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사찰들도 신도가 줄거나 시주금이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사찰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특별행사 개최, 교양대학 활성화, 지역법회 재개 등 묘안을 짜내고 있다.
본지가 수도권과 강원·충청·영남·호남 등 전국 50여 표본사찰을 전화로 설문한 결과, 사찰의 수입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절반까지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 소재한 S사찰과 안양의 H사찰의 경우 불전금 수입이 50% 이상 줄었고, 정기법회 참석인원도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의 G사찰 이천의 G사찰도 불전금과 기도비가 예년의 70%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의 W사찰과 M사찰의 경우 불전비, 기도비, 보시금 등이 50%대로 급감했고, 둘러보러 오던 참배객의 발길이 거의 끊겼다. 게다가 기도비나 보시금은 분납으로 내겠다는 사례도 최근 6개월 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관람료사찰의 경우도 주요 수입원인 문화재관람료 수입이 3분의 2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천의 J사찰과 공주의 G사찰은 2~3월 두달간 문화재관람료가 15%가량 적게 걷혔다.
이같은 현상은 경기 침체가 가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불자들의 주머니도 쉽게 열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법회나 기도에 참석하는 인원이 증가한 경우는 어려울수록 신앙에 의지하려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사찰에서 개인의 소망을 발원하는 인등 수요가 늘어난 점이이를 반증한다. 특히 이들 사찰은 특별법회, 법회일 조정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서울의 조계사, 봉은사, 도선사, 부산 혜원정사, 여여선원, 인천 흥륜사, 대전 광수사, 울산 내원암, 영천 은해사, 수원포교당, 밀양 용궁사 등은 불전금과 신도수가 예년 수준이거나 약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사찰들은 교양대학을 활성화해 신도를 늘리고, 특별·지역법회 등을 열어 신도들을 절로 이끌고 있다. 신도교육 등을 통해 신도들과 쌍방향으로 교류하고 활성화를 모색해 사찰과 한층 가깝게 한다는 점도 한 비결로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