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를 위해 전통등 강습을 신청한 불자들이 4월 21일 보현사에서 첫모임을 갖고 강습에 필요한 대나무 깎기에 들어갔다.
21일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부터 보현사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멋진 전통등을 만들며 마음을 환히 밝히겠다고 신청한 불자들이다. 룸비니 유치원 교사도 참석하고 진각종 청년도 동참했다. 사원주지연합회에서도, 맹인불자회 연꽃봉사단도 동화사 청년도 당연히 빠질수 없다. 대구 불교계를 이끄는 이들이 한자리에 다 모인셈이다.
이날 모임은 등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재료인 대나무를 다듬기 위해서다. 대나무를 처음 접하는 도시 불자들, 어떻게 다듬을지 난감하다. 그러나 곧 대나무 깎는 법이 설명되고 직접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장인이 되어갔다.
칼을 쥐는 것도 어색하고 또 잘 깎이지도 않는다. 한 묶음을 깎아야 한다는데 하나도 깍지 못했다. 밤기운이 제법 차건만 모두들 이마에 구슬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끙끙, 휴”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자칫 방심하거나 고르게 깎지 못하면 한쪽으로 쏠리며 균형이 잡히지 않아 못쓰게 된다. 결국 마음으로 깎고 다듬어야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전통등을 밝히는 날, 등을 만드는 대구불자들의 마음도 훤히 밝아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대구봉축위원회는 5명을 한팀으로 해서 10개팀의 접수를 받았다. 전통등도 10개가 제작될 것이다. 대구 불자들은 올해 등만드는 비법을 전수받아 내년부터는 자체적으로 더욱 멋진 등을 제작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