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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정신의학의 관계는?
신경정신의학회 포럼서 명상과 정신치료 관계 주목
임승택 교수
최근 ‘명상’은 수련의 의미를 뛰어넘어 정신치료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1950년대부터 요가나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데 이어, 90년대 이후부터는 검증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명상을 환자 치료에 본격적으로 응용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10월 21일 ‘명상과 정신의학’을 주제로 포럼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국내 정신의학계에서 ‘명상’을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300명 이상의 정신과 전문의들이 대거 참여해 명상과 정신치료의 관계성에 주목했다.
조옥경 교수
포럼에서는 특히 명상을 성격에 따라 통찰명상과 집중명상으로 분류하고 정신치료 방안으로서의 가능성을 살폈다. 또한 명상치료의 효과와 바람직한 치료법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포럼 현장에서 이슈가 됐던 내용들을 정리했다.

▽ 통찰명상과 정신치료

순간순간 변화하는 몸과 마음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통찰명상. 위빠사나로 대표되는 통찰명상은 이날 포럼의 주된 화두였다.
포럼의 좌장을 맡은 최훈동 원장(한별정신병원)은 “통찰명상을 수련하면 ‘과거’를 수반하지 않고도 ‘현재의 탐욕’을 관찰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다”고 주장해 정신과 전문의들의 관심을 모았다. 환자의 현재 장애가 과거 기억의 소산이라 판단하고 잠재된 과거 의식에 집중하는 정신과 의사들로서는 낯선 얘기였기 때문이다.
최훈동 원장
‘통찰명상’을 발표한 임승택(동국대) 교수 역시 “순간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쾌ㆍ불쾌 등의 느낌을 그 자체로 바라보고 인정하게 되면 그것이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현상임을 깨닫게 되며, 결국에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덧붙이며 통찰명상의 정신치료 효과를 직접적으로 소개했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정신과 전문의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관찰자를 상정하지 않고 단지 관찰하기만 하는 상황이 가능한지, 관찰자가 남아있다면 무아사상에 대치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임 교수는 “바라보는 자에 대한 무언가가 남아있다면 그것은 관념에 불과할 뿐”이라며 “관찰자없이 보는 행위만 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함봉진 교수


∇집중명상과 정신치료

매순간 알아차림을 중시하는 통찰명상과는 달리 집중명상은 어떤 한 대상에 ‘집중’함으로써 무념무상의 삼매를 얻는 수행이다. 호흡, 만트라, 점, 정신적 주제 등 집중하는 대상이 다양한 집중명상은 대부분의 명상을 포괄한다. 이날 포럼에서 조옥경(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요가치료학) 교수가 대표적인 집중명상의 하나인 ‘요가명상’을 발표하며 정신치료와 요가명상의 상관관계를 밝혔다.
조 교수는 “라자요가는 하나의 집중대상을 선택한 후에 주변 대상으로 흩어지는 마음을 집중대상으로 환원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명상 중심의 라자요가를 통해 지각하는 자, 지각대상, 지각작용이 하나로 녹아드는 삼매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조에 가까운 동작이 요가의 전부라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그것은 요가의 작은 부분일 뿐, 요가명상에서 말하는 궁극의 삼매는 “명상이 한결같은 상태에 있어서 그 대상만이 빛나고 자기 자신은 없어지는 상태(요가수트라 3장 3송)”라는 것이 조 교수의 주장이다.
포럼 현장

그렇다면 어떤 대상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까? 조 교수는 정신질환자가 비교적 무난하게 집중을 이룰 수 있는 대상으로 ‘소리’를 제시했다. ‘소함(soham)' 만트라의 경우, 숨을 들이쉬고(소) 내쉴(함) 때 자연스럽게 나는 소리를 의식적으로 자각함으로써 이를 집중대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이완된 상태에서 이 만트라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호흡과 소리의 조화로 내적인 평온과 안정을 맛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명상치료의 현재와 미래

현재 미국의 경우, 메사츄세츠 의과대학의 존 카밧진 교수가 79년 명상센터를 설립한 이후 위빠사나 명상을 정신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천만 인구가 생활화하고 있다는 초월명상(TM) 역시 마하리쉬 관련 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치료에 두루 응용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최훈동 원장ㆍ전현수 원장(전현수 신경정신과) 등이 정신질환자들에게 명상 치료를 실시하며 연구와 치료 방법의 폭을 넓히고 있다.
포럼을 경청하는 정신과 전문의들

이 같은 추세와 관련해 함봉진 교수(서울대 의과대학)는 ‘명상의 임상적용’ 주제발표를 통해 정신의학계에 일고 있는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볼 것을 주장했다. 명상이 정신치료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의료 밖에 존재할 뿐만 아니라 일반 수련장에서 통용되는 명상법을 의료권에서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함 교수는 “환자에 맞게 보완ㆍ개선한 명상법을 체계화시키고 명상지도자-의사-환자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제도 마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을 계기로 최훈동 원장과 함봉진 교.수를 주축으로 한 ‘명상치료연구회’가 발족될 예정이다. (02)2168-3114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4-10-27 오후 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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