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안에 깨우치라”며 단기출가와 용맹정진을 강조했던 해안 스님은 일찍부터 재가자들의 수행과 교육 여건 마련에 헌신했다. 그러나 “7일만에 깨칠 수 있다”는 말은 얼핏 들으면 믿기 어려운 말로 비쳐지기도 한다. 해안 스님이 굳이 7일을 강조한 뜻은 어디에 있을까.
“사람들은 정진을 오래 해야만 깨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견성은 단시일을 두고 결정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부처님과 역대 조사들은 아무리 미련하고 못난 사람이라도 7일이면 도를 성취한다고 했습니다. 만일 7일안에 깨치지 못했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 하면 공부하는 사람의 정신자세가 철저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기간이 짧아서 깨치지 못하는 것은 절대로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해안집)
해안 스님은 자나 깨나 화두가 성성적적한 일여(一如)의 경지가 돼면 1주일안에도 화두가 타파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스님은 “수행자는 오직 화두 일념에 사로잡혀 옆에서 뇌성벽력이 쳐도 듣지 못해야 하고, 찬 바람이 뼈속에 스며들어도 추운 것을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생명에 대한 애착심 때문에 그리하지 못한다”며 ‘크게 한번 죽는(大死一番)’ 용맹심을 절대적으로 강조했다.
“이 일을 성취하려면 한번 죽어야 합니다. 눈도, 귀도, 입도 죽어야 합니다. 단 7일간이니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는다 해도 아주 죽지는 않습니다. 죽기로써 대들어야 영원한 살 길이 열리지 어설피 살려고 버둥대면 오히려 죽게 된다는 진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 결심으로 한다면 7일간이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요, 생사 일대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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