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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민들레’의 영향으로 장대비가 쏟아지던 7월 4일, 티베트, 대만, 스리랑카, 인도 등에서 제 8차 세계여성불자대회에 참석했던 2백 명의 여성 수행자들이 석남사(주지 영운)를 찾았다. 이날 계곡을 따라 도량으로 들어선 여성 불자들은 폭우로 불어난 계곡물과 흘러내리는 소리마저 특별한 풍경으로 다가오는 듯 감탄사를 연발했다.
도착 즉시 대웅전에서 가진 환영 행사에서 석남사 주지 영운 스님은 석남사의 창건과 중수 등에 대해 설명하고 “비구니 수행도량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이곳 석남사를 방문한 여러분을 환영하며 오늘의 인연이 서로의 수행을 성장시키는 열매를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진 점심공양 시간. 뷔페로 차려진 음식에서 석남사 대중들의 정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대중들은 공양을 마치고 참선 실수에 들어갔다. 2백여 명의 대중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여 주지 영운 스님과 함께 20여분간 참선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참선을 마친 이들에게 가행 정진 중인 금당선원 대중들의 수행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개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원 대중들의 정진 모습을 지켜보며 곳곳에서 합장으로 예를 갖추는 모습이 보였다. 선방 수좌들의 정진 모습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많은 이들의 신심을 불러 일으키는 시간이 됐다.
선원장 법희 스님은 “서울의 세계여성불자대회에 참가해 보고 한국의 비구니 스님들이 얼마나 신심하게 준비를 했는지 아주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석남사 대중들에게 정성껏 맞이해서 한국불교를 알리도록 했다”고 말했다.
법회 스님도 함께 한 차담 시간. 울산차인연합회는 백연차, 말차, 송화차 등의 다양한 전통차와 다식을 외국의 여성 수행자들에게 선보였다. 백연차를 마시던 텐진 돌마 스님은 “녹차는 마셔본 적이 있지만 오늘 마신 모든 차는 정말 맛이 특별하다”며 “한국 사람들이 너무 환영해주어 감명을 받았고 스님과 신도들의 결속이 아주 강하고 승가에서 잘 이끌어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돌마 스님의 얘기를 듣던 통역 자원봉사자는 “돌마 스님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참배하면서 부처님의 뜻이 마음으로 전해져 오는 듯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귀뜸했다. 그 말을 듣던 돌마 스님의 눈시울이 어느새 다시 붉어졌다.
이날 석남사를 방문했던 스리랑카, 인도 등지의 수행자들은 “지금 바로 이곳에서 참선 수행하고 싶다”며 한국 비구니 수행도량의 정진 분위기에 매료됐다고 털어놨다.
8차 세계여성불자대회 참가자 2백여 명은 이날 석남사를 뒤로 하고 운문사로 향했다. 석남사에 앞서 해인사, 불국사를 참배한 이들은 5일 봉녕사를 참배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