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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불심 화두10]4 5분 수행, 인생 '변신'
‘목재 건출물의 주치의’ 이동흡 국립산림과학원 목재보존연구실장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반야심경> 사경 수행을 하고 있다. 사진=김철우 기자
직장인들은 성공과 실패의 연속인 일터에서 출세하기, 부자 되기, 오래 살기 등 각자가 선택한 화두 속에서 인생을 살고 있다. 구체적인 실천노력도 치열하다. 승진 시험 준비에서부터 주식과 부동산 투자, 건강 챙기기에 이르기까지 관심의 폭이 넓다. 일터불자들은 어떨까. 마찬가지다. 알찬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럼, 일터불자들은 야무진 ‘인생 만들기’에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단연 ‘수행’에서 찾고 있다. 전통 수행법인 참선에서 간경, 사경, 사불, 염불, 주력, 위빠사나 등 각자 업무 특성과 근무여건 그리고 개인 성향에 따라 수행법을 선택해 수행하고 있다. 수행이 인생설계도면에 기초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일터불자들이 말하는 수행법, 그리고 그 경험담과 일터수행법 선택 길라잡이를 소개한다.

#사례1. 경찰 생활 26년째인 대구서부경찰서 불교회장 김덕수 경사(53ㆍ혜공). 그는 ‘카세트와 108염주’가 20년 넘는 경찰관 인생에 동반자였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염불 테이프를 틀고, 108배로 하루를 열었기에 없어선 안 될 법구(?)라고 말한다. 초임 순경 시절부터 잦은 외근으로 의자에 엉덩이 불일 틈도 없었지만, 염불 수행은 인생의 길잡이였다. 또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할 수 있는 염불 수행의 장점은 김 경사를 아예 ‘염불 수행 마니아’로 만들었다.

#사례2. ‘목재 건축물 주치의’ 이동흡 국립산림과학원 목재보존연구실장(49). 지난 96년부터 <반야심경> 사경 수행을 해오고 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쓴 붓글씨 사경문이 수백 장. 국립산림과학원 불교연구회원들에게 보시한 사경문도 수십 장에 달한다. 사경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목재연구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 정성 들여 한 자 한 자에 써내려가다보면, 복잡한 생각이 저절로 정리될 수 있었다. 자신의 ‘마음 그릇’도 커져 이제는 ‘목조건축연구포럼’도 결성해 전통사찰보존을 위한 다양한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5분 수행, 인생이 이렇게 달라졌다=서울 성북승무사무소 법우회 교화부장 정찬영 기관사(45ㆍ현봉). 풋내기 기관사시절부터 ‘신묘장구대다리니’ 주력 수행을 매일 5분씩 해오고 있다. 평균 5시간 이상 순간집중력이 요구되는 직업 특성 상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다. 처음 정식 기관사로 임명받았을 때는 겁부터 났다. 다수의 승객 안전을 책임지고 열차를 운행하는 것은 엄청난 압박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기관사를 그만 둘까’ 고민의 강도도 커졌다. 하지만 주력 수행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지속적으로 왼 다라니 주력은 불안한 생각을 마음에서 말끔히 거둬줬다. 그리고 몸과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줬다.

“기관사 근무강도는 다른 직업에 비해 강합니다. 열차의 안전운행에 대한 책임감 때문입니다. 이런 직무 성격은 강한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게 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칠 수밖에 없죠. 그러나 다라니 기도는 이런 제에게 큰 힘이 됐습니다.”

정 기관사는 또 주력과 진언 수행법의 선택 방법도 일러줬다. 화를 잘 내는 사람은 ‘대비주’, 잡념이 많은 사람은 ‘준제진언’, 영가의 장애가 있는 사람은 ‘광명진언’ 등을 외울 것을 당부했다.

염불을 수행법으로 삼은 서울 성북경찰서 불교회장 김두식 강력5반장(47ㆍ보덕)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이란 직업적 특성 자체가 국가 실정법을 위반한 사람들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줄 수밖에 없어 불자 경찰관으로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그러나 염불 수행하게 되면서 마음자리가 든든히 잡히게 됐다.

“감정의 변화를 수시로 자기 점검할 수 있는 수행법이 바로 염불이었습니다. 기폭이 심한 마음을 스스로 추스르는데 염불만큼은 유용한 것이 없었죠. 범죄용의자를 심문할 때, 화가 치밀어 올라오더라도 ‘석가모니불’ 세 번만 외우면 마음자리는 금세 평온을 찾습니다. 염불 수행의 효과가 바로 이렇습니다.”

‘한 손에 염불 카세트, 한 손에 108배 염주.’ 대구서부경찰서 불교회장 김덕수 경사가 근무 시간 짬짬이 염불 수행을 하고 있다. 사진=배지선 기자
▼수행법, 무엇이 있고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우선, 왜 수행법 선택이 중요한지부터 알 필요가 있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잘 골라 입어야 한다는 뜻이다. 초조하고 분주한 일터불자에게 결가부좌 틀고 참선 수행을 하라면 깨달음은커녕 망상만 더 키운다. 또 민원창구에서 일하는 직장불자에게 붓 들고 사경을 하라면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으라’는 격이 된다.

그럼, 어떤 수행법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우선 ‘탐색전’이 필요하다. 주말에 개설된 수행법 프로그램에 참가해 ‘직접 체험’을 통한 자기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고를 수 있다. 이 때 선택 기준은 △개인별 성격 및 기호 △직장 환경 △근무 여건 등이다.

연구직을 포함한 내근직 종사자의 경우에는 참선, 사경, 위빠사나, 사불 등의 수행법이 효과적이다. 이들 수행법이 정적인 근무 형태와 궁합이 맞기 때문이다.

경찰직, 운전기사, 서비스업 직종의 종사자는 염불, 주력, 진언, 선무도 등이 적합하다. 근무 형태가 외근직의 경우에 해당되는 것으로, 업무와 병행해서 수행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에 그렇다. 가령 절 수행법의 경우, 업장참회, 심신 단련, 인욕력 증진에 탁월해 여타 수행법보다 쉽게 대중에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의할 점은?=10년 넘게 참선 수행을 해온 국토개발원 법우회원 김의식(56ㆍ연담) 책임연구원은 수행을 하면서 ‘왜’라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래야만 목적의식이 선명해져 그 실천력이 금방 지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틈만 나면, ‘내가 수행을 해서 진정 행복한가?’를 자문자답해볼 것을 권유한다.

특히 김 연구원은 지나친 집착은 수행에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말한다. 수행법은 단지 번뇌와 망상을 제거해 자성(自性)을 찾기 위한 방편일 뿐, 수행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별 근기, 습성, 근무 여건 등에 따라 탄력 있게 수행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또 정기적으로 선지식을 친견해 자기 수행의 방향이 올바른지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수행법별 전문 지도법사에게 점검을 받아 수행의 가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자기 수행법은 견성성불(見性成佛)하기 위한 수단인 만큼, 늘 ‘초조한지 불안한지’ 등을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며 “자기 수행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경전과 어록 등을 통해 틈틈이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
2004-07-29 오후 4:40:00
 
한마디
위의 글을 잘 보았습니다. 위 기획기사가 여러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글내용을 보아하니, 위의 독자님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진정한 불자인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불자의 한사람으로 객관적으로 말씀드린다면 김철우기자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동안 취재를 위하여 얼마나 노고가 많았는지에 대해서 한번쯤을 생각해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어리석음 자체가 곧 삼독심중에 하나라는 점을 깊이 생각하시고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마하반야바라밀. 좋은날 되소서......
(2004-08-25 오후 3:3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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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치 않아도 10회 연재 때 <직장불자들의 불교적 처세술>에 대해 취재할 생각이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적어주셔서 또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04-08-05 오전 11: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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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우 기자. 앞으로는 직장에서 갈굼을 당해도 살아나는 법도 연재해 봐요. 아마 그쪽에도 일가견이 있을 듯 한데..ㅋㅋ
(2004-07-30 오후 12: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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