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아들을 위한 불교체험의 장이 한국 불교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다.
7월 10일, 11일 통도사 옥련암에서 열리는 청각장애아 불교일일캠프는 청각장애아 통합 학부모회(회장 전점순)가 평소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포교에 진력하고 있는 도원스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법회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는 불교현실에서 청각 장애를 가진 이들이 불교를 접할 기회는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에게 이번 캠프가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특히 매년 수련대회를 열 때마다 장애인들을 꺼려하는 시선 때문에 수련장소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온 청각장애아 통합 학부모회는 고요한 산사에서 아이들과 함께 불교문화를 접하고 참선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청각 장애아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불교체험 일일캠프는 지역과 종교에 상관없이 참여할 수 있다. 벌써부터 신청자가 80여명을 넘어섰을 정도로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세부터 19세까지의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로 나눠 진행되는 불교체험 캠프는 도원 스님과 함께 하는 참선과 불교 수화 강의, 학년별 레크레이션, 영어 강의 등이 곁들여져 있다.
이번 캠프를 추진한 전점순 청각장애아 통합학부모회 회장은 “천주교 신자지만 이번 불교체험캠프를 통해 불교문화를 접하고 불교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불교미술에 관심이 많은 딸 아름이와 함께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구 청각장애아 학부모회 이귀연 회장은 “불자지만 절에 가고 싶어도 수화 법회를 하는 곳이 없어 교회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는데 청각 장애아와 학부모를 위해 이런 행사가 열리는 너무 기쁘다”고 반가움을 전했다.
법문을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었던 한 농아인의 눈물을 목격한 뒤로 농아인을 위한 포교 원력을 세운 도원 스님. 스님은 청각장애아들을 위한 이번 행사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청각장애아들을 위한 불교 수화교실, 수화 법회, 수화노래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 특히 7월 29일~8월 2일까지 청각장애를 겪고 있는 성인들을 위한 여름 수련대회도 준비중인 스님은 수련회 경비, 필요물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청각 장애를 가진 단 한사람이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마음의 지혜를 넓힐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며 장애인 포교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011-9940-6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