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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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불교회, ‘불심농사’ 이렇게 지어요"
대한민국경찰불교회 중앙사무국 및 충북지방경찰청 불교회원들이 중앙경찰학교 예비 불자 경찰관들과 함께 ‘경찰 불교,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뿌린 만큼 거둔다.’ 지극히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다. 하려는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은 늘 그대로다. 불교계 현실이 바로 이렇다. ‘젊은 불자’가 없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 전국의 직장불자회도 예외가 아니다.

그럼, ‘불심농사’를 짓는 직장불자회는 없을까? 그 물음에 시원한 대답을 주는 일터불자회가 있다. 그 곳은 대한민국경찰불교회(이하 대한경불회). 지난 4월 7일, 복전(福田)에 뿌릴 ‘씨앗’을 찾기 위해 충주 중앙경찰학교 후배 경찰들을 만났다. 끈끈한 법우애를 나누는 만남의 장. 그 현장에서 ‘경찰불교의 힘’을 들여다봤다.


경찰관 양성의 요람, 충주 중앙경찰학교. ‘특별한 만남’에 학교 법당 적보사가 술렁인다. 법회에 앞서 간단한 예불이 끝나자 경찰불자들이 동그랗게 둘러앉는다. 상석에 대한경불회 사무국장과 충북지방경찰청 불교회원들이 자리를 잡고, 20여 명의 신임 순경과정 경찰들이 그 주위로 원을 그린다. 그리고 이어진 세 번의 내림목탁. 모두가 합장인사로 예를 표한다.

대한경불회가 처음으로 마련한 ‘선후배 불자 경찰관 좌담회’. 김진홍 사무국장이 말문을 연다.

중앙경찰학교 불자 예비순경들이 선배 불자 경찰관들의 신행경험담과 치안현장에서 겪은 이야기들을 귀담아 듣고 있다.
“반갑습니다, 후배님들. 저희들이 이곳에 온 것은 여러분이 수료 후 일선 치안현장에서 근무할 때, 스스로 불교회를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뭐든 좋습니다. 허심탄회하게 다 물어보십시오.”

잠깐의 침묵. 머쓱한 분위기를 깨고 중앙경찰학교 165기 김병영 순경이 질문을 던진다.

“듣기로 일선 경찰서에 경목실은 있어도, 경승실은 없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까?”

“아닙니다. 전국 104곳 경찰기관에 불교회가 있습니다. 물론 신행공간이 없는 곳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최근 구미경찰서에서 100번 째 불교회가 창립했습니다. 여기에 경찰불교의 바람이 세차게 불면서 불교회가 속속 출범되고 있습니다.”(충북지방경찰청 불교회 김태진 총무)

“여기 모인 신임 순경들 대부분은 불교의 ‘불’자도 잘 모릅니다. 초심자들이 쉽게 불교를 접하고, 지속적으로 신행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요?”(164기 여경 법우회 백수연)

“후배님들의 신행활동을 위해 선배들이 전국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 대한경불회 중앙사무국 차원에서 기존 신행활동 중인 불교회와 연결시켜 주는 ‘경찰불교 신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사이버 경찰청에 커뮤니티를 개설해 불교기초교리 자료 등도 업데이트를 해놓았습니다.”(김진홍 사무국장)

“그럼, 경찰생활에 도움이 될 신행법은 무엇이 있고,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나요?”(165기 김희년)

“즐겁게 불교를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신행 프로그램이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찬불가, 꽃꽂이, 명상 등 전국 경찰불교회에서 알찬 법회가 마련돼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충북지방청불교회 이대원 회원)

질문과 대답이 연이어 쏟아진다. 2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품었던 신행생활에 대한 의문점이 하나 둘씩 풀어진다. 이번에는 선배들의 조언이 이어진다.

“경찰학교 문을 나서면 엄청난 일들이 후배님들을 맞이할 겁니다. 최소 5년 이상은 치안 현장 구석구석을 누벼야 합니다. 힘든 일들로 ‘내가 왜 경찰을 했나’하고 후회도 할 겁니다. 그 때 이 말을 잊지 마십시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았다’는 만해 스님의 시구를요. 이곳에서 후배님들이 강렬하게 불교를 처음 경험했듯이 말입니다.”(중앙경찰학교 불교회 이종진 회장)

선후배 불자 경찰관들의 만남. 이야기에 법우애가 물씬 묻어난다. 경찰관으로의 당당한 포부도 경찰포교의 열정도 이들의 말들 속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그렇다면, 대한경불회가 왜 이런 좌담회를 마련했을까?

선후배 불자 경찰관들이 학교 법당 적보사에서 법회를 봉행하고 있다.
“불교는 젊어져야 합니다. 일터불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후배들을 만난 이유도 이렇습니다. 선배들이 이끌어 주고, 후배들이 따르면 직장불자회는 활성화됩니다. 무엇보다도 이곳 중앙경찰학교는 경찰포교의 황금어장입니다. 연간 배출되는 신임 순경이 2천4백 여 명이나 되고, 전의경은 2만여 명이 넘습니다. 전국의 경찰불교회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어야 합니다. 이것은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김진홍 사무국장)

중앙경찰학교 불교회 길태현 총무는 범종단 차원의 관심도 주문한다. 예비 불자경찰이 있는 이곳의 포교 잠재력을 알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세대의 눈높이와 욕구에 맞는 신행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세대가 원하는 것에 파고들어 불교를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지방경찰청 불교회 오재만 회원도 한 마디 거든다.
“수시로 신행정보가 교류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인터넷상이든 소식지든 상관없이 소통의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일터에서 왜 불교회가 필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전국에서 활동 중인 경찰불자들은 1만 여명. 치안 현장에서 ‘참불자 되기’운동을 벌이며 경찰불교의 바람의 일으키고 있는 직장연합단체다. 민중의 지팡이로서의 자부심과 불자로서의 신심으로 뭉쳐있다.

좌담회를 마친 선후배 불자 경찰관들. ‘형과 아우의 정을 아낌없이 나눴다’며 즐거워한다. 한 후배 경찰의 말에 박수갈채가 나온다.

“선배님들의 방문, 저희에게 강한 추억을 남겨주었습니다. 그 기억으로 평생 동안 불자임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 겠습니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
2004-04-08 오후 1:33:00
 
한마디
한국불교의 미래는 젊은 불자의 양성에 있음은 논설의 여지가 없지만 마이동풍격인 불교계의 한심한 행태는 항상 재가불자들의 불만과 고민이지요. 그런의미에서 재가 불자들 스스로 불국정토를 이끌어 나갈 수 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종진 회장님 그리고 김진홍사무국장님 참으로 거룩하고 장하십니다. 그 정성이 불국정토의 씨앗이 되어 이나라를 안정되고 평안한 나라로 이끄는 초석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요즈음은 포교사도 많이 배출되었으므로 이분들과 함께 법회를 활성화해 가는 방법도 좋을듯합니다. 불교종단에 기대 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회장님의 법문과 같이 모두가 달콤한 첫키스의 잊지 못할 인연을 간직하고 새로운 출발점의 이정표를 세웠으리라고 기대 됩니다. 끝.
(2004-04-10 오전 9: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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