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다’는 윤달. 올해 음력 2월인 윤달에는 조금 특별한 삼사순례를 떠나면 어떨까? 부처님의 사리를 친견할 수 있는 적멸보궁이나, 자연 속 운치를 느껴볼 수 있는 자연 속 고찰순례, 성보박물관이 있는 문화재사찰순례 등 테마별 삼사순례를 떠나보자. 상원사, 법흥사, 정암사 등 인근에 위치한 적멸보궁이나 선암사, 금둔사, 향일암 등의 사찰들은 하루면 충분한 삼사순례 코스. 테마별 코스를 다 돌아보는 것도 좋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중심사찰 1곳을 중심으로, 인근에 위치한 사찰과 작음 암자들을 묶어 나만의 삼사순례코스를 정해보자.
▷ 테마1. 적멸보궁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 우리나라에는 불사리가 봉안된 곳이 많으나, 대표적인 곳으로는 영축산 통도사(055-382-7182)와 오대산 상원사(033-332-6666), 설악산 봉정암(011-361-2828), 사자산 법흥사(033-374-9177), 태백산 정암사(033-591-2469) 등이 5대 적멸보궁으로 손꼽힌다. 이 중 자장법사가 사리를 봉안한 정암사 적멸보궁을 제외하고는 모두 신라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불사리를 직접 봉안한 것이다. 이들 적멸보궁은 법신불인 석가모니의 진신인 불사리를 모셔, 불전에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 테마2. 꽃향기 가득한 사찰
깊은 산속에 자리 잡고 있는 사찰들은 특유의 고즈넉한 멋과 더불어 짙은 꽃향기로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순천 선암사(061-749-3578)와 금둔사(061-754-2954) 등은 매화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로 사시사철 향긋한 꽃내음을 풍기고, 하동 쌍계사(055-883-1901), 강진 백련사(061-432-0837), 익산 숭림사(063-862-6394), 공주 갑사(041-857-8981) 등은 벚꽃으로 유명한 사찰들이다. 또 고창 선운사(063-561-1422)와 여수 향일암(061-644-4742) 등은 겨울의 동백꽃뿐만 아니라 매화, 개나리, 진달래 등의 알록달록한 봄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갓바위에서 동화사(053-982-0101) 파계사(053-984-4550)로 이어지는 팔공산 순환도로에는 전국 최대규모의 ‘야생화 거리’가 조성돼 참나리, 원추리, 꽃창포, 옥잠화, 맥문동 등 30여만본의 야생화를 구경할 수 있다.
▷ 테마3. 성보박물관
전통사찰에는 국보급 불상과 탱화뿐 아니라 전각, 단청, 탑 등 살아 숨쉬는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특히 통도사(055-382-1001), 해인사(055-934-3150), 수덕사(041-337-2902), 월정사(033-334-1817), 쌍계사(055-883-1901), 도갑사(061-473-5122), 표충사(055-352-1150), 범어사(051-508-6139) 등은 사찰 안에 성보박물관을 따로 두어 관련 유물을 상설전시하고, 학술세미나와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한국전통문화 계승·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성보박물관들은 유물보존 및 관리기능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전통문화체험과 여가선용의 장으로써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 테마4. 삼보사찰
삼보는 불교에서 귀하게 여기는 보물이라는 뜻으로, 불보(佛寶)·승보(僧寶)·법보(法寶)를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삼보사찰은 양산 영축산의 통도사와 합천 가야산의 해인사, 순천 조계산의 송광사이다. 통도사(055-382-7182)는 부처님의 법신을 상징하는 진신사리를 봉안한 불보사찰로, 불사리를 모신 보궁과 석가모니불의 가사를 안치한 금강계단 등을 볼 수 있다. 해인사(055-931-1001)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집대성한 <고려대장경>을 모신 법보사찰로 경을 안치한 해인사장경판전은 국보 제52호로 지정돼 있다. 송광사(061-755-0107)는 고려 중기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불교의 새로운 전통을 확립한 곳으로 조선 초기까지 16명의 고승들을 배출했다 해서 승보사찰로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