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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사 한문학당, 일요 특별법회로 상설화
영화 ‘달마야 놀자’로 잘 알려진 김해 은하사(주지 혜진). 8월 11일 오후 4시, 보제루에서 아이들의 글 읽은 소리가 들려왔다. 가사 장삼까지 수한 혜진 스님이 한문을 가르치고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7명이 앉은뱅이 책상에 앉아 소리 높여 한자를 따라 읽고 있다. 늦여름 오후 햇살이 열려진 법당 문으로 들어와 아이들의 등뒤로 쏟아진다.

잘 연출된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혜진 스님이 방학을 맞아 마련한 은하사 한문학당의 모습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은하사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한문학당은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수가 적지만 수업분위기는 진지하기만 하다.
숙제 검사에 이어진 복습시간.

“부생아신(父生我身) 모국아신(母鞠我身) 복이회아(腹以懷我) 유이포아(乳以哺我)” 스님을 따라 한문을 읽은 아이들의 뜻풀이가 이어진다. “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으니 배로써 나를 품어주셨고 젖으로써 나를 먹여주셨다.”

풀이도 곧잘 한다. 이날 수업에 사용된 교재는 서당의 교과서에 해당됐던 사자소학(四字小學)의 수심보경에 부록으로 삼강오륜(三綱五倫) 화랑오계(花郞五戒),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 어린이 오계 등을 보태 은하사에서 직접 교재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읽고 쓰기 쉽도록 수심보경 사경용 책자까지 만들었다. 교재에 나오는 한자가 제법 어려운 것들도 있지만 아이들은 힘들어하는 내색도 없이 진도를 따라온다. 누나 가영이와 함께 온 인구(활천초 4)는 “한자도 많이 알 수 있고 예절도 배워서 좋다”며 “부모님과 함께 절에 몇 번 오기는 했지만 스님께 한자도 배우고 예절도 배울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둘째 시간은 조계종 원로의원 동춘 스님이 그림과 함께 읽기 쉽게 펴낸 만화책 부모은중경 <엄마 아빠 고마워요>로 수업이 이어졌다. 진백이, 지원, 미나는 이야기속으로 빠져들며 부모님의 은혜를 설명하는 스님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문학당이긴 하지만 한문만 가르치는 건 아니다. 첫날 제일 처음 배운 것은 삼배하는 법. 그리고 맨마지막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신발 정리를 하기로 하는 약속도 정했다. 보제루 입구 아이들의 신발이 가지런히 정리됐던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한문도 배우고 예절교육도 배울 수 있는 일거양득의 은하사 한문학당은 앞으로 법회에 함께 참석한 가족을 위해 ‘부모와 함께 배우는 수심보경’으로 일요일 특별법회로 상설화 될 예정이다. 겨울방학엔 한달 과정으로 진행할 예정인 어린이 학문학당은 향후 <초발심자경문>을 교재로 어른들과 아이들 과정을 각각 개설하기로 하고 준비중이다.

혜진 스님은 “한문학당이 단순한 한자 배우기가 아니라 부모은중경, 초발심자경문 등을 통해 아이들에겐 어른 공경의 마음을 어른들에게 삶의 지혜를 일깨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055)337-0101
천미희 기자 | mhcheon@buddhapia.com |
2004-08-12 오전 1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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