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어두워지면 방을 밝힐 램프가 필요하다.
그러나 태양이 떠오르면
램프가 없어도 보이기 때문에
램프가 필요 없어지게 된다.
태양을 보기 위해서는
태양 그 자체가 빛나고 있기에
어떠한 램프도 필요치 않다.
마음도 램프와 같다.
마음에 반사된 빛은
사물을 지각하는데 필요하다.
그러나 심장을 보기 위해서는
마음이 심장을 향해
방향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마음은 심장 속으로 사라지고
심장은 밝게 빛난다.
-라마나 마하르쉬-
“우리의 참된 성품은 해탈입니다. ‘나는 깨닫지 못했다’는 생각도 하나의 장애물이죠. 깨달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깨달을 것이 없습니다. 깨닫기 위한 노력은 ‘자신이 참나를 깨닫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줄 뿐, 수행으로 얻은 참나는 진정한 참나가 아닙니다. 참나는 항상 모든 곳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서심리상담연구소 김경민 소장에게 수행의 방법을 묻자, 그는 대뜸 수행의 불필요함부터 역설했다. 이어 ‘무지’라는 장애에 가려 있는 ‘빛나는 본성’을 있는 그대로 자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고의 두터운 장막에 가로막힌 참나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김 소장은 이를 위한 방편으로 라마나 마하르쉬 명상법을 응용한 ‘참나명상센터’를 개설하고 무료명상프로그램의 보급(매주 월ㆍ수ㆍ금 오전 7시 30분~8시)에 나섰다.
“참나명상은 지금-여기에 온전히 사는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과거의 경험에 매달려서 ‘현재의 나’로 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본래 성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김 소장의 참나명상에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 고요히 있을 것’을 권할 뿐이다. 어떤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을 따라가지 않고 ‘이 생각이 누구에게서 일어나는지’를 묻는다. 그 답은 ‘나’가 된다. 다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해본다. 이 같은 질문으로 나에게 지속적으로 집중해가면 “나는 나다”라는 단계에 이르게 되고, 결국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조차 사라지는 때가 온다.
그러나 고요히 좌선한 가운데 이 같은 깨달음을 얻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김 소장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상담기법을 접목시켰다. 그는 ‘참나’를 가리고 있는 무의식적 생각의 덩이에 집중했고, 이를 제거하는 과정을 마련했다. ‘핵심감정’이라 표현되는 이 같은 무의식은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에 배어있어 사고와 행동을 제한한다. 김 소장은 자신의 핵심감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바라보고 집단상담을 통해 타인들과 함께 나눈다. 상담자들은 ‘참나’의 발현을 얽어매는 타인의 무의식적인 집착을 마주하면서, 자신의 ‘애응지물(碍膺之物ㆍ마음에 끄달리는 것)’을 직시하게 되고 또한 그것으로부터 일순간에 놓여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김 소장의 명상법은 관련 학자들과 상담가들에게 널리 알려져 400회 이상의 명상 워크숍 집단상담이 실시됐으며, 총 1만여 명의 참가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또한 30년 이상 수행해 온 수도회의 수녀·신부들에게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해, 구체적인 수행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각 시청, 사회복지관, 기업 등 명상 및 상담을 벌인 곳만 해도 수 십 여 곳에 이른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참나대안학교 설립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 심리상담 전문가들과 관련 학자들 100여명이 뜻을 나누고 전북 진안 지역에 보금자리를 가꾸고 있는 중이다. 인도의 성자 크리슈나무르티에 버금가는 세계 영적 교사 양성을 꿈꾸는 그는 “‘마인드 학습 클리닉’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는 이미 다 갖춰놓은 상태이며 하드웨어 구축이 마무리되는 대로 학생들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2)564-3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