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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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0주년] 생활선 실천현장
“법은 원래 세간에 있어서 세간에서 세간을 벗어나나니, 세간을 떠나지 말며 밖에서 출세간의 법을 구하지 말라.”(육조단경)

산중에 있든, 도심에 있든 마음 닦는 공부에는 시간과 장소의 구별이 무의미하다. 분별심을 쳐부수는 것이 선(禪)의 근본이니 분주한 세간에서 공부하는 것이 오히려 힘있는 공부가 될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 잠들 때까지 보고 듣고 감각하고 아는 그 주인공을 찾는 참선공부의 진원지가 되고 있는 도심 속의 생활선 도량을 찾아가 보자.


화계사 수선회
공안 점검으로 참선 지도

파란 가을 하늘이 눈부신 9월 중순, 화계사(주지 성광) 일요 참선법회 모임인 수선회(회장 박종환·61)를 찾았다. 이날 대적관전 3층 법당에는 100여명의 불자들은 108참회를 시작으로 주력 수행에 열중이었다. 10분간의 휴식이 끝나고 성광 스님의 법문이 시작됐다. 잠시 입정에 든 대중들의 침묵을 깨고 스님은 간결한 선법문을 내렸다.

“여러분, 잘 들으셨죠? (침묵) 방금 제가 죽비를 치고 바깥에서 들려오는 영가천도 염불소리가 다 법문입니다. 저는 무정설법(無情說法)으로 이미 법문을 다 마친 것입니다. 그 이치를 알겠습니까?”

법문이 끝나갈 즈음, 스님은 대중들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여러분 중에 ‘나’ 즉 내가 누구인지 아는 분 있습니까?” 그러자, 거사 한명이 일어나 스님이 앉은 법당 한 가운데로 향하더니 단정히 3배 합장한 후 무릎을 꿇고 앉았다. 거사는 “깨달음은 묻지 않거니와 지혜는 어디서 나옵니까?”하고 되물었다. 스님은 “그가 바로 대자대비입니다”라고 답했다. 다시 거사는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는 이는 어떻게 공부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스님은 죽비로 탁자를 “꽝”하고 내리치면서 ‘할’로 대답을 대신했다. 거사가 다시 합장 반배하고 자리로 돌아가자, 스님은 “훌륭합니다. 그대로 계속 정진하시길 바랍니다.”라며 법문을 마쳤다. 숭산 스님과 제자들이 행해 왔다던 일종의 ‘공안점검(公案點檢)’이 즉석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어 참선수행에 들어갔다. 이날은 참선을 처음 접하는 불자가 6명이나 동참했다. 법사는 다리를 쭉 뻗었다가 가부좌를 트는 요령부터 좌복 위에서 몸을 흔들어 자세를 잡는 방법까지 자상하게 설명해 나갔다. 길지 않은 시간 회원들은 선 삼매에 잠겼다. 마지막은 <금강경> 독송으로 회향됐다.

수선회는 매주 일요일 가족법회가 끝난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까지 진행되는 재가불자들의 수행모임으로서 성광 스님이 1997년부터 모임을 이끌어 왔다. 현재 수선회의 수행법 지도는 지종철 법사(60)가 맡고 있다. 수행방법은 참선 뿐 만아니라 주력(신묘장구대다라니), 108배 참회, <금강경> 독송, 법문 등 다양하다. (02)902-2663


인천 용화선원 시민선방
개원 40년 도심선원 원조

‘딱딱딱~!’
입승의 죽비소리에 가부좌를 튼 재가선객들이 선정(禪定)에 든다. 잠시 후, 적막이 걷히고 스피커를 통해 용화선원 선원장 송담 스님의 법문이 흘러나온다. 참선이 무엇인지부터 생활 속에서 적용하기 위한 방법들까지. 수행자들은 법문을 들으며 ‘이뭣고’ 화두를 다잡는다. 끝없이 묻고 또 묻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의 본성을 찾기 위해….

매일 300여명의 불자들이 찾는 이곳은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용화선원 시민선방. 용화선원은 선의 대중화를 위해 1963년 선방을 열고, 보살선방(82년) 시민선방(92년)을 잇따라 개설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참선의 기회를 일반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곳 시민선방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새벽 3시 아침예불부터 저녁 9시 저녁정진까지. 참선을 원하는 이들은 원하는 시간에 선방을 찾는다. 보통 50~60대의 보살들이 주가 되지만 요즘 들어서는 거사들과 타종교인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4년 전부터 용화선원 선방을 찾았다는 김덕순(55) 씨는 “마음이 편해져요. 처음에는 힘들지만 참선을 하다보면 나를 비롯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져요.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생기구요”라고 설명한다.

용화선원은 초발심자를 위해 ‘참선입문’과 ‘참선수련회’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참선을 바르게 알리고, 보다 많은 이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 선방에서 수행에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3개월간의 결제를 통해 스님들과 똑같이 수행할 수 있는 보살선방을 제공한다. 보살선방 안거에는 매회 70~80여명이 동참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도 용화선원은 용화어린이집 운영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참선의 생활화를 돕고, 학업으로 바쁜 청소년들에게는 매달 1차례 1일 출가를 통해 깨달음을 향한 목마름을 해갈하도록 하고 있다. (032)872-6061


공주 학림사 오등선원
24시간 개방…청규 엄격

10월 2일 대전 계룡산 장군봉 아래 위치한 학림사(조실 대원) 오등시민선원. 40여 불자들이 입선을 알리는 죽비 신호와 함께‘오직 모를뿐’인 마음으로 의심하고 또 의심하는 화두삼매에 들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진행되는 철야참선 시간에 재가 선객들은 수마와 싸우며 본래면목(本來面目)과의 상봉을 다짐하는 것이다.

주말 저녁마다 대원 스님의 선어록 강의(10월 2일부터 <금강경오가해>)와 철야참선법회를 열고 있는 오등시민선원은 일반 선원과 다른 점이 많다. 대부분의 시민선원들이 구참 재가자들에 의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반면, 학림사는 조실 대원스님이 직접 입방자들의 공부자리를 점검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참선공부를 하면서도 제대로 점검을 받아보지 못한 대부분의 출·재가 선객들은 자신의 공부자리를 점검 받을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얻고 있다.

이러한 가풍은 자유로운 공부와 그에 걸맞는 실참, 현실 속의 회향을 강조하는 대원 스님의 가르침에 기인한다. 시민선원에서 입승 소임을 보는 이원우(68) 거사는 “조실스님이 늘 철저하게 점검해 주시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접어들 위험이 없고 새로운 발심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곳은 시민선원이지만 선방 청규는 전통선원 못지않게 엄격하다. 특별하게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한 오직 정진만을 허락하는 반면, 나태하거나 망상놀음이 심하면 여지없이 퇴방을 당한다. 하지만 이런 엄격함에도 수행열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안거 때는 60여명의 재가불자가 시민선원에서 하루 8시간 정진했을 정도다. 해제철의 평일에는 20여명, 주말에는 평균 40여명의 불자들이 내집에서처럼 편안하게 좌선하는 가풍이 자리잡았다.

2001년 11월 200여평의 오등시민선원을 개원하면서 자체 숙식 및 휴식공간을 갖춘 학림사는 선방을 24시간 개방하고 사무실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시민들이 자유롭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042)825-1724


서울 임제선원
직업별로 活禪 공부 가속

서울 봉천7동 주택가 골목길 모퉁이에 자리잡은 임제선원(조실 종성). 이 곳의 법조인법회, 교직원법회, 청년법회, 바라밀법회에서 공부하는 교수, 공무원, 법조인, 직장인, 가정주부 등의 불자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화두를 놓치지 않고 늘 깨어있는 삶을 살고 있다. 조실 종성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세간 속에서 수행의 향기를 전하는 도심선원이라 할만하다.

9월 26일, 이날은 우바이 수행자들의 공부모임인 바라밀법회(회장 한복남. 80)가 있는 날. 20여 보살들이 종성 스님의 제자인 법현 스님의 집전으로 예불을 올리고 반야심경을 봉독한 뒤 30분 간의 입정에 들었다. 평균연령이 60대 중반이나 되는 바라밀회 회원들이 꼿꼿이 반가부좌를 틀고 입정한 모습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이어 죽비 삼타로 좌선을 끝내고 법현 스님의 설법이 진행된다. 법현 스님의 설법 주제는 <신심명>과 <증도가>에 대한 강설. 한문 원전에 대한 해석과 스님의 강설이 진행되자 쉽지 않은 선 법문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는 신도들의 입가에 환희심을 담은 미소가 번져온다.

“참선공부란 늘 일상속에서 화두를 들고서 자기의 모든 감정과 지식이 본래 없는 허공과 같은 마음자리로 뜻을 돌려 일관되게 빈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입니다.”

법현 스님은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아서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다’는 <신심명>의 첫 구절을 거듭 인용하며, 분별심을 쉬고 빈 마음 자리로 돌아가서 화두를 챙기라고 강조한다.

‘어느 곳에서든 주체가 된다면 서는 곳마다 모두 참될 것’이라는 임제 스님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종지에 따라 참사람, 즉 무위진인(無位眞人)의 삶을 표방하는 임제선원. 이 곳 신도들은 ‘선은 마음의 도리를 실제로 깨닫는 진리요, 활발발하게 살아서 행동하는 활선(活禪)’임을 가르쳐 온 종성 스님의 지도 아래 삶과 수행을 둘 아니게 닦는 마음 공부로 ‘날마다 좋은 날’을 살고 있다. 토요법회(매월 둘째 토 오전10시)와 일요법회(매월 첫째)이외에 법조인법회(매월 셋째 일), 바라밀법회(매월 넷째 일), 교직원법회(매월 마지막 토 오후5시)가 열린다. (02)888-6397


전국 시민선원
단체명 연락처
갑사 (041)857-8981
공소사 (031)246-1001
광주 자비신행회 (062)222-1165
금강선원 (02)445-8484
길상사 (02)3672-5945
대구구도회 (053)256-8589
대자암 (041)857-5800
대전구도회 (042)524-2157
도선사 (02)993-3161
동화사 (053)982-0101
맑고향기롭게 대구모임 (053)753-8883
망해암 (031)443-5559
묘심선원 (02)523-8005
미타사 (02)662-4736
범어사 (051)508-3122
법련사 (02)733-5322
법왕사 (053)766-3747
보리수선원 (02)928-2844
보현사 (02)254-6966
봉선사 (031)527-7951
봉은사 (02)516-5652
부산 금화사 (051)582-3042
부산불교교육원 (051)466-4080
불광사 (02)413-6060
서울 강남포교원 (02)539-2631
석탄사 (063)538-1268
선학원 (02)732-3327
수선회 (02)732-5960
수원포교당 (031)255-2692
안국선원 (051)892-9877
안성 도피안사 (031)676-8700
여여선원 (051)740-6288
영남불교대학 (053)472-6288
영주 부석사 (054)633-3464
용화사 (041)274-2159
용화선원 (031)872-6061
울산 학성선원 (052)271-5352
임제선원 (02)888-6937
전남 보광사 (063)763-1192
전등사 전등선원 (02)762-0643
전북불교대학 (063)226-7878
정각선원 (031)903-9628
정인사 (055)256-5450
정토수련원 (054)571-6031
제주 남국선원 (064)733-2278
조계사 (02)732-2183
직지사 (054)436-6606
통도사 부산포교원 (051)816-224
학성선원 (054)71-5352
한국불교연구원 (02)3411-6167
한마음선원 (031)470-3100
해운정사 (051)746-2256
해인사 백련암 (055)932-7300
해인사 원당암 (055)932-7308
홍련암 (063)263-6072
홍제사 황령선원 (055)382-1181
화계사 (02)902-2693
황대마을선원 (055)963-9551
주말 철야참선 하는 곳
단 체명(시간) 연락처
공림사(매월 셋째 토) (043)833-1029
대구구도회(매월 마지막) (053)654-8533
대전구도회(매월 셋째) (042)527-0559
미타사(매주) (02)662-4736
범어사(매월 첫째) (051)508-3122
법련사(매월 마지막) (02)733-5322
법륜사(매월 둘째) (043)878-6122
보림회(매주) (02)914-6187
부석사(매월 마지막) (054)633-3464
선학원(매월 셋째) (02)732-3327
수선회(매주) (02)517-3108
우곡선원(매월 첫째) (02)2055-3111
장안사 매월(마지막) (031)703-7766
통도사 극락암(매주) (055)382-7083
통도사 부산포교원(매주) (051)816-2241
축서사 (054)672-7579
학림사 오등시민선원(매주) (042)825-0515
해운정사(매주) (051)746-4812
해인사 백련암(매월 넷째) (055)932-7300
해인사 원당암(매월 첫·셋째) (055)963-9551
홍련암(매월 첫·셋째) (063)263-6072
화계사 선우회(매주) (02)900-4326
김재경 | jgkim@buddhapia.com |
2004-10-12 오후 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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