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땅(心地)은 모든 종자를 머금어 촉촉한 비를 만나면 어김없이 싹튼다.”(마조록)
가계부채 500조원, 신용불량자 4백만명. 우리나라는 경제활동 인구 5명 중 1명이 돈 문제로 족쇄를 차고 있다. 세계 1위의 자살율, 2위의 사건발생율, 3위의 이혼율 등등.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를 추락시키고 있는 온갖 통계들이 시민들의 깊은 한숨을 자아내고 있는 요즘, 전국의 유명 사찰에서 고승 초청법회를 열어 중생들의 허전한 가슴을 감로법문(甘露法門)으로 채워주고 있다.
남악회양 스님이 심지법문(心地法門)을 통해 마조도일 스님에게 깨달음의 기연을 만들어 주었듯이 시민들에게 큰스님들의 사자후를 전해주는 사찰들은 조계사, 범어사, 동화사, 도선사, 불광사, 법왕사 등. 주로 도심에 위치한 이 사찰들은 민생파탄으로 불안한 시민들의 마음을 쉬게 하고 새로운 삶의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는 여론이다.
시민을 위한 안심법문과 더불어 수행법까지 덤으로 지도하는 대중법회를 준비중인 곳은 서울 불광사(02-420-3200). 불광사는 10월 4~10일 매일 오전 10시 큰스님 7인 초청법회와 연말까지 매달 셋째 일요일 선원장 담선(談禪)법회도 연다. 이와 함께 10월 2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2~5시 수행법 특별강좌를 연다. 초청된 큰스님 7인은 지관(가산불교문화원장), 고산(쌍계사 조실), 정무(석남사 주지), 정련(내원정사 회주), 우룡(학성선원 조실), 혜정(원로의원), 성수(황대선원 조실) 스님이며 선원장스님 3인은 현산(화엄사선원장), 지환(기본선원장), 무여(축서사 주지) 스님이다. 지홍(생활수행) 청견(절) 무심(사경) 정목(염불) 성정(기도) 스님 등이 강의하는 수행법 강좌는 시민들이 기복신행을 넘어 본격적인 불교공부를 접하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부산 범어사(051-508-3636)도 7월부터 계속해 온 고승초청법회의 후반기 일정을 확정했다. 범어사 선덕 대정(9월12일), 제주 국청사 회주 혜운(9월22일), 부산 미륵암 주지 백운(10월2일), 범어사 조실 지유(10월14일) 스님 등이 설법에 나선다. 대구 동화사(053-985-4404)는 ‘간화선(참선) 수행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9월4일부터 11월13일까지 매주 토요일 담선 대법회를 연다. 동국대 강사 월암(9월11일), 법인정사 선원장 설우(9월18일), 동국대 교수 성본(9월25일), 봉암사선원장 정광(10월2일) 스님 등이 논주로 참석해 선(禪)으로 마음 닦는 법을 알려준다. 조계사는 포교원장 도영(9월8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지안(9월12일), 총무원장 법장(9월15일), 용주사 주지 정락(9월16일) 스님 등을 초청해 9월 법회를 연다.
서울 도선사와 대구 법왕사도 큰스님들의 법석을 펼치고 있다.
도선사(02-993-3161)는 9월8일부터 10월11일까지 ‘7관세음보살 33일 기도 및 고승대덕 초청대법회’를 개최한다. 총무원장 법장(9월8일), 경국사 회주 인환(9월11일), 도선사 회주 혜성(9월23일), 봉선사 조실 월운(9월26일) 스님 등이 차례로 법문한다. 지난 7월18일부터 100일간 ‘화엄법화산림 백고좌법회’를 봉행중인 법왕사(053-766-3747)에서는 장수 성관사 회주 월성(9월12일), 前 교육원장 암도(9월14일), 대성사 조실 도문(9월19일), 부여 보라정사 조실 법장(9월22일) 스님 등이 법석을 이어간다.
14년 동안 연인원 1500여 고승을 초청, 매년 백고좌 법회를 열어 온 법왕사 주지 실상 스님은 “큰스님들의 감로법문은 중생의 고통을 녹여주고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하며 사찰에서는 부처님 법을 전하는 진정한 불사로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