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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 : 어린이·청소년 포교 활성화의 과제
눈높이 맞추고 아이들 생각속으로 들어가라
■ 일 시 : 2004년 5월12일 오후 3시
■ 장 소 : 연화장세계 법당
■ 참석자 : 일관 스님(조계종 포교부장)
박영동 법사(명성여고)
김광호 법사(부산 금화사)

불교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이유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대한 외면 또는 방치다. 불교계는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중요성을 오래전부터 절감하면서도 적극적인 투자나 기반 조성에는 소홀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어린이·청소년 포교. 본지는 어린이·청소년 법회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에서 ‘어린이·청소년 포교 활성화의 과제’를 점검하는 좌담을 마련했다.

어린이 포교, 그 현실과 문제점

일관=종단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저 역시 절에서 직접 어린이 포교에 전력한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찰별 재량에 따라 다르지만 조계사·봉은사와 같이 내로라하는 대형사찰의 경우도 법회참석학생들이 30~40명 내외입니다. 10년전만 해도 100명이 넘던 어린이·청소년 법회 참석학생 수가 현재는 절반가량인 50명도 채 되지 않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특히 어린이포교를 하는 사찰 수는 현저하게 줄고 있습니다. 이는 지도교사와 프로그램의 부족뿐만이 아니라 정보화 등 빠른 사회현상에 불교계가 적응하지 못하는 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지도자들을 양성할 교육기관과 교육 프로그램, 사찰과 교사들 간의 정보공유와 활동을 장려할 네트워크 부재 등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광호=종단은 청소년 포교를 위해 파라미타청소년협회와 청소년교화연합회 등 청소년담당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 포교의 기반이 돼야 할 어린이 포교는 등한시 하고 있어요. 어린이 포교를 전담하는 기관 하나 없어요. 다시말해 종단의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어린이 포교는 점점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습니다. 한 예로 현재 불교계의 대표적인 어린이 포교기관인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이하 대불어)에서 개최하는 지도자수련회조차 지도법사 및 지도사들이 600여명도 참석하지 않습니다. 한 사찰에서 2~3명의 지도자들이 참석한다고 가정했을때, 보다 전문적인 법회 지도를 위해 연수에 참가하는 사찰이 200~300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이는 비단 어린이 포교에 대한 개별사찰의 관심부족 뿐만 아니라 종단에서 가장 크다는 대불어조차 어린이 포교 대표기관으로서 인정받지 못해, 그 활동 영역에 제한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박영동=종단이 청소년 부문에 대해 어린이 부문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타종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청소년 해’ 선포와 함께 지난 96년에 파라미타청소년협회가 발족되었고, 그 활동에 대해 적잖은 물질적 지원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10개년 사업으로 시작된 청소년 포교종책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지난 30여년전에 비해 청소년 불자 수는 현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국가 전체의 청소년 인구 수가 줄었기 때문에, 양적인 문제는 논할 바가 못 된다고 봅니다. 그러나 청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없이 ‘불교미래’라는 과실을 얻으려는 것은 상당한 무리수가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일관=청소년 포교든 어린이 포교든 가장 큰 문제점은 종단의 지원이 아니라 그에 대한 ‘열정’에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흔히들 어린이 법회 운영의 문제점은 종단의 관심과 지원 부족에, 청소년 포교의 문제점은 국내의 독특한 입시전쟁으로 인한 시간 부족 등을 꼽는데 어린이·청소년 포교에 대한 사찰이나 지도자들의 ‘열정’만 확실하다면 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또한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개발도 시급합니다.

이웃종교인 개신교만 보더라도 1달에 1~2회는 pc방에 가서 선교활동을 하는 등 어린이·청소년들의 관심사를 읽어내고 그 문화를 이해하는 것에서 선교의 방안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열정’에서 파생되는 산물입니다.

박영동=스님의 말씀처럼 열정도, 눈높이에 맞는 포교방법도 중요하지만 종단차원의 체계적인 포교전략 수립과 방향정립은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쟁점이라 봅니다. 우선 파라미타만 보더라도 8개지부 330개 분회들이 있지만 이중 사찰 분회는 70여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대부분이 학교분회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청소년 포교하면 사찰의 학생회만을 생각합니다. 사찰 학생회의 목적이 신앙심 고취와 불교신자 양성에 있다면, 학교 내의 불교학생회는 써클형식의 선후배모임과 친목성격이 점점 강조되고 있는 대도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이라는 이유 하나로 사찰과 학교 내의 포교를 동일하게 진행한다면 역효과가 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해결방안은 없는가

일관=얼마전 종단은 학교 교육환경 변화에 발맞추고자 중·고등학교 창의적 재량활동 자료집 <불교시청각교재>를 발간, 무료 배포했습니다. 이게 얼마나 많은 실효성을 거둘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학교 내의 수업활용방안 등은 불자는 물론 불교에 우호적인 타종교아이들까지 한데 아우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학교를 비롯한 사찰, 그리고 관계 기관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우수한 정보와 프로그램 등을 상호 공유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괄목할 만할 결과를 얻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김광호=요즘 웰빙(well-being)이 유행 아닙니까? 어린이 포교도 웰빙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포교를 통해 어린아이들에게 살아가는데 편리하고 좋은 것 발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금화사 어린이 법회의 경우 pc방 수업뿐만 아니라 찜질방 수업까지 병행하고 있습니다. 법당에서만 교육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다양한 욕구에 부흥하는 다변화된 교육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포교 방법으로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학업에 지친 학생들을 위해 법회를 주 4회에서 2회로 줄여, 참선 교육과 영어법회, 상담역활 등 실질적인 포교 방법이 모색돼야 합니다.

일관=포교의 전략프로그램 다변화는 동의하지만, 끝없이 변화하는 어린이·청소년들의 욕구에 발맞추기란 예산상의 문제 등 실질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포교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개발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지만, 중심은 확실히 해야 합니다. 종단이 앞장서 중심을 잡고 노래, 만화, 게임 등 개별사찰이 개발하기 힘든 포교 방법들을 개발해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김광호=급변하는 교육제도와 아이들의 고민과 정서 이해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현재 사회는 종교에 상담자의 역할을 부가 시켰습니다. 지도자들이 중계자로 나서 보수적인 법회 위주의 교육에서 떠나서 아이들을 포용하고 상담, 위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서 언급됐듯 법회 지도자들은 시청각 교재 등 새로운 형식의 포교방법들을 적극 활용하고, 이메일과 홈페이지 게시판 활용 등 아이들에게 친근한 방법을 적절히 사용해야 합니다.

일관=사찰이 재정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기피하는 풍토도 사라져야 합니다. 제가 상주하고 있는 상계동만 하더라도 100여개가 넘는 사찰 중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는 곳은 딱 1곳뿐입니다. 아무리 구색을 갖추지 못한다 하더라도 월 100만원이 넘는 법회운영비를 투자해 가시화된 이익이나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는 의식이 확산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교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종단이 앞장서 사찰에 어린이·청소년 법회를 장려하고, 지속적인 지원과 철저한 인사고 반영 등을 통해 불교의 싹을 키워내는 법회를 운영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박영동=인식변화는 종단과 사찰, 지도자뿐만 아니라 학부모에게도 해당됩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입시생을 둔 불자 어머니는 ‘너는 공부해라, 내가 대신 기도할께’ 라는 분위기가 태반입니다. 그러나 개신교 천주교 신자들은 입시생들에게도 주말이면 꼭 교회에 가서 한 시간이라도 예배를 드리고 공부를 하라고 합니다. 이는 불교가 부끄럽게 여기고 본받아야 할 점입니다. 몸에 밴 신앙생활이야말로 현재 어린이·청소년 불자들에게 가장 부족하고 절실한 점입니다. 불교가 생활에 배어 있지 않으면 결국은 잘못됐을 때 사찰을 찾는 기복신앙으로 굳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김광호=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지도자들의 기본소양도 다시 재고돼야겠지요.

일관=아무래도 어린이·청소년 법회 출신들이 열정도 있고 기본 소양면에서도 월등해 이들을 활용하는 연계방법들이 개발돼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한 듯 합니다. 스님들이 이러한 부분에 관심을 갖고, 어린이 법회 출신을 지도자로 양성,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박영동=저는 조금 의견이 다릅니다. 우선적으로 청소년들의 의사를 잘 들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에 대해 어떤 것이 알고 싶은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그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방법은 이미 죽은 방법입니다. 법회를 고집하는 것보다 틀 속에 들어가는 것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청소년들에게 춤, 노래, 영화 등 주제별, 테마별로 문화포교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매주 법회를 진행하고 나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시대의 흐름에 밀린, 구석기적인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영동=저도 법사님 말에 동의합니다. e-메일 활용 등은 정말 새롭고 효과적인 포교방법 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지도자들 또한 문자를 통해 아이들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관=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회원들과 지도법사들이 실시간으로 리플을 달아가며 서로 연락하고 대화하는 것을 봤는데, 상당히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 같습니다.

박영동=인터넷과 사이버문화가 요즘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이버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 포교전략 마련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5일제 수업에 대비하자!

김광호=주5일제 수업에 따른 방안마련도 뒤따라야 합니다. 주5일제 수업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앞으로 한국 불교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결정타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단도 현재 주5일제 근무에 따른 포교전략으로서 템플스테이 등에 연구·투자하는 것으로 아는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방안도 마련돼야 합니다.

일관=종단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불교문화는 다른 말로 포교입니다. 즉, 불교문화를 알리는 것은 포교의 저변을 넓히는 일입니다. 법회를 보지 않더라고 법당에 들어와 법회를 참관하는 것만도 엄청난 포교입니다. 어린이·청소년 포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찰이란 공간을 이들에게 자유롭게 개방해 시설이 안 따라오면 안 따라오는 대로 불교문화를 접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박영동=주5일제가 전사회적으로 확산되면 가족단위의 여가생활이 증폭될 것입니다. 방학을 목표로 한 하·동계 수련회는 포교원의 정보센터를 통해 상설로 지원하고 있지만,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혹은 친구끼리 갈수 있는 체험학습장과 문화교육장들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국내에는 청소년수련원 336개, 청소년 야영장 226개 등 수 많은 청소년 관련시설들이 있지만 불교계가 운영하는 시설은 목동청소년수련관, 함지골청소년수련관 등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습니다.

이익창출을 위한 수련시설이 아닌 청소년들을 위한 전문수련시설 확보에도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한국불교 희망 있다”

일관=불교가 지금까지 시대의 변화, 개인주의화 되는 양상들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종단을 필두로 개별사찰, 그리고 재가자들이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지하고 노력한다면 ‘희망’은 먼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종단차원의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도 절실하고 시대 조류에 걸맞는 시청각 교재와 만화, 게임 등의 다양한 콘텐츠 개발도 시급합니다.

또한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등의 활동을 이어주는 연계작업과 학업생활을 연결해주는 장치를 마련하고, 종단과 사찰, 그리고 지도자들이 상호 협조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도 신속히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김광호=포교에는 적극적인 포교와 소극적인 포교 두 가지가 있습니다. 불(佛)자 모양의 핸드폰 걸이 하나, 단주 하나 만드는 것 자체가 적극적인 포교입니다. 가장 좋은 포교방법이란 그 대상인 아이들이 좋아하고 즐거워하며,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박영동=포교에는 반드시 목적이 뒤따라야 합니다. 90년대부터 정부의 청소년정책은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즉, 문화적 감성을 지닌 자, 모험심과 개척정신을 가진 자, 과학과 정보마인드를 가진자, 봉사정신을 가진 자 등을 ‘21세기 청소년상’으로 제시하고 이를 함양하기 위한 제도 및 장치마련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불교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개방화 국제화되는 사회에 요구되는 적합한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불교만의 미래가 아니라 국가와 세계의 미래상을 제시, 이끌어 나갈 불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김은경 기자 | ilpck@buddhapia.com
2004-05-24 오후 1:42:00
 
한마디
어린이 및청소년 포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되는 데 우리 서울의 가장 큰 절인 조계사 봉은사의 어린이 수가 30-40명정도라니 아무리 변명을 해도 양 절의 주지들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거룩하신 부처님께백배 참회하고 지금 당장 사직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적은 기독교 교회를 가봐도 수십명은 되는데 소위 그렇게 큰 절의 주지라는 사람이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졌었다면 이런 비참한 결과를 낳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단 한번이라도 어린이 및 청소년들 절에 꼭 데리고 나오시오. 우리가 책임지고 부처님 말씀도 배우게 하고 공부도 잘 할수있도록 지도할터이니 하는 자신있는 전달을 한일이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 해 보기를 바랍니다. 어린이 포교가 돈이 않된다는 이런 해괴망측한 발상은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세상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절에 열심히 나가면 따라나서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자동으로 절도 잘 될 터인데 무식해서 어린이 및 청소년 포교 할 줄 모른다는 말이 보다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우리 불교는 언제까지 이런 한심한 사람들에 의하여 끌려다녀야 하는 것인지 심히 답답하기 그지 없다. 이러한 시급하고 화급히 요구되는 유익한 좌담을 마련한 현대 불교신문의 그 개척자적 정신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2004-05-24 오후 4: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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