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요가인구가 100만을 넘어섰다. 요가 특유의 동작(아사나)이나 요가의상 등의 요가용품이 일반에 보편화되면서 요가가 하나의 문화코드로 부각되고 있다.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수행자나 은둔자에게만 전해지던 요가가 지금 이 시대 한국사회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의 요기(yogiㆍ요가수행자) 스와미 쉬바난다는 일찍이 요가가 기술문명에 멍든 현대인의 심신을 치유할 수 있는 훌륭한 방편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수행자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요가를 일반에 끌어내려 현대에 맞게 체계를 재정립했다. 스와미 사티야난다는 그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그 비전을 확장했으며, 현재 전 세계 곳곳의 요기들이 그 뜻을 공유하고 있다.
그 요기들의 선봉에 서 있는 스와미 사티야다르마(인도 비하르대학) 교수가 내한, 지금-여기에서 요가를 하는 의미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5월 4일 종로구 계동 요가문화원에서 열린 요가지도자 워크숍에서 “요가적 삶을 체화하면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빗나간 웰빙 열풍으로 요가 자체가 상업화되고 있는 현실을 인식한 듯 “요가는 육체단련을 위한 단순한 운동과는 구별돼야 할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 같은 주장의 기저에는 ‘자각’의 의미가 깔려있다. 그는 자각 없는 요가수행은 기계적인 체조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그래서 요가수행자들은 삶의 순간순간에 깨어있어야 하며, 요가지도자의 경우 ‘자각’이 으뜸의 자질로 강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매순간 몸과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고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기훈련’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같은 수행의 자세를 견지해 나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스와미 교수는 주저없이 “요가를 규칙적으로 수행하라”고 답했다. 체험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좋은 지식으로도 요가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요가를 ‘경험의 과학’이라 했다. 규칙적인 요가수행을 꾸준히 지속하다보면 경험으로서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칙적 요가수행은 그가 말하는 ‘요가적인 삶’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스와미 교수는 자칫 모호하게 들릴 수 있는 ‘요가적 삶’의 개념을 “규칙적인 생활습관”에 초점을 두고 설명했다. 규칙적인 생활이란 특별한 게 아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또한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요가수행을 지속하는 일이다. 즉, 가장 깊이 잠들 수 있을 때 자고 가장 맑게 깨어있을 수 있을 때 수행에 매진하라는 말이다. 스와미 교수는 “그 같은 삶의 방식을 통해 우주의 에너지와 자연스레 합일할 수 있으며, 그를 통해 행복한 삶에 다가가는 열쇠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쉬바난다 요가를 보급하고 있는 스와미 싸띠아미뜨라(장흥 싸띠아난다 요가센터, www.satyananda.co.kr) 원장은 “요가적 삶 속에서 몸과 마음과 호흡이 일치되는 요가수행을 지속하다보면 나뿐만 아니라 타인과 사회까지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스와미 사티야다르마와의 1문 1답
▲수행보다는 치유나 건강에 초점을 맞춘 테라피 요가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 건강증진을 위해 요가를 택한 사람도 많이 있다.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것 역시 요가지도자들의 역할 중에 하나다. 그러나 육체적인 평안을 넘어서 깊은 평화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요가지도자의 사명일 것이다.
▲요기들의 규칙적인 삶에 대해 구체적인 시간과 방법을 들어 설명해 달라.
- 일상에 규칙이 자리잡게 되면 취할 것과 걷어낼 것에 대한 해답을 자연스레 터득할 수 있다. 다만, 가장 의식이 맑은 새벽 4~6시경에는 역동적인 수행을 통해 높은 상태의 에너지를 오롯이 받을 수 있는 것이 좋다. 또한 소화력이 가장 왕성한 정오 즈음에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몸이 이완되어 있는 오후에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요가니드라를 실시하는 것이 최상이다. 그리고 잠자기 전에는 명상에 가까운 라자요가 등을 실시해 숙면을 유도한다.
▲요가수행자가 성적인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요가는 풍부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고안된 수행법이다. 성적인 욕망 역시 인간의 중요한 에너지 가운데 하나다. 요가는 성적인 에너지를 억압하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이 잘못되면 또 다른 정신적인 질병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수행자가 되는 길은 중용을 훈련하는 길이다. 나의 몸과 마음을 매 순간 자각하라. 억압과 과도한 접근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말 것을 다짐하라. 적정한 양의 식사, 수면 등을 생활화하라. 그러면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