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8. 10.2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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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민과 하나 되는 은해사 불교교양대학
은해사 불교교양대학 수요일 야간반. 포교국장 혜해 스님이 강의를 하고 있다.
경북 영천의 조용하던 산중 고찰 은해사가 들썩거리고 있다.
매주 화, 수요일 열리고 있는 영천 은해사 불교교양대학이 영천시민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영천시에서 일을 하려면 꼭 은해사불교교양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을 정도니 그 열기를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런 움직임은 2월 28일 5기 불교교양대학 입학식에 확연히 드러났다. 정원 300명 모집에 500명의 신입생이 몰려왔다. 보화루 2층 강의실의 수용인원은 겨우 100명. 어쩔 수 없이 선착순 300명만 입학시켰다. 아직 6기 신입생은 모집 공지도 안했는데 30명이 신청을 했을 정도다.

은해사 불교교양대학의 수업이 열렸던 3월 31일, 저녁 7시. 어둑어둑한 산사에 하나 둘 씩 수강생이 들어와 어느덧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조용한 산사의 밤은 깊어 가는데, 강의실에는 스님의 강의를 듣고 삶의 지혜를 배우려는 이들의 열기로 후끈거린다. 강사는 포교국장 혜해 스님. 스님의 거침없는 열강은 늦은 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달려온 수강생들에게 삶의 활력과 지혜를 돋우어준다. 간간히 터져 나오는 통쾌한 웃음소리와 박수소리는 조용한 산사를 뒤흔든다.

은해사불교교양대학의 인기 비결은 다름 아닌 혜해 스님의 열강과 포교 원력을 빼놓을 수 없다. 한때 죽음에 직면할 만큼 중병을 앓았던 스님은 “다음 생이라도 수행을 통해 얻은 가르침을 많은 이들을 위해 회향 하겠다”는 간절한 기도 후 건강을 되찾았고 그 발원은 포교의 열정으로 영글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주말 산사체험 프로그램. 철야로 이뤄지는 산사체험의 하이라이트는 밤 12시 이후 이어지는 야간산행이다. 깜깜한 밤 숲을 걸으며 각자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는 이 시간은 공포와 두려움을 뛰어 넘어 자신을 성찰하는 값진 계기가 되고 있다.

6개월이 지나면 아내를, 남편을 또 동서를 데리고 와 온 가족이 동문이 돼 버리는 은해사 불교교양대학. 5기에는 영천시청에서 무려 30명의 직원이 수강 신청을 했는가하면 영천의 영화청년회 12명, 팔풍진 조기축구회 8명 등 소문을 듣고 단체로 등록한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면장, 이장, 부녀회장은 물론, 지역 일간지 기자, 학교장 등이 모두 등록을 했으니 영천시민 모두가 동문인 셈이다.

동문애로 똘똘 뭉친 졸업생들은 봉사활동도 주목을 끈다. 은해사 교양대학 자원봉사단을 창단하여 영천 장애인복지관 봉사활동을 하거나 독거노인을 위해 반찬을 만들고,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불법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제 은해사는 300명 이상을 한꺼번에 수용할 만한 150평 규모의 수련원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목요일 마다 군위 읍사무소에서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대구 대성사, 경산 안흥사, 청송 대전사 등에서도 수강생을 모집 한 기수에 1천명에 달하는 대규모 동문들을 배출하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배지선 기자 | jjsun@buddhapia.com
2004-04-02 오전 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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