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계종 정보화사업단이 5월 19일 서울 법련사 법당에 마련한 '연등 만들기와 다도 시연회(Making Lotus Latern and Tea Ceremony).'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집트 외교관 라마단 씨 부인 리빈의 표정에는 호기심이 넘친다. 방금 마친 점심 식사 때문에 졸릴 만도 하지만, 리빈은 다도의 기원, 차 우려내는 법, 차 마시는 법 등 전통 다도에 대한 여연스님(해남 일지암 주지)의 설명을 한자 한자 빼곡하게 노트에 옮겨 적는다.
“다도는 단지 차 한 잔 마시는 일이 아니에요. 조선 말기 선승 초의 선사는 다도를 마음공부, 즉 참선의 하나로 생각했어요. 이제 바쁜 도시를 벗어나 깊은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동작 하나 물소리, 마시는 행위, 숨소리 하나에도 정신을 집중하세요. 모든 것이 마음공부입니다.” 물 부어 마시는 게 ‘차’란 상식이 깨지는 순간이다. 14명 주한 외교관 부인들의 눈이 점점 반짝거렸다.
이어서 '접빈다례' 시연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손님을 맞아 차를 낸다는 의미의 접빈다례는 초의차문화연구소 성정화 씨를 비롯한 5명에 의해 시연됐다. 쪽빛 치마에 고운 한산 모시 적삼을 차려 입고 찻물을 끓인다. ‘보글보글’ 화로에 얹은 주전자에서 김이 피어오르고 가지런히 놓여있던 다구들을 거치면서 끓은 물은 초록빛 녹차물이 되어 찻잔에 담겼다.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거문고와 단소의 영상회상 연주도 다도의 흥취를 한층 돕는다.
접빈다례 시연을 참관한 주한외교관부인회장 마가렛 레녹스(주한 EU 대사 부인)은 "오늘 하루는 느림의 미학을 마음껏 느끼는 시간이었다"며 "사찰에 와서 집중을 하다보니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고 말했다.
조계종 정보화사업단이 이날 준비한 '연등만들기와 다도시연회' 행사는 전통등 제작 강연과 실제 제작, 한국 전통사찰 음식 체험, 전통 다례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주한 EU 대사 부인 마가렛 씨를 비롯해 8개국 대사, 부대사 부인 14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