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4일 서돈각 이사장의 타계로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는 대한불교진흥원(이하 진흥원)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재 진흥원은 정관에 따라 가장 연장자인 홍승희 이사(성곡문화재단 이사장)가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오는 9월 말경 열릴 진흥원 이사회나 간담회를 앞두고 새 이사장 선출과 관련해 교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돈각 前 이사장 시절 운영전반을 도맡으며 후임 이사장 후보로 가장 유력했던 송석구 前 동국대 총장에 대한 이사장직 승계도 현재로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이사들은 송 이사가 최근에 있었던 불교방송 사장선임과 동국대 교비전용문제를 이유로 이사장 선출에 약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이사가 이사장을 맡든지, 홍승희 직무대행이 전임 서 이사장의 남은 임기 3년을 채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30주년을 앞두고 새 출발을 기약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진흥원의 새 체제의 정비는 시급한 실정이다. 또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진흥원과 새 이사장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그런 만큼 새 이사장에 누가 선출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진흥원이 1대(구태회, 75~80년), 2대(황산덕, 80~89년) 1기 관선이사 체제와 3대(장상문, 89~92년) 창건주 가족 및 4,5,6대(서돈각, 92~2004년)에 이르는 2기 정립시기를 거쳐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3기 체제를 맞는 만큼 개혁과 변화에 대한 교계 열망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
교계에서는 불교진흥이라는 진흥원의 위상에 걸맞는 다양한 지원사업이 전개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진흥원을 바라보는 불자들의 시각은 대체적으로 ‘현실안주’라는 평이다. 이는 진흥원이 설립초기부터 자산의 유지관리에 치중해온데서 기인한다.
예산의 활용에 따른 지원예산의 중단도 한몫한다. 87년 지원사업의 일부를 중단하고 직접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교계 단체에 대한 지원도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90년 불교방송이 설립되면서 진흥원 예산 50억중 지원예산인 목적사업비의 약 80%인 8억여원이 매년 불교방송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이 진흥원의 지원사업을 확대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진흥원의 교계단체 지원활동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흑자를 구현하고 있는 불교방송의 독립도 시급한 실정이다.
급기야 IMF를 거치며 단체 및 학술단체등에 대한 지원예산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교계에서 바라보는 진흥원의 위상도 변화가 생겼다. 자체사업 확대로 관리비 및 인건비가 상당부분 차지하면서 교계로 지원되는 예산은 2억여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사업 추진부분도 다시 검토해봐야할 과제다.
90년대 초 괴산 다보수련원등의 설립에 40여억원이 투입된 것을 비롯해 매년 운영에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고 있음에도 교계의 활용도 면에서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15~20여억원이 소요되는 양주 불교문화체험관 건립계획이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교계 단체의 한 관계자는 “진흥원이 재정을 이유로 약간씩 지급되던 교계의 포교지원비 및 학술지원비까지 끊은 마당에 장기적인 사업계획으로 대규모 불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불만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진흥원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거나 추진하고, 지원대상을 선정하는데 있어 전문가들을 자문단으로 구성해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불교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보화 사업등 불교계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구상하고, 지원하는 등 불교계 전반에 활력을 주는 재단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불자들은 대표적인 교계 재가불교 지원재단인 진흥원이 故 장경호 거사의 유지를 받들어 ‘불교진흥’에 더욱 힘써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청년 군장병 소장학자등 불교인재 양성과 해외포교등 한국불교계가 풀지 못하고 있는 막중한 포교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진흥원이 해야 할 가장 합당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교계의 한 관계자는 “진흥원은 재가불교계의 대표적 지원재단으로 30년동안 교계단체 지원, 군불교 지원, 불교학자 양성, 청정운동 전개, 재가불교 활성화, 교양대학 운영, 불교문화센터 운영 불교발전에 큰일을 해왔다”며 “진흥원이 내년 30주년을 맞고 새 이사장이 선임되는 시점에서 불교진흥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재가불교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