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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요가학 석사 배출되다
요가 강좌가 줄을 잇고 요가 관련 물품이 연일 인기 품목에 오르고 있다. 그에 반해 요가의 철학과 사상에 대한 열기는 아직도 상상하기 힘든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원광대 동양대학원 요가학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요가학 석사 3인을 배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인도철학과 등 관련학과를 중심으로 요가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된 적은 있지만,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이수한 요가학 전공자는 김옥분ㆍ류시현ㆍ신정희 씨가 처음이다. 국내 요가학 연구에 지표를 제시한 이들의 연구성과를 살펴본다.

▽‘요가 쭈다마니 우파니샤드’ 원전 번역 연구- 류시현
원전을 번역한 작업으로 석사논문 통과라는 험난한 터널을 뚫을 수 있을까 싶지만, 그것은 국내 요가학의 현실을 깨닫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 류시현 씨는 ‘요가의 가장 뛰어난 보석같은 우파니샤드’로 꼽히는 <요가 쭈다마니 우파니샤드>를 산스크리트어 원전 의미 그대로 살리며 번역, 요가학 연구의 길을 열었다.

류 씨는 “형이상학적인 요가의 원리를 강조하는 초기 우파니샤드와는 달리, <요가 쭈다마니 우파니샤드>에서는 현실적인 수행의 방법까지 서술하고 있어 현대인에게도 그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실질적인 호흡법은 물론이고 수행의 장소와 시간, 택해야 할 음식까지도 상세하게 밝히고 있는 것이 <요가 쭈다마니 우파니샤드>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국내에 거의 소개돼 있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산스크리트어 원전 자체의 번역작업도 더딘데다, 그나마 이뤄지는 번역조차 일본어 주석에 기댄 이중번역이 전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산스크리트 주석을 보조삼아 원전을 새롭게 조명한 류 씨의 연구는 요가학계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고 평가한다.

류 씨는 “<요가 쭈다마니 우빠니샤드>가 제시하고 있는 요가수행의 6가지 요소, 꾼달리니 각성을 위한 수련법 등을 체화한다면 해탈에 이를 수 있다”며 “국내 요가 수련장에서도 철학에 근거한 요가수행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요가 꾼달리 우파니샤드 원전 번역 연구- 김옥분
“인체 내에 잠자고 있는 ‘꾼달리 샥티’가 깨어나게 되면 몸 안에 있는 모든 장애가 소멸된다.”

요가의 목적은 ‘꾼달리 샥티의 일깨움’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꾼달리’는 척추기저부에 감겨져 있는 힘을 뜻하고, ‘샥티’는 모든 개체의 근본 에너지를 나타낸다. 김옥분 씨는 “‘꾼달리 샥티’로 알려져 있는 인간의 잠재된 힘을 물질적ㆍ정신적 작용으로 생활 속에 끌어내고 싶어 <요가 꾼달리 우파니샤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산스크리트어 원전을 우리말로 번역하며 영문판 와의 비교작업 역시 함께 전개했다. 영문 번역가인 수와미 사띠아난다 사라와띠 역시 요가 관련 저서와 역서를 상당수 남긴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원전과 영문 번역본은 수천 년간의 시대적 간극과 견해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 씨는 산스크리트어의 언어구성이 영문법보다는 우리말의 배열 순서에 더 가까운 이점을 살려 후대에 새롭게 추가ㆍ누락된 부분, 원전의 본뜻과 다른 풀이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어 김 씨는, 원전에서는 ‘경전이 없이는 스승도 성취하기가 힘들다’라고 표현된 것이 영어원문에서는 단지 ‘어렵다’라고만 표기된 것을 지적했다. 또한 원전에서 ‘잘못된 아사나에 의한 질병’이라 표현한 것을 영어원문에서는 ‘건강에 해로운 음식의 영향’이라고 표현한 것을 짚어내기도 했다.

▽요가교육이 유아의 사회성 발달에 미치는 영향 연구- 신정희
요가경전인 빠딴잘리의 <요가수트라>에는 요가의 8가지 요소가 언급된다. 그 가운데 가장 첫째 요소는 ‘생명을 죽이지 말 것ㆍ진실할 것ㆍ도둑질 하지 않을 것ㆍ음란하지 않을 것ㆍ소유하지 않을 것’ 등의 사회적 계율인 ‘야마(yama)’이고, 두 번째 요소는 ‘청정ㆍ만족ㆍ고행ㆍ자기학습ㆍ신성에게 귀의함’ 등의 개인적 계율인 ‘니야마(niyama)’를 가리킨다. 이 같은 계율이 인간의 사회성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신정희 씨의 연구는 그 같은 고민에서 시작됐다.

오랜 기간 어린이 요가 교육을 담당해 온 신 씨는 ‘야마’와 ‘니야마’가 유아의 사회성 교육과 사회적 발달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268명에게 실험을 실시했다. 6세 유아들을 대상으로 주1회 4개월ㆍ15개월 요가 수련교육을 실시한 후 사회성 검사에 임했고, 이들 검사결과를 ‘요가교육을 받지 않은 대조집단’과 비교해 결론을 내렸다. 요가 수련을 거친 유아들은 △때와 장소에 맞게 자신의 행동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었고 △가족과의 애착관계가 안정돼 있었으며 △또래의 유아들에 비해 보다 독립적인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 성과가 그것이다.

신 씨는 “어린이 요가가 확대 보급되고 있는 현실에서 어린이 요가와 관련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시급하다”며 “이번 논문이 전무하다시피한 어린이 요가 연구에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개념 풀이*
◇ 우파니샤드(upanisad)
upa는 ‘가까이’, ni는 ‘확실하게’, sad는 ‘앉는다’. ‘제자가 스승 아래 아주 가까이 앉아 전수받는 지식’이라는 뜻으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제자가 스승과 일대 일로 마주앉은 자리에서 대화를 통해 전수받는 ‘신중하고 엄격한 가르침’이자 ‘비밀스런 가르침’이다. 인도의 베다학파를 통해서 발전한 우파니샤드는 기원전 7세기에서 기원후 2세기에 걸쳐 저술됐으며 그 종류만 해도 150종에서 200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요가에 관련된 우파니샤드는 50개 정도이며, 그 가운데 <아드바야타라카 우파니샤드>, <암리타나다 우파니샤드>, <나다빈두 우파니샤드>, <마하바키야 우파니샤드>, <요가 쭈다마니 우파니샤드>, <요가 꾼달리 우파니샤드> 등 21개의 요가 우파니샤드가 전해지고 있다.

◇ 요가의 6가지 요소
<요가 쭈다마니 우파니샤드>에 나타난 요가의 6가지 요소는 아싸나(요가자세), 쁘라나야마(호흡법), 쁘라뜨야하라(감각기관의 제어ㆍ철수), 다라나(집중), 드야나(명상), 사마디(삼매) 이다. <요가 쭈다마니 우파니샤드>에서는 요가의 6가지 요소와 수행의 관계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요가 수행자는 ‘아사나’를 통해서 질병이 없어지고 ‘쁘라나야마’를 행함으로써 죄를 태워 없앨 수 있다. 또한 ‘쁘라뜨야하라’는 감각기관을 제어하여 마음의 일그러짐을 놓도록 도와주고, ‘다라나’는 마음을 한곳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한다. 이를 통해 ‘드야나’라는 명상, ‘사마디’라는 삼매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4-09-02 오전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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