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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청 불자회, 단체로 '불교대학 입학'
“우리, 불교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안양시청 공무원 불자회원들이 6월 23일 안양지장선원 불교대학 기초교리반 입학식을 마치고, 교재를 번쩍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김철우 기자
술동무 8년째인 직장인 권익철 씨(52ㆍ제원)와 정미화 씨(50ㆍ대원). 앞으로 6개월간 술친구이기를 서로 거부했다. 퇴근 후 한잔 걸치는 술자리의 유혹을 뿌리치고,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꿀맛 같은 소주를 뒤로 하고 불교기초교리책을 집어 들었다. 취기로 오가는 농 짙은 얘기 대신 스님의 감로법문을 듣기로 했다. 이렇게 늦깎이 불교대학 학생이 되기로 마음먹는데 걸린 시간은 단 1초. 순간의 선택에 이의는 없었다.

6월 23일 저녁 7시, 안양지장선원 야간 특별반 입학식이 열리던 날. 불교의 ‘불’자도 잘 모른다는 ‘초자배기’ 안양시청 공무원 불자회원 38명이 단체로 불교대학 문을 두드렸다. 지난해 6월 불자회 첫 닻을 올리고 신행활동은 시작했지만, 경전은 아리송한 암호문이었다. 동료들은 불교가 뭐냐고 물었고, 그때마다 애꿎은 머리만 긁어야 했다. 고민 끝에 결론을 내렸다. 불교를 체계적으로 배워보겠다는 각오로 불자회원들을 하나둘씩 모았다.

“처음엔 몇 명이나 참여할까 걱정도 했어요. 하지만 그건 기우였어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어요. 전체 회원 60여 명 가운데 절반이상 가입했으니까요. 속으로만 끙끙 앓았던 불교공부에 대한 고민은 아마도 똑같었나봐요.” 입학 권유를 주도했던 정미화 기초교리반 학생회장의 말은 이랬다.

입학식이 진행되는 동안 불자회원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포대화상’을 처음 보고 소주 광고의 ‘금복주’를 닮은 분을 절에 왜 모셨을까 의심을 했었다는 전영순(50ㆍ혜안심) 기초교리반 총무도, 기본적인 것도 몰라 불교를 오해할 일조차 없었다는 권익철 씨도 불타는(?) 학구열만큼은 남달랐다.

“공부에 끝이 있겠어요.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지만 똑 부러지게 불교를 배워보려고 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수업은 빠지지 않고 나올 거예요. 늦어서 단 10분만 강의를 들을 수 있어도 반드시 출석해서 개근상을 꼭 받을 겁니다.” 이국희(57ㆍ혜도원) 씨의 각오가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안양시청 공무원 불자회원들이 불교공부의 열정을 키울 수 있던 것은 이 대학 학장 현호 스님(안양지장선원 주지)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스님은 이들 불자회원들을 위해 수강료를 면제해주었고, 직장인들인 점을 감안해 이번에 특별 야간반도 개설해 주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발우 100개를 구입해 불자회원들이 불교의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도 해줬다.

“마냥 기쁩니다. 부처님 법을 제대로 공부해보겠다고 공무원 불자들이 대발심을 내니, 한국 재가불교의 희망을 여기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초반이 끝나면 경전반도 만들어 지속적인 불교공부의 장을 마련해줄 생각입니다. 또 인근 안양경찰서 불교회, 국토연구원 법우회 등의 회원들도 참여시켜 불교대학을 안양지역 직장불자들의 배움터로 자리매김 시킬 계획입니다.”

안양시청 공무원 불자회원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불교의 바다로 들어간다. 불교기초교리는 물론 참선 1080배 정진 등 이론과 실천을 함께 할 수 있는 알찬 커리큘럼을 통해 진정한 불자로 탈바꿈하게 된다. (031)444-5935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
2004-06-24 오전 10:27:00
 
한마디
굉장한 일이군요.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초지일관 정진하시길 바랍니다.다시 한번 안양시청 불자 여러분의 탁월한 선택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보디스바하!
(2004-07-04 오전 8: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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