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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禪)이란 무엇입니까?
답)기독교적으로 선을 달리 말하면 ‘사랑’, ‘God(신)’, ‘길’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성경 구절인 ‘God is within you.(신은 네 안에 있다.)’라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논리적으로는 접근할 수 없지요. 왜냐면 선이란 본래 이름이 없기 때문이죠. 배고프면 배고픈 줄 알고, 화나면 괴로움을 느낄 수 있고,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순간순간 우리 마음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늘 선(진리)과 함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사람들은 선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밖의 색깔(물질, 형상)만을 믿기 때문에 선을 등지고 사는 것입니다.
문)선을 통해서 ‘마음이 열린다’는 말의 뜻은 무엇인가요?
답)마음이 열리지 않는 이유는 형상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손에 물건을 들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물건을 짚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것을 놓아야 다른 물건을 짚을 수 있는 것이죠. 때문에 우리는 형상의 집착을 놓아야 마음의 문을 열 수 가 있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깨달은 사람은 잔잔한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고, 깨닫지 못한 사람은 출렁이는 물에서 자신의 얼굴을 비추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죠.
문)집착과 번뇌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나 경계에서 흔들립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물질에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는 그 마음이 고요해지려는 마음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집착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지 말고 ‘집착하는 동안에도 나는 진리와 같이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진리는 항상 자기와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믿을 때 집착하는 마음을 버릴 수 있습니다. 마치 나비가 거미줄에 걸려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거미줄에 더 감기는 이치와 같죠. 사람은 누구나 깨달음(진리, 부처)와 같이 살고 있으나 자기 밖의 보이는 세계에 집착돼 진리가 없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망상이요, 환상입니다.
문)명상과 선은 같은 것인가요?
답)명상은 고요함과 혼탁함이 교차하지만 선은 그 자체가 없는 것입니다. 비유컨대 파도와 물이 두 개가 아니라는 것과 같습니다.
문)‘마음공부’를 하는데 스승이 필요합니까?
답)스승을 믿을때 문제의 반은 해결됩니다. 혼자 공부하면 자칫 공부도중 길을 잃고 헤매일 수 있습니다. 스승을 믿으면 필요 없는 노력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을 막을 수 있죠. 모든 종교에는 믿음이 근본입니다.
이날 대화에서 로사리오는 “현웅 스님의 가르침을 들으니 닫혔던 마음이 열린 듯한 심정이다” 며 “쿠바에 돌아가더라도 스님의 오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수행정진 하겠다”며 대화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