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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명상실습세미나
사진=박재완 기자
마음작용을 객관화할 수 있을까. ‘명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그 효과에 관한 과학적인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또한 명상과정의 끝에 닿아있는 ‘정화’ 혹은 ‘자각’ 등을 학문적으로 입증해 보이려는 시도 역시 활발하다.

그러나 과학의 옷을 입은 전문가들의 주장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서울 독산동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총장 목정배) 명상학 전공과정에서 개설하고 있는 ‘명상실습 세미나’ 수업은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강의다. 강의를 듣고자 하는 학생들은 전국 각지의 명상센터에서 일정기간의 수련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문가는 아니라 할지라도 각자가 체험하고 이해한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하면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의 마지막 발표회가 열렸던 4월 27일 강의 현장을 찾았다. 보리수선원과 명상아카데미 등 다양한 명상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거친데 이어, 이날은 마음수련원과 단월드(단학선원) 수련프로그램을 주제로 삼아 수업이 시작됐다.

“마음수련원과 단월드 명상수련은 대중화된 지역형 수련이라는 점에서 함께 비교할 만합니다. ‘건강을 위한 수련’과 ‘깨달음’ 사이에 명시적인 단계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나, 수련자 배출과 수련원 확장방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 등이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지요. ”

집 근처 수련원은 물론이고 미국의 명상도시 세도나 등지를 전전하며 명상체험을 생활화했다는 백지연 씨가 주제발표를 맡아 수업을 이끈다. 수련법은 기본이고 수련장과 지도자에 대한 세세한 정보에 이르기까지 백 씨의 설명에는 빈틈이 없다. 건강상의 절박한 이유 때문에 시작한 수련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꼼꼼한 분석과 냉철한 객관화의 시도에서 명상학 전공자의 면모가 엿보인다.

“두 수련원의 명상법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일면 기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깨달음’을 표방하면서 수행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취약한 수행원리는 두 수련법의 난제로 꼽히기 때문이죠.”

이미지와 자기암시를 이용한 명상법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각 역시 경청할 만하다. ‘회상을 통해 좋지 않았던 감정들을 털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면 참나를 찾을 수 있다’는 마음수련원의 수행법, ‘심신을 이완한 가운데 뇌의 정화와 깨침을 유도해 나가면 심신평안과 잠재능력 계발이 절로 이뤄진다’는 단학ㆍ뇌호흡 수련법은 주체의 문제와 관련해 적지 않은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 주장에 따르면 모든 먼지를 털어내면 만날 수 있는 것, 모든 정보와 현상의 주인인 뇌와 통하는 것이 곧 참나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정작 ‘참나’에 대한 물음에는 인색하다. 백씨가 이들 수련법을 ‘자각’을 포함하지 않은 ‘정화’라고 표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백 씨의 주제 발표가 마무리되자 다섯 학생들의 토론이 시작됐다. 수행이라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문화상품이 아닐까하는 의문에서부터 명상의 궁극적 목표에 대한 엇갈린 주장 등 두 수련법과 명상계 전반에 관한 밀도높은 얘기들이 진행됐다.

여기에 ‘관법명상’과의 비교분석도 이어졌다. 관법명상은 인도 고엔까 계통의 위빠사나 명상과 대승불교의 여러 명상법들을 ‘지금-여기’에 맞게 통합한 것으로,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에서 제시ㆍ지도하고 있는 명상법.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취약한 관법명상의 형식과 기법을 보완하는 것과 동시에, 그 기본원리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을 이어나가야 할 것에 동의했다.

강의를 맡은 황용식 교수는 “다양한 명상법의 체험을 통해 깨달음의 길을 제시할 수 있는 생활명상의 원리와 방법을 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02)808-6582
강신재 기자 | thatiswhy@buddhapia.com
2004-04-29 오전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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