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훈련 전후로 레슬링 국가대표 임대원 선수는 명상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다스린다. 가끔 염불테이프를 듣기도 한다. 절에 가서 목탁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지만 절에 항상 올 수 없기 때문에 그가 즐기는 방법은 명상음악 듣기. 불자인 임 선수는 늘 마음 속 부처님에게 기도한다. “딴 생각하지 않고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기원하죠. 물론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결전의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태릉선수촌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높아간다. 훈련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선수들의 땀방울은 더욱 굵어지고 기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불자 선수들은 그런 긴장감 속에서도 조용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부처님의 말씀 아래 정신을 집중하며 훈련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유도장에서 대련을 준비하는 이소연 선수(유도 -78kg). 대련에 앞서 가부좌를 틀고 조용히 정신 집중을 한다. 경기 하루 전날 대진표가 나오는 유도선수들에게 순간적인 집중력은 필수요소. 법회에서 스님에게 배운 참선을 요긴하게 이용한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마음 속으로 상대 선수에 대한 분석이 기민하게 이뤄진다. 이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하진 못하지만 동료들을 위해 훈련 파트너가 되어준 선수들과 함께 기술연마를 하며 기량을 닦는다. 한마음불자회의 정기 수요법회에 두 번 참석해 본 초보 불자 이복희 선수(유도 -63kg). 8월 6일 아테네로 출국하는 이 선수는 긴장감을 풀기 위해 정 코치를 따라 불암사 법회에 참석하게 됐다. “절에 와보니까 1주일 동안 훈련하느라 힘들었던 감정들은 잊고 다음에 잘 할 수 있도록 마음 속으로 다짐하게 돼요.” 이 선수도 시합 전 잠시 마음을 가라앉힌다. 짧은 시간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법회에서 배운 참선.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잘은 모르지만 조금씩 배워가며 편안한 부처님 품을 느끼고 있다.
前 한마음불자회 회장 정성숙 유도코치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법문을 듣고 염불 참선을 배운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절에 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정 코치의 영향으로 선수촌 입촌 후 불자가 된 제자 선수도 여럿이다.
| ||||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남은 것은 마음껏 기량을 펼칠 그날을 위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다. 긴장으로 제 기량을 발휘 못하는 일이 없도록 훈련과정에서 실시하는 명상은 중요한 훈련 코스. 올림픽 출전 사상 최대의 금메달 13개를 목표로 선수들은 장맛비 속에서도 심신을 단련하며 마음다스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불자 선수들이 불심으로 일구어낼 금메달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