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와 현대불교신문사가 공동으로 주최한 ‘간화선 중흥을 위한 선원장 초청 대법회’가 5월 9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설정 스님(수덕사 수좌)의 법문을 끝으로 회향됐다.
2월 15일부터 매주 일요일 붓다뉴스(www.buddhanews.com)와 현대불교를 통해 조계사는 물론 전국을 감로법문으로 수놓았던 선사들의 법석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이다.
‘단박 깨침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아래 설정 스님의 법문이 끝난 뒤 동참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불교사상 최초로 펼쳐진 선원장 스님들의 법석은 외형적인 어떠한 불사보다도 소중한 불사였으며 법보시였다”고 입을 모았다.
감로 법문에 목말라하는 재가 불자들이 자신의 본래 성품을 돌아보고 최상승선의 탁월함을 맛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여론이다. 심지어 일부에서 제기된 ‘간화선 위기론’을 잠재우고 정통 조사선이 나아갈 방향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해주었다.
회향법회가 열린 5월 9일 본지는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을 통해 선원장 초청법회에 대한 소감과 평소 수행과정의 어려움, 종단과 스님들에게 바라는 점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설문 분석 결과 대부분 10여회 전후로 꾸준히 법문을 들은 불자들은 선원장 스님들의 체험적인 법문을 통해 마음 공부의 중요성과 수행상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고 밝혔다.
정희종(65) 씨는 “나의 수행상의 잘못을 깨닫고 바로잡았다. 잘 하고 있는 점도 알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며 “법문을 통해 진리는 현실 속에 있음을 알고 순간순간 생활 속에서 깨달아야 함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동진(55) 씨는 “수행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스님들의 법문은 고정관념을 탈피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말했다. 양한웅(46) 씨는 “간화선에 대해 평소 머리로만 알고 있던 것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고, 전은희(40) 씨는 “체계적인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소개했다.
불자들은 평소 수행과정에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가는 길이 바른 길인지 아닌지 헤매게 될 때 수시로 지도 점검해 주는 분이 없다.”(이보성, 55) “내 수행을 비춰볼 자상한 선지식 친견이 어렵다.”(정희종, 65) “사회 생활과 수행을 조화하는 것이 어렵다.”(손진국, 40) “생활하다 보면 많은 경계에 부딪히게 되는데, 그때마다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수행의 길인지 궁금하다.”(박영배, 57) “생활 속에서는 시간을 내서 참선하기 힘들다. 일주일에 한번 조계사 참선 수행반 시간을 통해 좋은 강의를 들으며 참선을 배우고 있다.”(김해린, 35) “번뇌, 망상으로 인해 참선하다가 어느새 화두가 사라진다.”(박법륜행, 58)
불자들은 종단과 스님들에게 보다 많은 선지식들을 친견하고 법문을 들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참선의 대중화, 참선을 통한 불교포교에 힘써 달라.”(홍천희, 58) “불교란 것이 기복이 아니라 철학이며, 이 좋은 간화선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길.”(박법륜행, 58) “1 년에 한 두 차례 대형 사찰에서 정례화 하고, 실참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시민선원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김성우, 38) “평상시에도 인터넷 동영상과 불교TV, 테이프를 통해 법문을 보여달라.”(강명희(37)
한편 네티즌도 붓다뉴스에 올린 동영상 법문을 통해 선원장 스님들의 법문을 보고 들은 후 꼬리글로 다양한 소감을 나타냈다.
“선원장 큰스님들의 법문이 모두 다 좋았지만 도현 스님의 법문을 못 들었더라면 크게 아쉬울 뻔 했습니다. 오늘도 덕분에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열고 있습니다.”(ID ‘청법자’) “(무여 스님의 법문을 듣고) 죽을 때까지 닦겠습니다.”(ID ‘나무’) “들창을 만드려는 어리석음으로 이리도 좋은 (영진 스님의) 법문에 눈을 뜹니다.”(ID ‘콩나물’) “(대원 스님의 법문을 듣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이 바로 내 마음(見色卽是見心)’이라는 고인의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 날입니다.”(ID ‘김성우’) “혜국 스님을 동영상으로 친견했습니다. 한살림 챙겼습니다.”(ID ‘도둑놈’) “현산 스님의 ‘비우고 쉬라’는 말씀이 절절하게 다가옵니다. 이제는 수행이라는 생각 마저 놓고 무심히 방하착하는 공부를 지어가겠습니다.”(ID ‘서울시민’)
이처럼 불자들은 한결같이 선원장 법회의 열기를 모아 시민선원 지원, 정기적인 참선 법회 개최 등 종단 차원의 선풍진작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