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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가져가" 아낌없이 주는 혜우 스님
7월 1일, 전남 나주 공군부대와 담양 특전사에서 ‘장병위안공연’이 열렸다. 가끔 접하는 군부대위문이지만 이날 공연은 특별했다. 노 스님이 혼자의 힘으로 두개부대 1500여명의 장,사병들을 위문했기 때문이다.

광주 무등산 혜룡사 주지 혜우 스님(68. 미타종 부종정). 군부대위문공연을 혼자했다고 하기에는 억지같지만 그렇다고 누구하나 부인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신도들 도움없이 스님이 여기저기 법문하고 받은 거마비에 가끔 들어오는 제(祭) 비용을 모아 천여 명의 장병들은 위문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4년째 계속 되어오고 있는 연례행사이다.

스님의 이력은 미타종 부종정이라는 직함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스님이 주석하고 있는 혜룡사는 법당 옆에 방을 내서 대중이 기거하는 인법당으로 ‘토굴’에 불과하다. ‘큰스님’이란 소문에 참배온 사람치고 놀라지 않은 이가 없다. 신도들은 ‘번듯한 부처님 집(법당) 짓자’고 안달이고, 스님은 그러는 신도들을 호되게 나무란다.

“지금 한국에 있는 절도 많아. 가진 것이 있으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눠줘. 그것이 부처님 집 짓는 것이여. 복으로 치면 법당기둥 보시한 것 보다 더 큰 거여”

혜룡사 법당 부처님 앞에는 특이하게도 보시함 대신 접시모양의 나무함이 놓여있다. 누군가 참배하고 보시금을 놓으면 거두지 않고 여기에 놓아둔다. 필요한 이가 있으면 가져다 쓰라는 스님의 배려에서다. 공양미도 마찬가지이다. 법당 한편에 포대째 쌓여있다. 절에서 쓰고 남았으니 배고픈 이는 아무나 가져다 먹으라는 것이다.

스님의 보시행은 이뿐이 아니다. 매년 광구의 동서남북 구별로 노인잔치를 베푼다. 광주교도소는 물론 청송, 부산, 청주, 대구 등 전국의 교도소 재소자들을 정기적으로 위문한다. 그동안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학비지원은 숫자가 많아 몇인지 헤아릴 수도 없다.

수행삼아 붓글씨를 즐기는 스님은 호주머니에서 꺼내 줄 것이 없으면 달마도나 글씨 한점이라도 건내며 부처님 마음으로 살라고 당부한다.

일년이면 공연이 10여 차례가 넘다보니 아예 공연단이 신도이고 신도가 공연단이 되곤 한다. 위문공연차 스님을 만났다가 스님의 뜻에 감동해 대부분 신도가 된 것이다.

“그동안 훌륭한 분은 위인전에만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스님을 만나고 놀랐어요. 세상에 어쩌면 그렇게 아낌없이 주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스님은 남에게 하나라도 못줘서 안달입니다. ‘이거 가져가’가 스님의 레퍼토리예요”

신도회 총무를 맡고 있는 배소연 씨. 트롯가수로 활동중인 배씨도 스님의 위문공연에 왔다가 신도가 됐다. 배씨 말고도 위문공연 후 신도가 된 연예인이 대여섯 된다.

위문공연단은 많으면 20여 명으로 구성된다. 이들 출연료만 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위문이니 떡, 과일 등 먹거리까지 준비하다보면 그 비용이 엄청나다. 그래도 요즘은 스님 일이라면 만사 제쳐두고 나서는 연예인이 꽤 되어 보람을 느낀다.

나주 공군부대에서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사진 위) 정상덕 공수여단장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사진 아래)
이날 장병위문공연에 앞서 두 부대장이 각각 스님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더구나 이 날은 두 부대 모두 창설기념일이어서 스님에 대한 감사의 뜻이 깊었다.

오후 2시, 창설기념 체육대회가 한창인 나주 00부대 연병장에 무대가 설치됐다. 위문예술단은 지역에서 활동중인 서우정, 주권기, 배소영, 유상호 씨 등 포크송, 트롯 가수와 국악, 치어걸, 각설이 등 20여 명의 다양한 연예인들로 구성됐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장병위안공연은 예술단의 열정과 장병들의 패기가 어우러져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다. 부대장의 포상휴가 선물에 장병들이 온 몸을 바쳐 펼친 장기에 열기가 더해갔다.

이어 5시, 담양 특전부대로 긴급 이동한 공연단은 또다시 어둠이 내릴 때까지 마지막 끼를 발산했다. 각설이의 걸쭉한 입담 속에 돌아가는 찌그러진 깡통. 공연 내내 장병들과 한 몸이 된 공수여단장 정상덕 준장도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

“전방에 비해 후방은 위문공연이 흔치않은 편입니다. 군인들은 사기로 먹고삽니다. 이렇게 마음껏 젊음을 발산하고나면 병영에도 활기가 넘쳐납니다. 아울러 장병들은 스님의 인품에서 부처님을 만납니다. 스님을 오래오래 기억하거든요”

공수 특전사 불자회장을 맡고 있는 오원석 중령은 “수많은 법문보다 스님이 마련해준 위문공연이야말로 최고의 야단법석이다”며 혜우 스님에게 감사해 한다.

혜우 스님이 군부대에서 ‘이것도 가져가’라며 말없이 준 것은 군인의 사기뿐 아니라 불법(佛法)이었던 것이다.
이준엽 기자 | maha@buddhapia.com
2004-07-02 오전 9:05:00
 
한마디
헉~저랑 이름이 같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흔치않은 이름인데 성까지 같다니;;; 반갑습니다. ^^
(2004-09-12 오후 5:00:04)
27
훌륭하신 혜우스님 처럼 우리 모두 나눔을 실천 한다면 좀더 밝은 세상이 될거라 믿습니다. 휼륭하신 혜우스님 건강하십시요
(2004-07-05 오후 7:18:00)
22
종단이라는 관습을 떠나서 부처님 제자라는 이름 만으로 모~~든 스님들이 혜우 큰스님처럼 내 개인의 욕심과 명성보다 진심으로 모든것을 버리고 배푸신다면 아마 세상이 좀더 밝아 지리라 봅니다. 쉽게 할 수 없는일을 큰스님께서는 스스럼 없이 몸소 실천 하여 주시니 진심으로 머리가 숙여집니다. 몸 건강하시고 성불 하십시오
(2004-07-04 오후 1:54:10)
22
혜우스님의 크신 뜻에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스님께서 건강하셔야 이 사회를 위해서 좋은 일도 많이 하실텐데 연세도 많이 드셨고, 건강이 않좋으셔서 걱정이 됩니다. 스님의 건강을 기원드리고 앞으로도 미혹한 중생들을 위해서 인간불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빕니다.
(2004-07-03 오후 2:29:36)
22
미타종에 이렇게 큰스님이 계시니 그야말로 미타종단의 앞날이 밝아집니다 스님 힘내시고 성불하십시요
(2004-07-03 오후 2:28:13)
24
조계종 큰사찰에서는 생각조차 않은 일을 미타종의 스님이..... 그야말로 훌륭하십니다 미타종이여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2004-07-03 오전 12:05:03)
21
저는 불교신도가 아니라서 잘은 모르지만 스님들이 절에서수행만 하신줄 알았는데 이렇게 좋은일을 하시고 계셨다니놀랍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심지어는 이웃집아이가 3일을 굶어도 그아이는 모른체하고 산넘어 동네아이 겨울솜옷 사줘야 한다고 야단떠는 종교계사람들이 많은데 그동안 우리주변을 찾아다니며 큰일을 하고계신데 대해 크게 감사하고 배우고 싶습니다 저도 이제 스님을 찾아 부처님가르침을 듣고 싶습니다 스님 힘내십시요.
(2004-07-03 오전 11:18:21)
22
ㅋㅋ 훌륭하십니다.짜증나는 현실에 모처럼 청량감.사실 조계종 문제 많지.쌈박질 밖에,일은 못 하고...조계종을 대신해서 위빠싸나수행종단,천태종,하다 못해 창가학회(SGI)라도. 무기력한 한국불교,조계종아 사라져라!
(2004-07-03 오전 11:10:43)
21
스님의 인간불사야말로 진정한 부처님자비행 실천이랄수 있읍니다 저는 직장단체를 이끌고있는 불자회회장입니다 저희들 신행단체들로 하여금 큰 눈을 뜨게 해주셨습니다 대부분 큰 사찰에서는 법당 키우느라 불사를 일으키고인간불사는 뒷전인데 큰사찰에서 하지않는 중생구제를 스님이 하고계시니 감사한 마음 필설로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저희들 재가불자들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한 큰사찰에서도 보고 어둡고 그늘진곳을 찾아다니며 인간불사회향을 할수있도록 그들에게 나투시어 진정한수행자의 길로 인도해주십시요 한국불교의 앞날이 밝습니다 건강하시고 성불하십시요..
(2004-07-03 오전 11:02:36)
24
무어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전에 조계종 불자 였습니다만, 이제는 절에 나가지 않고 있습니다. 가슴에 佛 法 밖에 없는 者가 불법을 떠날 수야 있겠습니까마는.... 조계종 이라는 대표종단이 이러하니 돌아 볼일 , 무엇있을까하여 다른 곳에는 눈 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스님다운 스님을 뵌 것 같아 ,이 기쁜 마음 어디로 회향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불가에도 이렇게 훌륭한 스님이 계시다니 자랑스럽습니다. 가엾게 생각하고 베푸는 그 마음이 어디로 부터 오는 것인가 ? 공부 제대로한 수행자가 탐진치를 떠난 비어있는 마음에서 올 수 있는 것 입니다. 해인사 보십시오 ! 중생들이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데, 언제 그 터널에서 헤어나올지 몰라 막막한데, 부처님 이름 걸고 불사한다 난리 났습니다. 부처님이 궁전 지으라 하셨습니까 ? ----------- 찾아 뵙고 싶습니다. 탐진치에 물든 어리석은 자 들에게 나투시어 올바른 수행자의 길로 인도 하십시요. 健 康하시고 成 佛 하십시요 !
(2004-07-02 오전 12: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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