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구증가에 비해 불자수가 제자리 걸음인 주된 요인은 새싹 포교에 대한 ‘외면’이다. 현대불교신문은 사찰의 어린이·청소년법회 실시 현황과 외면의 이유를 긴급 전화설문으로 파악해 보았다.
설문조사대상 사찰 480곳 가운데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운영한다고 응답한 사찰 87곳에 대해 법회 운영실태를 분석했다. 이들 사찰의 절반이상은 10~50명(58.7%)의 학생들로 법회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법회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예산 부족(31%)과 지도법사 및 지도교사 부족(27.6%), 참여 학생 수 부족(11.5%) 등으로 법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과연 사찰은 전체 포교예산의 어느 정도를 어린이·청소년 법회운영을 위한 예산으로 책정하고 있을까? 법회운영의 기본 사항인 지도법사와 지도교사 등은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일까? 어린이·청소년 법회의 현황을 낱낱이 살펴봤다.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운영하는 사찰들은 재원 부족(31%)과 지도법사 및 지도교사의 부족(27.6%) 등의 이유로 법회를 운영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가장 큰 애로점으로 꼽히는 재원에 대한 질문에서 사찰의 75.9%가 전체포교예산의 20% 이내에서 법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답해 이를 뒷받침했다. 특히 법회 예산이 전체포교예산의 5%도 안 된다는 응답도 20.7%나 나와 과연 이 재원으로 어린이·청소년법회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지, 그 운영여부와 실효성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인식은 해당 사찰들도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법회 예산이 적당하다고 응답한 사찰은 4곳 중 1곳 가량인 27.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이·청소년 법회 예산에 비교적 여유가 있다고 답한 사찰 75%도 종단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원한다고 답해, 실질적으로는 대부분의 사찰들이 어린이·청소년 법회에 대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법회 예산 비중에 대해 부족하다고 답한 사찰들의 90%이상이 어떠한 형식으로든 종단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답했다.
재원부족 말고도 사찰들은 지도법사와 지도교사 부족도 법회 운영을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법회를 이끌어가는 지도법사와 실질적으로 아이들과 호흡하고 의사소통할 지도교사를 제대로 갖춘 곳은 절반도 채 안 되는 47.1%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도법사와 지도교사를 갖추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의 법회를 운영하고 있는 사찰도 13.8%나 돼 어린이·청소년 법회가 비전문적,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찰의 45.5%는 이에대해 법회 운영에 있어 전담 지도법사와 지도교사는 절실하지만, 적합한 인력을 찾기 어려워 법회 지도자를 두고 있지 못한다고 답했다. 또한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재원 등의 문제로 지도자를 두기 어렵다고 토로한 사찰도 31.8%나 됐다.
이와함께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적합한 법회 교재와 프로그램 부재도 심각한 문제였다. 일반적으로 사찰의 두곳 중 한곳이(54%) 부처님의 일생이나 가르침들을 설명하고 찬불가를 함께 부르는 방식으로 법회를 진행하는데, 이에 대한 적합한 교재나 프로그램은 부족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또한 별다른 교재 없이 법회를 진행하는 곳도 8.2%나 됐다.
사찰의 42.5%가 아이들이 사찰답사와 문화체험 등의 체험형 법회에 관심이 높고 참여하고 싶어한다고 응답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체험형 법회를 진행하는 곳은 9.2%에 불과했다. 법회가 아이들의 욕구와 흥미를 무시한 채 사찰 및 담당 지도자의 편의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법회를 운영하는 사찰의 절반가량이 부처님의 일생과 가르침에 대한 교육형 법회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호응도를 묻는 질문에서 체험형 법회보다 18.3%나 낮은 24.2%가량만이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는 법회진행 방식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상황극이나 역할극 등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활동형 법회와 영어법회 등 학교교육과 연관되는 법회들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이 좋다는 의견도 28.7%나 돼 아이들의 학습능력을 발달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