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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병’, 불교로 치유해요"
#사례1. “가도 가도 역이 나오지 않습니다. 어두운 터널만 계속되는 악몽을 꿉니다. 그러다 갑자기 운전실 앞으로 사람이 달려들고…, 그때서야 비명과 함께 꿈을 깹니다.” 기관사 경력 5년차 이 모(35) 기관사. 공항장애(특별한 위험이 없는데도 공포감을 느끼는 발작증세)를 꿈에서도 호소한다. 참다못해 이 기관사는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냈고, 올 2월에 직업병으로 인정받았다.

#사례2. 회사원 박 모(36) 씨. 일요일 저녁만 되면 가습이 답답하다. 월요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회사 일에 대한 중압감이 그를 짓누른다. 상사로부터 미숙한 업무처리에 늘 지적당하고, 부하 직원들은 그런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 당장 ‘사표’를 던져버리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먹고 사는 문제’, 이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성위염에 심장 두근거림, 울화증에 이르기까지 직장 스트레스는 나날이 심해진다.

‘출근이 부담스럽다 못해 두려운 사람, 직장 일을 집까지 가져가서 할 때가 많은 사람, 술과 담배가 부쩍 는 사람….’ 직업 특성에 따른 일들로 직업병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고스란히 업무의 연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일터불자들은 어떨까? 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일과 신행사이에 절묘한 줄타기를 해야만 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일터불자들은 나름대로의 예방비법을 갖고 있는 점. 질환은 달라도, 그 치유법을 불교에서 찾고 있다. 직장인 불자들이 공개하는 ‘직업병, 불교로 치유하기’,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들은 어떠한지 살펴봤다.

▼‘염불(念佛)과 주력(呪力)으로 마음을 다잡아라’=“심리적 불안감은 열차가 2분 간격으로 역을 지날 때마다 되풀이 됩니다. 초긴장 상태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비좁은 운전실에서 장시간 어두운 터널을 홀로 운행할 때 극대화됩니다.” 기관사 정찬연 불자(성북승무소 법우회 총무)의 말이다. 최근 들어 두통이 잦아들고 구토를 경험하면서, 정 불자는 ‘특단(?)’을 내렸다. 불교에서 치유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염불’. 밀폐된 공간에서 염불은 초조한 마음을 달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전문가의 조언도 마찬가지다. 한별정신병원 최훈동 원장은 염불 또는 주력을 ‘호흡명상’에 담아볼 것으로 권유한다. 최 원장은 특히 날숨에 진언이나 보살칭호를 함께 외워 볼 것을 당부한다.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황용식 교수도 “명상은 스트레스의 홍수 속에 사는 직장인들에게 몸과 마음의 이완을 유도하고, 치유의 방법을 일러준다”며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자신과 다시 만나는 대자유를 얻는데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절’ 자주 하면, 모든 질환 ‘저절로’=일반인은 하루 서 있는 시간이 걸어야 4시간 안팎.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서서 일하는 교사, 간호사 등의 직장인들은 관절이나 하지정맥류(피로한 다리에 혈관들이 뭉치고 꼬이는 질환)를 많이 앓고 있다. 다리가 늘 무겁고 쉽게 붓는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렇다면, 일터불심은 이런 질환을 경험할 때 어떻게 하고 있을까?

전국교사불자연합회 임완숙 회장은 ‘절을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 자연스럽게 자기 호흡에 맞춰 절을 하다보면, 기는 물론 혈액 순환이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매일 아침에 108배 할 것을 권유한다. 절은 뭉친 다리 근육을 직접적으로 풀 수 있는 한편, 호흡도 길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선체조도 요가도 좋다. 많이만 움직여라’=사무실에서만 일하는 내근직 직장인들은 199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보급된 컴퓨터로 인한 근골격계 증후군을 경험하고 있다. 근골격계 질환은 목, 어깨 등에 심한 통증과 마비를 느끼거나 요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 주로 발생된다.

대덕연구단지 불자연합회 김천석 회장(인삼연초연구소 연구원)은 “하루 종일 연구에만 매달리다보면, 잦은 어깨 결림과 요통을 느낀다”며 “10분간 매일 간단한 선체조로 뭉친 몸을 푼다”고 직업병 예방법을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불교회 홍보부장 원혜랑 경장(민원실)도 “좁은 공간에서 민원 전화를 받으면 몸이 현저히 무거워졌다”며 “3개월 전부터 매일 아침 7시에 1시간씩 요가를 하면서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말한다.

선무도를 전수하고 있는 골굴사 주지 적운 스님은 “의자에 앉아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호흡이 대체로 짧다. 수시로 자리에서 일어나 깊은 호흡을 해야 한다”며 “두 손으로 큰 원을 그린 후 합장한 채로 허리를 곧추 세우는 동작을 3~5회 반복하면 척추이완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김철우 기자 | ingan@buddhapia.com |
2004-03-24 오후 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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