호텔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한·일 요가교류 학술 발표대회를 연다. 2002년 두 단체가 일년에 두 번씩 교대로 학술대회를 주최하기로 결의한 이래 여섯 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이날 발표장에는 12명의 요가전문가들이 발제자와 패널로 나서면서 열띤 토론의 장을 형성할 예정이다. 미리 배포된 논문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연구들을 소개한다.

▽ 요가지도자과정 표준 프로그램 시안 제안돼

“직장을 그만두고 공인중개사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부지런히 학원에 다니며 주경야독하는데, 새롭게 요가수련원을 운영할 사람에게는 슈퍼마켓을 준비하는 것 이상의 트레이닝이 필요하지 않을까.”

박영길(동국대 철학박사ㆍ한국요가연수원 청담수련원) 원장은 구직자가 슈퍼마켓을 개업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요가수련원 운영 현실을 지적하며 논문 ‘요가지도자 과정 프로그램 표준안 시론’의 서두를 열었다.

현재 국내에서의 요가수련원 개원절차는 일반 학원 등록절차와 동일해 요가지도자 자격증 없이도 수련원장이 될 수 있고, 짧게는 3개월간 일주일에 한 차례 수업을 받기만 해도 요가지도자 자격증을 무리없이 취득할 수 있다. 그 자격증은 한의사 자격증 등과 달리 국가시험에 의해 발급되는 것이 아니기에 전국 수련원에서 ‘요가지도자’들이 무차별적으로 양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원장은 이 같은 요가계 현실에 맞서 ‘요가지도자과정 표준 프로그램’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마구 발급되는 자격증의 홍수 속에 요가계 전체의 공멸도 충분히 우려되는 만큼 자기혁신과 개발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며 “협회 차원에서라도 지도자 과정 프로그램을 강화ㆍ정리해서 요가 지도자 자질 함양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자격증의 발급이나 교육 등을 통제할 수 있는 요가계 통합기구 구성이 불가피한 현실에서 일종의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박 원장이 표준 프로그램 시안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요가 지도자 과정 수련생들의 ‘수련 방식과 강도’였다.

그는 지도자 과정 이수 기간을 최소 6개월로 상정한다 하더라도 하루에 두 차례 이상 매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체조 중심의 지도 방식을 탈피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일반 수련원에서 수련의 전부인양 강조하고 있는 체위 수련은 어디까지나 호흡의 준비동작으로 판단된다”며 “요가 지도자 과정 프로그램에서는 체위와 호흡, 명상이라는 3박자가 충족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론학습의 강화도 개선점으로 꼽혔다. 현재 국내 요가수련원 가운데 요가철학 강의를 필수 과정으로 규정하는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요가의 생리학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지도하는 곳 역시 드물어, 실제로 교호호흡(기도를 정화하는 호흡법)을 지도하면서도 나디(기도)가 뭔지, 이다ㆍ핑갈라(대표적인 나디)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것이 박 원장의 지적이다.

교육문제 이외에도 자격증 발급과 관련한 근본적인 문제점도 재차 확인됐다.

박 원장은 “지도자 과정을 수료하면 요가 강사 자격증을 바로 받게 되는 것이 자격 미달 요가 지도자들의 양산을 부추기고 있다”며 “수료증과 자격증을 이원화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요가수련원장에 대한 자격을 검토해 일반 지도자와 구별되는 자격증의 기준을 마련하는 등 현실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 요가가 건강의 관계를 밝힌 논문 다수 발표 예정

이론과 실천수행을 겸비하고 있는 요가를 수련한다면 과연 신체는 어떻게 변화할까? 이번 학술대회에는 요가와 건강의 상관관계를 밝힌 논문들이 여러 편 소개된다.

일본 후쿠시마 의과대학 쿠마 요나가(態代永) 명예교수는 “요가요법은 마음과 영성으로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정신 면역 요법의 하나”라며 “갸냐요가(지식의 요가), 까르마요가(행위의 요가), 박티요가(사랑과 신앙의 요가) 등의 수행은 심신의 자연치유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요가요법 학회 나가사와 히로시(長澤宏) 부이사장 역시 ‘일본 요가치료의 현실태’를 제시한 논문에서 “요가요법은 현재 대체의학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며 자율신경 실조증, 만성 관절 류머티스 등의 치유사례를 보고했다.

이밖에도 치유요가 중심의 전통을 이어온 일본 요가 학계의 현황을 비롯해 제도권 의학과의 교류 상황 등을 상세히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요가수련과 여성건강의 관계를 조명한 논문들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양 보건대 문 희 교수는 “임산부의 요가운동은 임신 말기 임부와 분만 과정에 있는 산부의 피로ㆍ불안 감소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분만통증 완화와 분만시간 단축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제시할 예정이다.

부산대 김미숙 교수는 요가가 유방암 절제술 환자의 건강에 기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유방암 절제술 후 항암요법 혹은 방사선 요법 등을 실시하거나 종료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타요가가 체력증진과 NK-cell(자연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 중 하나·natural killer-cell)의 증식에도 기여한다”는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4-11-03 오후 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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