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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불교현장을 가다-충남 공주
충남 공주 ‘역사’보다 화려한 ‘미래’ 가꾼다
부여와 함께 찬란한 백제의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공주. 마곡사, 동학사, 갑사 등 유명한 사찰들이 계룡산 안팎에 자리 잡고 있어 가히 백제의 고도로 불릴만하다. 비단처럼 아름답다고 해서 비단강으로도 불렸던 금강과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계룡산. 이런 금강과 계룡산을 품고서 유구한 역사를 담아온 사찰들.

이들 사찰을 중심으로 지금 공주불교는 비상을 꿈꾸고 있다. 게다가 최근 연기·공주 지역이 신행정수도로 결정되면서 공주의 사찰들은 다시 한 번 백제시대에 버금가는 불교문화를 수놓겠다는 다부진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공주불교의 가장 큰 특징은 오랜 역사를 지녔으면서도 수려한 사찰들이 많다는 것이다. 마곡사, 갑사, 동학사, 신원사 등이 대표적 사찰이다. 여기에다 영평사, 학림사, 성곡사 등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각자 뚜렷한 색깔을 지닌 사찰들이 가세하면서 공주불교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평가의 밑바탕에는 바로 ‘공주불교=테마불교’라는 등식이 존재한다. 공주의 주요 사찰들이 템플 스테이, 지역축제, 문화행사 등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포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시청과 경찰 불자회, 붓다라이온스, 운불련 등 10여개 신행단체들이 연합회를 결성하고 올 가을 창립법회를 기점으로 지역 불교 활성화에 뛰어들게 돼 공주불교는 이제 충청불교의 지형마저 바꿀 수 있는 동력을 갖추게 된다.

#테마1 = 템플 스테이
마곡사, 갑사는 한국 사찰 가운데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템플 스테이 사찰로 인정받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템플 스테이를 시작한 마곡사에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원은 올 6월까지 벌써 1천명을 넘어섰다. 기업체, 학교, 각 단체 등이 지금도 마곡사에서 템플 스테이를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갑사는 템플 스테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 매주마다 2~3개 단체가 갑사를 찾는다. 특히 사찰 체험을 원하는 외국인들의 상당수가 갑사를 찾는 경우가 많아 “외국인을 만나려면 갑사로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학림사 역시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수행 프로그램으로 템플 스테이를 실시해 호평을 받았으며, 영평사도 양질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 템플 스테이 사찰로 손색이 없다.

#테마2 = 수련회
마곡사는 7월 12일부터 시작해 8월말까지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여름수련회를 개최한다. 특기할만한 것은 가족수련회와 부부명상 수련회를 갖는다는 점.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힘든 수련 프로그램이어서 관심을 끈다.

갑사 역시 매년 2~4회에 걸쳐 여름 수련회를 열고 있으며, 영평사는 여름 어린이 학교와 환경을 테마로 금강을 탐사하는 청소년 여름캠프를 매년 8월 개최하고 있다.

#테마3 = 지역축제
영평사 구절초(토종 야생화) 꽃축제는 이미 확실한 지역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5회째. 구절초 꽃축제가 열리는 10월이면 영평사는 지역민과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올 4월 처음 열린 마곡사 신록축제는 산수화와 왕벚꽃으로 수놓아진 태화산 일대에서 사물놀이, 풍물공연, 전통무용, 가족 보물찾기대회, 댄스 페스티벌, 노래자랑대회 등 지역민화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갑사의 괴목대신제는 갑사 마을 인근의 1600년이 넘은 괴목에게 제사를 올리는 행사로, 갑사와 마을주민 간에 유대를 강화하는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매년 공주와 부여를 오가며 열리는 백제문화제에서는 백제불교 영산대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불교문화행사가 열리며, 해마다 4월이면 동학사 일대에서는 벚꽃축제로 관람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테마4 = 문화 행사 및 프로그램
연말에 열리는 갑사의 산사음악회는 3만 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높고, 영규대사 추모제 역시 지역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다. 정초의 해맞이 법회도 성황을 이룬다.

영평사 주지 환성 스님이 운영하는 공주청소년자원봉사센터는 다도, 한문교실, 붓글씨, 영화감상 등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겨울방학 때는 철새탐조 프로그램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학림사는 국민의식을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선(禪)’이 가장 좋다고 판단, 시민선방을 통해 ‘선 문화’를 보급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공주불교 이끄는 주역들

시민선방 열어 선 중흥
대원 스님
학림사 조실
40년 넘게 오로지 선 수행에만 몰두해 온 공주를 대표하는 큰스님. 시민선방을 열고 일반인들에게 간화선을 지도하며 선(禪) 중흥을 이끌고 있다. 1986년 학림사를 창건하고 선원(오등선원)을 연데 이어 3년 전부터는 시민선방을 개설했다. 오늘날의 학림사가 명실상부한 수행도량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모두 대원 스님의 원력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공주 불교 관계자들은 평가한다.
대원 스님은 엄하고도 철저하게 지도하는 것으로 유명해 스님이든 재가자든 멀리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전국 각지는 물론 미국 등 해외에서도 법문을 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5월 조계사에서 열린 ‘선원장 초청대법회’에서 법사로 나서 간화선 중흥에 일조했다.

포교 영역 ‘전방위’ 공인
환성 스님
영평사 주지
청교련 공주지부장
공주 불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이다.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 1991년부터 9년 가까이 세 차례(1·2·5대)나 공주사암련 회장을 역임하며 지역 불교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이 지역 포교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주자. 그러면서도 언제나 자신을 낮춰 지역 불자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다.
1995년부터 충남청소년자원봉사센터 소장, 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 공주지부장, 공주청소년자원봉사센터 소장 등을 맡아 활동 중이다. 또한 시청 불자회 지도법사, 공주경찰서 경승, 공주교도소 불자회 지도법사 등을 맡아 군·경찰 포교와 신행단체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인근 군부대와 교도소에 매년 2천여 만원을 후원하기도 한다.

문화포교 준비 한창
태설 스님
동혈사 주지
폐사 직전의 동혈사를 2년 반 만에 어느 정도 사격을 갖춘 사찰로 복원했다. 대웅전과 나한전을 건립했으며, 길도 새로 냈다. 사찰 정비가 끝나는 대로 참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한 템플스테이를 실시하고 각종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해 지역민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교구본사역할 극대화
진각 스님
마곡사 주지
공주사암연합회장
70여 개의 말사를 관장하면서 공주불교사암연합회장을 맡아 충청불교 중흥을 이끌고 있다. 2002년 주지로 부임한 이래 유명무실했던 교구 신도회를 정비하는 한편, 모든 것을 종무회의를 통해 처리하는 열린행정을 펼치면서 종무행정 분위기를 쇄신했다. 또한 수련원을 개방하고 마곡사를 전국 최고 수준의 템플 스테이 사찰로 만드는 등 열린 불교를 지향하면서 지역 불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불교 발전의 근간은 수행 풍토 조성이라는 신념 아래 마곡사 태화선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지역 군부대, 경찰서, 복지시설 등의 후원에도 적극 나서면서 지역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중이다. 근래 들어서는 공주불교, 나아가 충청불교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신행·문화운동 주도
장곡 스님
갑사 주지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3선의 조계종 중앙종회 의원, 대전 백제불교회관 관장, 파라미타 청소년협회 대전지부장, 충남경찰청 경승실장, 대전서구노인종합복지회관 관장 등 장곡 스님이 가지고 있는 직함은 40여 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충청불교 포교의 대명사.
5년 전 갑사 주지로 부임한 이래 전통사찰인 갑사를 수행·신행·문화 도량으로 확대시켰다. 공주사암련 회장을 맡아 지역불교 발전에 기여했으며, 10여 년간 공주교도소 포교와 지역 복지에도 정성을 쏟아왔다.
3년 전 대전에 조계종 전법도량인 백제불교회관을 세우고 이곳에서 40여 개의 신행단체를 이끌며 대전을 짧은 기간 안에 역동적인 불교 도시로 변모시키면서 충청불교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다.

도량·복지불사에 일념
관묵 스님
성곡사 주지
25년 전 이곳에서 성곡사를 창건하면서 30년 불사계획을 세우고 대웅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쉬지 않고 불사에 전념했다. 후손에게 물려줄만한 성지를 가꿔보겠다는 생각에서다.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관묵 스님은 오갈 데 없는 아이들도 키우고 있다. 지금까지 키운 아이들만도 30여 명. 드러나지 않게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후원도 해왔다. 성곡사 주변 경관을 더 아름답게 꾸미고,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복지시설을 세워 지역복지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

재가 신행의 ‘대부’
유석근 거사
공주신행단체연합회
수석부회장
공주 재가불자들을 아우르고 있는 핵심인물. 20여 년 동안 공주에서 재가불자 운동을 하며 공주불교 발전의 산파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지역 신행단체의 연합체인 공주신행단체연합회를 결성하고, 올 가을 창립법회를 목표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국 목공예 명장 1호.

돋보기

마곡사
교구본사 사찰 중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는 사찰 중 하나. 수려하면서도 친근한 분위기의 주변 경관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전각들이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경내 전각들 대부분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041)841-6220

동학사
갑사와 함께 계룡산을 대표하는 사찰로 소박하면서도 품위 있는 면모가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계룡산의 대전 유성 쪽 입구로부터 숲과 계류를 따라 약 1Km 정도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사시사철 관람객들로 붐빈다. (042)825-2570
갑사
계룡산 지역의 거찰로 공주를 대표하는 사찰. 백제 때 창건된 천년고찰로,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가 많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삼신불괘불탱(국보 298호), 동종(보물 478호), 월인석보판목(보물 582호)이 대표적이다. (041)857-8981

학림사
충청 지역의 대표적 수행도량. 조용하면서도 공기가 맑아 수행하기에는 더없이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사찰 시설도 수행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편리하게 돼 있다. (042)825-1724

영평사
10월이면 구절초로 뒤덮이고, 그 경치가 아름다워 관람객이 줄을 잇는다. 넓은 마당에 깨끗하면서도 장중한 전각들, 그리고 단일석재를 사용한 불상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아미타대불도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041)857-1854

성곡사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성곡사에 어울린다. 직접 눈으로 봐야만 성곡사의 웅장함과 그 규모를 알 수 있다. 약사여래불(57m), 와불(37m), 미륵불(33m), 지장보살상(27m), 그리고 청동좌불(18m) 좌우로 있는 1천불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041)853-3355
한명우 기자 | mwhan@buddhapia.com |
2004-07-12 오후 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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